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부터 다들 저더러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어떤 문제냐? 물었더니 돌아오는 말은
상대방 말에 집중 못하는 학습장애.
넌 왜 상대방 말에 집중을 못하니? 왜 너혼자 다른 세상에 갇혀있는거니?
처음에 그런 말을 들었을 때는 인정하지 못한 채
상대방에게 화를 내곤 했어요
왜 다 나한테만 그러는건지 내가 뭘 잘못했는지 스스로 알면서도
그 문제에 대해 회피하기 바빴던 것 같아요
유치원 때는 다들 어려서 그런 말보단 그냥 이기적인 애 라는 그런 말을 많이 듣고 자랐고
중고등학생 올라가고 나서는 어떤 상황이 있는데 그 상황이 반복적으로 생기면서 욕을 먹었죠
친구랑 둘이 야자시간에 매점 들린 후 교실로 걸어가고 있었어요
친구가 이거 새로나온 불량식품인가봐~ 맛있지않아? 라고 하더군요
거기서 맞장구를 쳐줘야되는데 앞에 지나가는 슈퍼카가 멋있어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우와 저기 슈퍼카 봤어?? 완전 멋있지? 나도 나중에 꼭 저런 차 사고말거야.
친구의 표정이 굳어가더라구요
저는 거기서 또 눈치없이 왜? 라고 물었죠
친구는 아.. 아니야 아무것도.. 얼른 들어가자며 분위기가 싸해졌어요
이런 상황이 몇번 생기고 제 주변에 남아있던 친구들이 하나 둘 저를 멀리하기 시작했어요
그 당시엔 서러웠죠 왜 다들 나만 싫어하나 왜 나한테 문제가 있다고 하는걸까 싶었고
성인 되고나서는 고치려고 많이 노력했던 거 같아요
근데 이게 고쳐지지않는 학습장애인가봐요
여자친구가 생겼는데 여자친구랑 카페를 갔고
여자친구는 절 보며 반가워서 이런저런 자신의 얘기를 마구 쏟아냈어요
근데 집중이 안되는거예요
음료가 나오고 음료 주면서 받은 휴지를 얇게 작게 찢으며
여자친구의 얘기보단 카페 노래가 먼저 들리고
결국 여자친구가 야!!! 너 듣고있는거 맞아? 나 그냥 집에 갈게 됐어 너 나랑 왜 만나? 그냥 헤어져라고 하더군요
저는 결국 차였고 그 당시 내가 고치려고 해도 안되는게 있구나 생각이 들었죠
왜 상대방 말에 집중을 못하는걸까요?
지금은 와이프가 있고 와이프랑도 종종 대화를 하는데
제 와이프는 원래 말이 많은 사람이었어요
저보고 이런 저런 일상 이야기 자신이 오늘 직장에서 있던 일 친구랑 놀러갔다온 일
저에게 모두 이야기를 해주곤 했죠
즐거운 일이든 나쁜 일이든 다 말하던 그런 수다쟁이 와이프였는데
그런 와이프가 지금은 입을 꾹 닫아버렸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남의 말에 집중을 못하는 학습장애가 있기 때문입니다
와이프도 전에 사귀었던 여자친구들과 비슷한 상황으로 많이 지쳐하며
오빠랑은 무슨 말을 해야 대화가 매끄럽게 흐를 수 있을까?
오빠는 나한테 관심이 없나봐 나랑 어디 갈 때 나랑 밥 먹을때만 뭐 먹을래 어디갈래 정하고
나머지는 나한테 관심이 없는거같아.
도대체 나랑 결혼은 왜한건지 모르겠다
오빠가 원래 이런 사람인거 알면서도 결혼했지만 그래도 결혼하면 바뀔줄 알았다면서 서럽게 울더라고요
와이프가 힘들어하니까 저도 고치고 싶은데
상대방 말에 집중 못하고 대화 단절되는 이 나쁜 버릇은 고치는게 어려운가봐요
상대 말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요?
사실 이런 질문 자체가 웃기긴 하지만 더이상 와이프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네요
정말 잘 들으려고 딱 각잡고 와이프 눈을 쳐다보며 이야기를 들어도
그게 1분도 못가고 머릿속에 저녁 뭐먹지? 주말에 와이프랑 여기 가볼까 내일은 비가 오려나 등등
자꾸 다른 생각이 나서 집중이 안되네요
정말 저 어쩌면 좋을까요
작성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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