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하게 대학을 졸업한 성인이 매번 오른쪽, 왼쪽을 혼동한다면
그것은 지능의 문제일까 주의력의 문제일까.
누군가가 "오른쪽 다리가 아프다"고 말하면 보통의 사람들은 그 사람의 오른쪽 다리가 아픈가보다 하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범상치 않던 그 친구는 "제 쪽에서 오른쪽이요? 아니면 oo님 방향에서 오른쪽이요?" 라는 질문을 던져 모두를 벙찌게 만들었다.
원래 신입들은 실수를 하는 존재들이다. 그리고 그게 정상이다.
나 또한 신입시절에 많은 실수를 했었다.
지금은 한쪽 눈을 감고 봐도 보일법한 실수들이 신입시절에는 신기할정도로 보이질 않았다.
물론 선배들은 나를 혼내기도 하셨지만 대부분은 그럴 수 있다며 실수 부분만 지적하고 넘어가셨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결코 우리 회사 사람들이
신입에게까지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빡빡하게 구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말을 하기 위함이다.
오른쪽과 왼쪽은 왜 혼동되는걸까.
오죽하면 그 친구 선임이 장비에 노란 고무줄을 묶어놓고 "노란색이 오른쪽이야"라는 말을 했을까.
말도 안하고 혼자 했다가 사고치는 것보다야
하나하나 물어봐도 사고만 안쳐주면 좋겠다는게 선임들의 마음인데
질문도 많이 하고 실수도 많이 하는 그 친구는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예전에 한 유머게시판에서
아내가 남편에게 "여보, 마트가서 우유사고 만약 아보카도가 있으면 6개 사와"라고 했더니
남편이 "여보 마트에 아보카도가 있었어"라고 하며 우유를 6통 사온 남편의 이야기를 본 적이 있는데
그 신입이 딱 그런 상황이었다.
[아직 모든게 낯설고 어려울 수 있다.
이해가 안되어도 일단 적어라, 그럼 나중에 이해가 되는 순간이 무조건 온다.]
그 친구의 직속 사수가 수 차례 했던 말이다.
그런데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를 <아.방.들.> 이라고 적어놓고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하고,
알아듣지도 못할 말로 이상하게 적어놓지 말고 제대로 적으라고 하면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라고 적어놓고는 또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하는 그 친구에게
우리는 대체 무엇을 더 해줄 수 있었을까.
학습장애란 읽기, 쓰기, 추론, 계산 등의 영역에서
지식을 획득하는 것과 사용하는 것에 심각한 곤란을 가지고 있는 것을 말한다고 하는데
이 친구가 그런 부류가 아니었나 싶다.
서류를 읽을 때 글자를 빠뜨리고 읽거나 없는 글자를 추가해서 기억하기도 하고
원문 그대로 읽고 이해하면 되는 서류를
무슨 소설책이라도 읽는 것 마냥 자기 나름대로의 해석을 갖다 붙이니
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걸까.
그 친구는 끝내 업무에 적응하지 못했다.
그 친구가 떠난 뒤에도 한동안 그 친구가 저질러 놓은 실수의 잔해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와
씁쓸한 웃음을 짓게 된다.
작성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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