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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이 분노조절장애 종합선물세트가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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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 아들이 있습니다.
키도 덩치도 커서 중학생처럼 보지만,
제눈에는 마냥 귀엽고 순수하기만 한 아이예요.
그래서 가끔 화를 내고 짜증을 내도
원래 착한데 사춘기가 다가오니까
화가 많아지는구나 하고 말았거든요.
그런데 방학이 되기 3주전쯤에
담임선생님에게 전화를 받았어요.
저희 아들이 요즘 좀 걱정이 된다구요.
이런 적은 처음이라 엄청 당황이 되더군요.
선생님 말씀이 학기초에 비해 많이 예민하고 짜증이 많아졌대요.
그로 인해서 같은 반 학생들과의 관계가 걱정이 된답니다.

 


저희 아이가 학교에서 있었던 크고 작은 트러블을
저에게 잘 이야기 하는 편이예요.
그래서 대충 학교 생활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편이었고,
제가 말해준대로 선생님께 이야기 하는 식으로
잘 대처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선생님께 들은 이야기로는
저희 아이가 유독 주변 학생들과 트러블이 많대요.
물론 상대 학생도 잘못이 있긴한데
사사건건 트러블로 발전시키지 않을 일도 예민하게 반응한다고..
이게 학기초부터 그랬던 것 같으면
그냥 아이의 성향이 좀 예민한가보다 하고 말텐데,
3월에 비해 아이의 얼굴 자체가 달라졌대요.
표정이 어두워지고 수업 중 참여도도 낮아졌대요.
집중 안하는 경우도 많아졌다면서
그전부터 전화를 드릴까 하다가
그러기에는 애매해서 안하고 있었는데,
사춘기 접어드는 시기라 지금 잘 잡아줘야 할 것 같다며
고민하다가 전화를 했다고 하시더라구요.

 

 

제가 조카 2명 중 한명을 저희 집에서 육아하고 있는데,
그 사정을 담임선생님이 알고 계세요.
큰조카의 작년 담임선생님이셨거든요.
그래서 지금 저희 집에 있는 조카까지도 잘 아시더라구요.
아무래도 조카를 데려와서 키우면서 쌓인 스트레스나
말 못할 고민 같은 게 마음에 응어리 진 게 있는데다가
지금 시기가 사춘기이다보니 복합적으로 생긴 일인 거 같다더라구요.

사실 한편으로 모른 척 하고 싶었지만

같이 살게 된 조카에게도 엄청나게 예민하게 굴고
별 거 아닌 일에도 소리지르고 화를 내고 있었거든요.

 

 

저는 바로 선생님께 말씀드려서
학교에서 위클래스 상담을 받기로 했어요.
그리고 그날 아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저는 그때까지 조카도 잘 키우고 아들에게도 잘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혼자만의 착각이었나보더라구요.
둘 중 누구도 잘 키우고 있는 게 아니었어요.
ADHD로 상담과 약물치료를 하는 조카에게도
처음처럼 편안함과 따뜻함을 주지 못하고 있고,
그런 조카에게 엄마를 나눠준 기분이 들 우리 아들에게도
책임과 양보만 강요하지 마음을 읽어주지 못하고 있었더라구요.
나는 조카를 데려와서 돌보고 있다는 감상에 치우쳐
뭐 하나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는 생각도 들면서
특히 저희 아들에게 너무 미안하더라구요.
피해라고 치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저희 아들인데..
잘못했을 때는 혼을 내더라도
그것과는 별개로 더 크고 깊고 따뜻하게 안아줬어야 하는데..
그랬더라면 어떤 상처를 입어도 엄마 품 안에서 치유가 되었겠죠.
결국 마음의 상처가 해결이 안되는 아들은
조카에게 더 화를 내며 자기방어를 하고 있었고,
학교에서도 집에서 풀지 못한 응어리들은
주변에게 풀면서 해결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서로 눈물 흘리고
엄마가 잘못했고 마음을 더 잘 알아주겠다 하고
상담선생님께 상담을 받으며 방학을 맞았어요.
방학에는 상담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던 차에
상담선생님께서 방학에는 쉬어도 될 것 같다시더라구요.
상담을 진행해본 결과
아이가 참 바르게 자랐다 라는 생각을 하셨대요.
생각이 참 건강하고 바른 아이다 라시며
그렇기 때문에 방학에는 쉬고
이후에 다시 시작하는 걸로 하자셔서
저는 정말 안심했어요.

역시 그렇지~ 내 아들이 문제가 있을 리가 없어 라고..

 


그렇기 때문일까요?
제가 또 안일하게 군 건지..
방학내내 동생인 조카와 같이 있어서 그런건지..
아이의 화가 줄어들지를 않습니다.
별로 심각한 일이 아닌데도 화를 내고 소리를 질러요.
옆에서 듣는 제가 봐도 왜 저런 반응을 보이지? 싶을 때가 많아요.
그런데 그걸로 끝이면 되는데
여기서 조카가 들이받아버리면 또 큰 싸움이 되는 거예요.
조카가 ADHD로 약을 먹는데
아침에 일어나거나 약발이 떨어졌을 때는
또 상당히 업이 되기도 하지만,
상당히 겁이 없어지기도 하거든요.

 

 

바로 어제였어요.
아침에 방학이니까 조금 늦게 일어나도 되잖아요.
제가 학기중에는 6시30분~7시에 일어나는데
방학에는 8시에는 일어나요.
아들도 그쯤에 저랑 같이 일어나는데요.
조카는 2학년이고 체력이 약한데다
저녁에 ADHD약을 먹으면 좀 일찍 자는 편입니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아침엔 일찍 일어나겠죠.
아침에 일어나서 보통은 혼자 자기방에서 놀거나
제가 자는 옆에서 뒹굴거리는데
어제는 아침부터 특별한 이유없이 저를 깨우더라구요.

밥을 많이 먹거나 아침 타령을 하는 아이도 아니라서

배가 고파 밥을 달라고 깨우는 것도 아니었어요.

그냥 괜히 와서 자고 있는 저에게 말을 자꾸 거는 거예요.

고모~ 이따가 친구한테 전화해도 돼요?

고모~ 오늘 방과후 몇시에 가요?

이따가 밥 먹고 나면 간식 먹어도 돼요?

이런 겁니다 ㅠㅠ

제가 전날 잠을 못자서 너무 피곤했고 그러다보니 짜증이 났고
조카에게 조금만 더 잘테니 조금만 혼자 놀아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1분 단위로 고모~ 하고 부르고 말을 시키고 깨우더라구요.
그래서 더이상 못자고 일어나서 화를 좀 냈어요.
고모가 너무 피곤하고 잠을 못자서 화가 난다구요.

실제로 머리도 아프고 제 정신이 아니라 화가 나더라구요.

 


그리고는 주방에서 아침 준비를 하는데,
아들이 소리 지르고 이후에 조카도 소리를 지르더라구요.
아들은 자기 엄마를 피곤하게 하는 게 못마땅 했던 거고
거기에 옆에서 자기도 못자게 되니까 화가 났나보더라구요.
그래서 조카에게 뭐라고 했고,
조카는 들이받아버린 거죠.
그냥 조용히 얘기해도 될 것을 아침부터 뭘 그렇게 화를 내고 싸우는 건지..

아들은 화를 낸 게 아니래요.
그냥 말을 한 건데, 조카가 화를 낸다고 받아들인 거라며 억울해하고..
조카는 이미 고모한테 한소리 들었는데
형아가 뭔데 자기한테 화를 내는 건지 억울하니까 그냥 들이받은 거래요.

 

사실 저는 좀 무섭습니다.
아들은 곧 중학생이 될텐데 지금보다 더 예민해져서
정말 분노조절장애처럼 되면 어쩌나 하구요.
조카 역시 약발이 듣지 않으면 저리 화가 불쑥불쑥 나고
자기 덩치의 2배가 넘는 형에게도 달려드는데
사춘기가 되면 약거부 같은 걸로 화가 많아지지는 않을지..
 

아들의 불쑥 나타나는 화 표현.
어떻게 건강하게 표출하게 해주어야 하나요?
조카가 약거부를 하고 상담을 안하려고 한다면
그때는 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추가로 육아에 지쳐 처음 시작과는 다르게

제 맘이 변해서 화가 자꾸 나는 건 어떻게 다스려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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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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