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방 죽을 것 같아요 ⛔️ 고민상담소. 10회차. 공황장애 편.
어제 하루종일 비가 왔었죠. 비 올 때 산과 하늘 보셨어요? 뿌옇죠?
공황장애가 그렇답니다. 마음 속에 뿌연 비안개가 가득찬 느낌입니다. 한 번 구름이 끼면 걷힐 생각을 안하지요.
금방이라도 숨이 멎을 것 같은 공포를 한 번이라도 느껴보셨나요? 그 때의 기분이 어떨지 상상이 가나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를 공포감 = 두려움을 겪는 게 바로 공황장애랍니다.
봄이었습니다. 어느날. 여느 때와 같이 초등학생인 두 딸을 재우고 저도 설핏 잠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가슴이 막 뛰면서 비몽사몽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그 때의 그 기분은 아직도 잊지를 못하겠습니다. 지독한 악몽이랄까요.
체했을 때처럼 얼굴에서 핏기가 싹 가시는 느낌과 함께 가슴이 두근거리고. 배도 엄청 아프고...1시간이 지났는데. 나아질 생각은 커녕 더 심해지더군요.
생전 처음 겪어보는 고통이었습니다.
가라앉히려고 별짓을 다해봤죠. 그런데. 나아질 기미가 전혀 안보여요. 할 수 없이 12시가 다 되어야 퇴근할 수 있는 남편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헐레벌떡 뛰어온 남편과 함께 응급실로 향했습니다. 신경안정제를 맞는데도 2시간 동안 잠은 커녕 눈이 말똥말똥. 옆에서 보호자가 잘 지켜보라고 했거든요. 잠들 테니... 결국은 응급실에서 2시간 정도 신경안정제 맞으면서 누워있다가. 좀 나아지는 듯 해서 새벽에야 집으로 돌아왔네요.
공황장애는 이렇게 어느날 갑자기 찾아옵니다. 예고없이. 어느날 갑자기. 아주 반갑지 않은 낯선 손님이죠. 나중에 자세히 알아보니. 원인이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자율신경이 오작동을 하는 것이랍니다.
원인을 알았으니, 낫기 위해 온갖 노력을 했지만, 증상은 조금씩 나아지긴 해도, 아직까지 20년 동안 약을 끊지 못하고 복용하고 있습니다. 한 때 약을 끊으려고 시도했다가 한 달여 아주 죽을 뻔 했습니다. 온몸이 말할 수 없이 아프고, 증상이 심해져서 정말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그 후로. 저는 공황장애와 절친이 되었지요. 퇴직하기까지 1년에 서너번은 꼭 응급실 신세를 지게 되었죠. 피로가 쌓이면 갑자기 증상이 심해지거든요. 그것도 자다가 한밤중에 꼭 증상이 와요.
천만다행으로. 퇴직 후엔 응급실행은 없어졌습니다. 스트레스가 없으니까요. 지금은 작은 소도시에서 유유자적...집을 짓고...텃밭에 작물도 심고 가꾸며... 해마다 화단에 예쁜 꽃을 심으며...여유롭고 한가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너무 행복합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공황장애의 고통에 비할 바가 아니지요. 한 달에 한 번씩 공황장애 약을 타와 복용하고 있구요. 아주 극소량입니다.
최근에 탁구를 열심히 치고 있는데요. 벌써 5개월째 되었네요. 가슴 두근거림이 90% 정도 사라진 것 같아서 의사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그렇게 좋아지면 약을더 줄일 수 있다고...아침약이나 저녁약 둘 중 하나를 안 먹어도 될 거라고...
진작. 일을 내려놓을 걸...
공황장애와 싸워 이긴 것도
진 것도 아닌 상태.
그래도 만족합니다.
일단 마음이 너무 편안합니다.
여러분도 절대 스트레스를 쌓아두지 마세요. 즉시 풀어내세요. 마음의 병이 깊어지면 생기는 병이거든요. 내 마음대로 안되는 게 인생이긴 하지만, 아주 조금은 내가 조절할 수 있어요. 조금씩 조금씩 노력하면서요.
작성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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