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증후군 저 진짜 더 심각해질 것 같아요

 

최근 지쳐버린 저의 일상.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어집니다.

번아웃증후군인 것 같은데,

앞으로 더 심해질 것 같은데 어쩌죠?

 

 

 

 

번아웃증후군이란?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증상입니다.

목표가 지나치게 높고
전력을 다하는 성격의 사람에게서 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런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

저는 항상 어떤 일이든 크고 작은 목표를 잡고 시작합니다.
목표가 없는 일은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목표를 정하면 한없이 달려가죠.
그렇기 때문에 목표를 이루면 다른 목표를 또 세워서 달려야하는데요.
그 목표가 없어지면 마음의 헛헛함을 느끼게 되더라구요.

아니면 목표를 이루기 힘들어질 때 

한없이 무너지는 걸 느끼게 됩니다.

 

지금 제가 딱 그런데요.
제 조카를 돌보기 시작한지 10개월.
작년 10월부터 저희집에서 제가 직접 육아를 했는데요.
처음 시작할 당시의 의욕이 너무 과했던 걸까요?
아니면 내 새끼가 아닌 아이를 키우는 게

너무 힘든 일이라서 일까요?
지금은 그 때의 목표와 의욕을 따라가지 못해서
다 내려놓고 사라져버리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물론 처음부터 다 각오했던 일이고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다하더라도

절대 실망하거나 서운해하는 일 없도록 하자고 맘 먹었습니다.

그런데 저도 사람인지라..

마음처럼 되지 않고 속상한 일이 많이 생기니 무너지게 되네요.

 

 

 

 

 

번아웃 경고 증상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기력이 없고 쇠약해진 느낌이 든다.
쉽게 짜증이 나고 노여움이 솟는다.
하는 일이 부질없어 보이다가도
오히려 열성적으로 충실한 모순적인 상태가 지속되다가
갑자기 모든 것이 급속도로 무너져내린다.
만성적으로 감기, 요통, 두통과 같은 질환에 시달린다.
감정의 소진이 심해 에너지 고갈 상태를 보인다.

이런 정도가 있다고 합니다.

 

위에서 말한 증상들이

지금의 저에게 전부 해당이 되고 있습니다.

 

일단 체력이 말도 못하게 떨어졌어요.

애들(조카와 아들)을 학교에 보내고나면

제 루틴에 따라 요가를 하고 집안일을 끝낸 뒤

저만의 시간을 꼭 가져야 하거든요.

지금은 집안일을 하는 것도 너무 힘들어서 미뤄두기 일쑤고

저만의 시간을 가질 때는 단순히 쉬거나 여유시간을 즐기는 게 아니라

그냥 잠만 잡니다.

지금은 방학이라 그걸 못하니까 더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요.

 

아이들과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감정의 소진이 심해지고 아이들에게 쉽게 화를 내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에너지가 금방 고갈이 되어요.

저녁이 되면 지쳐서 아무것도 하기 싫어집니다.

 

가장 걱정인 것은 몸도 마음도 아프다는 건데요.

두통과 근육통이 너무 심해요.

처음엔 목디스크와 엘보로 시작을 하더니

그 증상이 다 나았는데도 몸이 속속들이 아파요.

근육통약을 먹고나면 낫고 또 먹고 반복중입니다.

편두통도 제가 원래 앓고 있던 건데

더 자주 앓고 있습니다.

몸 아픈 건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보다 했었는데,

번아웃 증상을 보니 아마도 번아웃으로 나타나는 건가보네요.

 

몸도 몸이지만 마음이 아프다는 게 너무 속상한데요.

ADHD인 조카를 상대하다보니

더 부드럽고 말을 잘 들어주여야 함에도

아이가 ADHD 증상으로 말을 너무 안들으니까

작은 일에도 화를 내게 돼요.

사람이 화를 내면서 야단을 치게 되면

야단을 치면서 화가 더더 올라오게 되잖아요.

나 지금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 이유가 뭐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그게 제어가 안될 때도 있더라구요.

조카를 육아하게 됨으로써 어쩌면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된 우리 아들.

착하디 착한 아들에게도 별 거 아닌 일로 큰소리를 내게 되고

오히려 더 큰 사랑으로 보듬어줘야하는 시기인데도

제 마음 간수하느라 아이에게 더 신경을 못쓰게 됩니다.

이런 상태라는 게 다 보이고 느껴지는데도

온마음을 다해 해결해야겠다는 의지도 약해지고 있어요.

 

생각지도 못한 육아에 너무 지친 나머지
저를 다 내려놓은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지금.
저.. 더 심각한 번아웃 상태가 되기 전에 벗어나고 싶습니다.

모든 것이 제 마음에 달려있고

내려놓을 수 있는 건 그냥 내려놓으면 된다는 걸

다 알고는 있지만 쉽지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