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회사에는 정말 성질이 엄청나게 급한 상사분이 계십니다.
당장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그 분은 회사에서 직급이 높은 분이셔서 저희와 식사를 같이 할 일이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저희 팀원 중에 한 명과 외근을 하고 식사하고 오신다고 하더라구요.
그 말을 듣자마자 팀원들은 외근을 나간 팀원에게
"소화제를 사둬야 하나, 김밥에 컵라면을 사둬야 하나~"라고 했지요.
상사분이랑 식사를 하면 식사는 5분도 안걸리는 것 같습니다.
음식 나오는걸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어요.
음식 주문을 하고 몇 초 지나지도 않아서 "빨리 주세요~"라고 하고
음식이 나오면 말 그대로 엄청난 속도로 드시기 시작하죠.
문제는 이 분이 식사 속도는 빠른데 양이 적어요.
그러니까 식사가 2~3분 내로 끝나는겁니다.
그리고는 식탁을 손톱으로 탁탁탁 치면서(습관)
앞에서 밥을 먹는 사람에게 끊임없이 말을 겁니다.
그렇다고 악의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은 정말 마음이 불편하죠.
밥 먹으랴, 대답하고 맞장구치랴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상사와 식사를 하면 어떨 때는 정신없이 음식을 입에 쑤셔 넣고
어떨 때는 식사를 포기하게 됩니다.
그래서 소화제가 필요할 수도, 김밥에 라면이 필요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제가 신경쇠약에 걸릴 것 같은 것도 그 분의 급한 성질 때문입니다.
식당에서 주문하자 마자 "언제 나와요?"라고 질문하는 것처럼
사무실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 일을 시켜놓고는 "다됐지?"라고 매번 물어봅니다.
당황해서 아...아직.. 이라고 하면
"아, 그래??"하며 그 순간에는 순순히 물러서기는 하지만
다시 제 뒤에서 서성거리며 계속 참견을 하는데 정말 미쳐버릴 노릇입니다.
그리고 모든 일을 무조건 지금 당장 해달라고 하는 것이 이 분의 특징입니다.
한개만 당장 해달라고 하면 진짜 급한 일인가보다 할텐데
이 일도 지금 당장,
저 일도 지금 당장,
그 일도 지금 당장 해주세요. 라고 합니다.
그냥 생각나는건 무조건 지금 당장 해야 해요.
그리고 지금 당장 하지 않으면 회사가 망할 것처럼 안절부절못하며 닥달을 하는데
정말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
요즘은 그나마 제 마음이 많이 괜찮아졌지만
한동안은 정말 죽을 것 같았어요.
위염에 역류성 식도염에, 불면증에
아침이 오는 것이 너무 무서웠어요.
갑자기 눈물이 활칵 쏟아져서 밤새 통곡을 한 적도 있고요.
그 분이 나쁘게 말을 하거나 저를 비난한 적이 단 한번도 없지만 하루종일 저를 들볶아대니
극심한 우울감과 패배감, 자기 혐오에 시달렸지요.
내 잘못이 아닌데도 말이예요.
그리고 그 분 때문에 공황장애약, 우울증약 등 정신과 약을 복용하는 사람이
타부서 포함해서 제가 아는 사람만 10명 가까이 됩니다.
얼마 전에 다른 부서 선임자분께서 저와 이야기를 나누시다가
"OO씨는 멘탈이 참 강한 사람인가봐요. 그 분을 이렇게 버텨내시다니.."하며 어깨를 토닥여주고 가시더군요.
그 선임자분도 그 상사분 때문에 우울증약을 드신다고 들었습니다.
악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 사람 모두에게 상처와 고통을 주는 그 상사님을 도대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저는 제 일이 좋아서 시작한 것인데
상사분으로 인해 시작된 고통이 이제는 직업에 대한 혐오감까지 번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상사분을 생각하면 심장이 벌렁벌렁 뛰고
언제 회사 메신저와 전화벨이 미친듯이 울려댈까 조마조마합니다.
작성자 익명
신고글 성질 급한 직장 상사 때문에 부서 전체가 신경쇠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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