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장애라고 하니 조카 얘기를 할 수 밖에 없네요.
제가 돌보고 있는 둘째조카인데 지금 초등학교 2학년입니다.
ADHD라서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집중을 못하고 학습장애가 나타나는 건 당연하겠죠.
제가 조카를 돌보기 전에는 가끔씩 보니까
아이가 평소에는 말도 똑부러지게 하고
하는 행동을 보면 영리해서 저는 엄청 똑똑할 거라 생각했어요.
생긴 것도 똘망똘망하니 똘똘하고 야무지게 생겼어요.
작년 10월부터 조카를 돌보기 시작했고,
그때는 ADHD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하는 중이었던 시기입니다.
이후 어느날 상담기관을 옮겨야했어서 전에 받았던 검사 결과를 봤는데요.
지능 자체가 높지 않더라구요.
조금 놀라긴 했습니다만, 그럴 수 있죠.
세상에 지능 높은 사람만 있는 건 아니니까요.
그런데 평소 똑똑한 아이가 그렇다고 하니 좀 의외였다는 거죠.
이런 일들로 유추해볼 때 학습지능과 생활지능은 연관이 없나봐요.
평소 생활할 때는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와 말로
정말로 반짝거리는 아이거든요.
2학년인 조카가 한글을 제대로 읽지 못해서 고민이었던 사연.
지난번 고민상담소 글로 작성했었는데요.
지금은 집에서의 책읽기와 공부방선생님, 담임선생님의 노력으로
정말 많이 좋아졌어요.
글 읽는 걸 싫어하는 것 뿐이지 내용 이해와 결론 유추까지..
엄청난 발전이 있어서 아이에게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하기 싫은 걸 하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그러고나니 또 하나의 고민거리가 생깁니다.
바로 수학지능이라고 할까요? 그 부분이 부족한 거 같아요.
왜 그럴까 생각하다가 검색해보니 난산증이라는 게 있더라구요.
숫자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연산 능력이 떨어지는 학습장애라고 합니다.
문자 이해가 어려우면 난독증, 수학이 어려우면 난산증.
난산증 학생 중 70%가 난독증을 겪는다고 하는데,
학습장애는 기본적으로 대뇌 특정 영역의 발달적인 기능장애로 인한 거래요.
일단 뇌의 발달에 문제가 있다는 건데요.
장애를 유발하는 염색체가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난산증과 난독증이 같이 올 수 밖에 없는 구조가 아닐까 싶네요.
하지만 저는 조카가 난산증이라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게..
돈 계산은 엄청나게 잘한다는 겁니다.
진짜 어이 없으면서도 어찌나 웃기고 귀여운지요.
조그만 녀석이 수학 문제 풀이는 56-32도 어려워하면서
돈 계산은 2200원-1500원도 문제 없이 한다는 사실.
수학문제는 손가락으로 세어가며 풀어야 하지만,
돈 계산은 암산으로 바로 끝!!
어디가서 돈 떼이는 일이 있다거나
계산 못해서 먹고 살기 힘들지는 않겠구나 라고
한편으로 안심하고 있습니다 ㅋㅋㅋㅋ
얼마전 조카가 다니고 있는 수학학원에서 보내준 숙제입니다.
297-188=109 라는 예시 문제를 보면,
일의 자리에서 빼기가 안되니까 십의 자리에서 받아오잖아요.
이 원리로 2번 문제인 964-383 이라는 문제를
일의 자리에서 빼기가 되는데도 십의 자리에서 받아오더라구요.
그래서 14에서 3을 빼면 10이 넘는데 어떻게 하냐고 하길래,
일의 자리부터 빼보자 하면서 4에서 3을 뺄 수 있어? 없어? 라고 물으니
뺄 수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ㅠㅠㅠㅠ
4가 더 크고 3이 작으니까 뺄 수 있다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이해를 못해요.
다시 설명을 하면 3에서 4를 빼기 위해 10을 빌려와서
13에서 4를 뺄려고 하지를 않나..
손가락으로 설명을 해도 막상 4-3=1 이라고 하면서
문제에 적용시키면 안되는..
저도 답답하고 조카도 답답한 상황.
어떻게 보면 제 말을 아예 들을 생각이 없는 것 같달까요?
그래서 결국엔 수학학원 가서 선생님께 설명을 듣는 수 밖에 없으니
모르는 문제는 풀지 말고 표시해서 학원으로 가져가라 했죠.
그랬더니 15문제 중에서 10문제 넘게 세모 표시를 하더라구요.
모르기도 하지만 그냥 귀찮으니까 표시하는 거예요 ㅠㅠ
가르치는 대상이 선생님이 아니라서 생기는 문제일 수도 있고
아이의 태도 문제일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난산증이라서 정말 개념이 이해가 안되서 생기는 문제일 수도 있구요.
저는 조카가 워낙 작고 마르고 ADHD 치료까지 받고 있기 때문에
그냥 건강하기만 하고 치료가 보다 빨리 마무리 되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공부, 그거 중요하지 않아요.
수학 개념 이해 못해도 돈 계산만 잘하면 손해 보진 않겠죠.
그렇기 때문에 난산증이며 난독증이며 크게 상관하지 않습니다만,
그로 인해서 수업 시간에 자신감이 없어지는 게 걱정입니다.
학교 수업 시간에 글자를 잘 못읽거나 수학문제를 다 틀려버리면
반친구들이 아무 생각없이 하는 말에도 화를 낸다고 하더라구요.
학습장애로 인한 자신감 결여가 다툼으로까지 이어지게 되는 거죠.
조카에게 스트레스 주지 않으면서
기본적인 수준으로만 개념이 잡히는 날.
그날이 오긴 오겠죠?
지난번 한글 때문에 걱정했던 게 많이 좋아졌듯이 말입니다.
작성자 익명
신고글 조카의 학습장애, 난독증 극복하니 난산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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