저는 이른 나이도 아닌 30대에 일본으로 유학을 갔어요
일본어에 관심이 많기도 했지만 그저그런 의모 그러그런 학력 그저그런 경력을 가지고서는 한국에서 뭔가를 이루보기엔 한국은 선입견과 편견이 많은 나라더라구요
그렇게 유학을 가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4년간 공부를 했고 30대 중반에 취업에 성공을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봐도 정말 운이 좋았고 저한텐 특별한 기회였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해외에서의 외국인 근로자 생활이 다 그렇듯 생활이 그렇게 여유롭지는 않았어요
그때는 일본이 한국보다도 월세나 물가가 훨씬 비쌌던 시절이라 수입의 절반은 월세와 공과금으로 다 나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어찌 열심히 회사생활을 했고 일본생활에도 적응을 해 나갔고 제 한몸만 추스리면 됐었기 때문에 일본에서의 생활은 나쁘지 않았어요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언젠간 한국으로 돌아가야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것 같아요
그래서 결혼을 한다거나 집을 구해 자리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여행업계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코로나가 터지면서 저희 회사도 큰 타격을 받았어요
무려 3년이나 재택 근무를 하게 되면서 일에 대한 의욕도 없어지고 변화가 없는 일본사회에 대한 답답함과 더 나이가 들면 퇴사를 할수도 한국으로 돌아갈수도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저한텐 엄마 한분만 계시고 전 또 외동이예요
엄마가 이제 70이 넘은 나이라 어디 아프거나 무슨 일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이제 근처에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렇게 전 퇴사를 결심하게 됐고 십수년의 일본생활을 정리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일년이 지났네요
현재 제게 남은 타이틀은 40대 후반 독신 무직 비만 집도 없고 차도 없고 남편도 없고 아이도 없는 그냥 그런 중년 여성이라는 타이틀 뿐입니다
일본에서 아무리 귀하다는 자격증을 따도 한국에선 그닥 쓸모가 없고 제가 한국을 떠났을때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취업할때 제일 중요한건 나이더라구요
동종업계에서 일을 찾는다고 해도 젊고 스펙 좋은 인력들이 넘쳐나는 시장에서 재취업은 가능할까 살아남을 순 있을까 너무 걱정이 되고 그 와중에 50대라도 되버리면 이제 고독사 당하지 않을 준비라도 해야 하는건 아닌가 싶어 무섭습니다
엄마는 전화통화만 하면 여기 아프다 저기 아프다 하시고 병원가라고 하면 돈이 있어야 가지 하십니다
그 흔한 실비보험 하나도 없고 당신 노후에 대해선 아무런 준비가 안 돼 있으세요
통화할때마다 취직했냐? 언제 취직하냐? 물어보시는데 가슴이 답답해져오네요
기댈곳 하나 없는 한국에서 밑바닥부터 다시 올라가야하는데
저는 한국에서 재취업에 성공하고 다시 자리를 잡을수 있을까요?
작성자 켈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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