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어차피 혼자 살아가는 거라고.
혼자 왔다가 혼자 가는 거라고.
옆에 누군가가 있어도 결국엔 혼자일 뿐이라고.
이런 말들을 매체에서도, 가까운 지인들도, 하물며 가족들까지도 종종 언급하곤 한다.
어렸을 때는 그런 말들을 들어도 무슨 자신감인지
"그래, 어차피 인생은 혼자인거야. 혼자가 편하지"
라고 코웃음치며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었는데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가며 드는 생각은,
"이 세상에 홀로 남겨지게 되면 나는 어떻게 될까?
내가 몸이 불편하거나 아플때면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라는 고민을 아주 진지하게 하게 된다.
그럴때면 그런 고민들이 아주 구체적으로 눈 앞에 그려지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어 두려움과 불안함에 깊이를 알 수 없는 우울감에 갇히는 형국에 빠지기까지 한다.
영원히 내 편일거라 생각했던 이들의 배신.
말 뿐인 미래의 청사진.
가장 기초적인 경제적인 불안까지.
불안이 우울을 낳고, 우울이 다시 불안을 조성하고, 그 불안이 우울을 재생산하며 머리를 복잡하게 만든다.
닥치지 않은 미래에 대해 미리 걱정하고 불안에 떨 필요는 없다는 걸 안다.
그리고 그 미래를 지금 당장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이런 생각조차 저 멀리 깊은 곳에 자리한 우울감을 어찌하지는 못한다.
그저 오늘도 쓸데없을지도 모를 우울감을 떨쳐내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찬란한 햇빛을 받으며 광합성을 하는 것.
두 팔 벌려 온 몸으로, 가슴 가득 햇살을 머금고 산소를 들이마시는 것.
산소가 나를 살게 하고.
햇살이 나를 살게 하고.
적당한 우울과의 타협이 나를 살게 하여,
오늘의 내가 존재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내일을 준비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작성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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