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녁이면 날이 선선해서인지 산책 나가시는 견주분들과 개를 많이 봐요. 문제는 저의 자녀들중 큰아들이 개 공포증이 있습니다.(하도 당한게 많아서 이젠 자기가 문제인가 싶을 지경이랍니다) 7살때 강아지한테 미친듯이 물린적이 있었습니다. 친구집에 놀러갔는데 친구집이 주택집 1층이었고 친구를 대문 밖에서 부르니 친구가 방안에서 문열고 들어오라고 해서 다른때처럼 아무생각없이 대문을 열었대요 그러자 갑자기 빛의 속도로 개가 튀어나와 저희 아들 종아리를 순식간에 확 달라들어 물더니 한번 문 순간 절대 안놓더래요 한참을 놓아 주지도 않으며 으르렁거렸어요. 평소에는 마당에 목줄을 묶어놓고 키우던 개였고 자주 놀러가도 다른 사람들은 보면 아주 침까지 흘려가며 잡아먹듯이 짓더니 자긴 그래도 많이 봐서 그런지 조금 살짝 자기 앞에 지나갈때 짖고 말았었는데 그땐 하필 개의 목줄을 끊어져 버려서 친구와 친구 가족들도 모두 개의 목줄이 끊어졌으리라곤 몰랐고요 그러니 아들보고 그때 문열고 직접 들어와라고 했다가 순식간에 그 사단이 났구요
그때 대문을 열자마자 뛰어나오던 개의 타닥타닥하는 발소리, 헥헥거리는 숨소리, 침으로 범벅된 이빨이 다리에 닿고 살을 파고들던 느낌 모두 오롯이 기억한대요 지금 성인이 다됬는데도 지금도 큰개는 물론이고 아주 조금만한 새끼 강아지나 토끼마저 무서워합니다 그니깐 털 달리고 마구 움직이고 빠르고 소리내는(특히 소리에 민감한 것 같 아요) 모든 동물을 무서워합니다. 길 가다가도 먼 발치에 강아지가 보이면 빙 돌아가거나 차도로 내려갈 정도입니다
차는 멈춰주지만 개는 멈춰주리란 믿음이 없데요ㅠ 인도에서 강아지를 데리고 지나가는 사람을 보면 지나가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얼음이 되버려요 보면 이마에서는 땀방울이 범벅이 되어서 온몸만 부르르 떨고 있더라구요 (정작 개는 솔직히 노관심 인 경우 다수ㅠ) 최근 세 가지 에피소드를 겪었는데. 케이스 1)아들이 엘베타고 내려가던 중 다른 층에 섰는데 문이 열리자 강아지와 견주분이 타셨데요. 아마 누가 먼저 타있을꺼라 생각못하고 처음엔 강아지와 함께 입장 그러자 본능적으로 "아 깜짝아! 으으으(너무 놀라 말도 못함)"하 니까 견주분이 눈치채시고 죄송합니다! 라며 재빨리 강아지를 옆구리에 야무지게 끼워안으시고 구석에 부동자세로 서 계시 다가 재빨리 하차하셨데요. 강아지 잘 안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드렸구요
케이스2) 아들이 선엘베, 다른층 강아지 등장. 위와 같은 상황 목줄은 하고 계셨는데 꽤 길었고 본인이 엘베 안쪽, 강아지는 옆에 탔구요. 아들-강아지-견주 이 대형이 된거죠 가뜩이나 엘베는 좁고 도망칠 공간도 없는데 강아지는 헥헥대 며 엘베 안에서 좌우로 움직이고 있어서 "아들이 강아지를 너무 무서워하는데 좀 안아주세요" 하니 기분 이 상하셨는지 "그쪽으로 안가요. 절대 갈 일 없어요!" 라며 무작정 강아지 안으라고 하지 말래요. 엥? 나중에 찾아보니 강아지를 안으면 더 흥분하거나 아들과 같은 눈높이가 되서 위험할수도 있다네요. 근데 아들 견주가 아니라 그런것까지 당연히몰랐고요. 아들이 울먹울먹하면서 "그럼 줄이라도 짧게 잡아주세요"라고 하니까 그제서야 손에 있던 줄 두어번 빙빙 감으시고 강아지는 여전히 자기와 견주분 사이에서 헥헥대고.엘베 도착하니 자기가 강아지 잡고 있을테니 먼저 나가라고 했답니다 문 바로 앞에 강아지가 있는데 거길 지나려면 강아지와의 거리 가 1m²도 안되보이는데 빨리 먼저 가라며 소리를 빽 지르셔서 벌벌 떨며 나왔구요
케이스3) 아들이 아파트 입구로 들어가는 와중에 1층에 도착한 견주분과 강아지가 세상 신나게 나오더래요그와중에 두 마리라 한 마리는 안고 한마리는 목줄하고 있었는데 목줄이 길었고 줄이 점점 늘어나더래요? 안고 있던 강아지를 잘 안으려고 자세를 고치는 순간 목줄 강아지는 자기에게 아이컨택하며 컹컹 짖으며 뛰어오는데. 와.. 진짜 자리에 주저앉을뻔 했답니다 오도가도 못하고 벌벌 떨며 목줄 다시 잡으시길 기다렸는데 발로 목줄을 밟고 계시고 그 사이로 목줄은 휘휘 빠져나오며 개는 더 달려오구요. '아들이 강아지를 너무 무서워 한다고. 제발 목줄 좀 잡아주세요"라고 말씀드리는데 " 견주분이 자기 개는 절대 사람 안 물어요!" 그러자 하아.. 물지 안물지 어떻게 그렇게 장담하는지...생각했다네요 보면 어떤 주인분들은 자기 개는 순해서 안문다고 했다가 그말 믿었다가 순식간에 개물림 사고 당하셨다는 분들도 많이 봐왔는데 근데 주인분은 절대 자기 개는 사람들을 물어본적이 없다면서 자기 개가 아들에게 다가가도 신경쓰지도 않더랍니다 그러자 오히려 옆에 다른 행인분이 자기가 막아줄테니 걱정말라며 자기 앞에서 등지고 한참 서계셨데요ㅠ 그 사이에 아들이 일단 입구쪽에서 나와 경비실 옆 사이에 쭈구리고 강아지가 지나가길 기다렸는데 견주분이 아들 쪽으로 걸어 오시며 굳이 "우린 다른쪽으로 갈꺼다"라고 하시더랍니다. 그러면서 작은 목소리로 한 말 이지만 또렷하게 기억난답니다 무슨 다 큰 성인 남자가 작디작은 강아지를 무서워 하는지 하시며 이해할수없다면서 고개를 저으시면서 가시더랍니다ㅠ 그 와중에 목줄개는 한번 더 자기에게 아이컨택 + 달려오고 반대 쪽으로 가는 견주분을 따라가면서도 뒷걸음질치며 한참을 자기를 바라보며 튕겨나오듯이 달려오려고 했데요. 아들은 너무 놀라서 숨을 몰아쉬다 겨우 아파트 입구로 다시 들어갔고 아까 도움주신 행인 두분이 엘베까지 붙잡아두고 아들을 기다리시셨데요. 이제 괜찮으니까 얼른 타시라고 하고 몇층가시냐고 하며 버튼도 눌러주시구요. 아들은 너무 떨려서 버튼도 누르질 못했었데요ㅠ 작은 갠데 저렇게 달려든다고 하셔서 아들이 어릴때 개한테 물려 크게 다친뒤로 큰개든 작은 강아지든 개들만 보면 그런다고 하니 괜찮다고 해주시고 아들 내리는것도 봐주고 가셨네요 제가 진짜 이해가 안가는건. 사람에 따라 강아지든 고양이든 무서워할 수 있는거 아닌가요? 상대가 무서워하는걸 뻔히 보면서, 견주로서 할 조치는 하 지않고 안물어요! 안가요!라며 오히려 상대방을 비난하고 째려 보고 할 일인지. 우리 아들은 동물을 무서워하는 대신 곤충은 하나도 무섭워 하지 않아요 맨손으로도 다 때려잡고 다니는데 이거 호신용 거미나 장수풍뎅이라도 들고 다녀야 하나.. 싶데요 아들 입장에선 보통 사람들이 바퀴벌레를 보면 화들짝 놀라고 심장이 쿵쾅대고 엄마야!하고 소리지르게도 되는 딱 그런 공포 감인데 그렇게도 이해가 안되시는지 모르겠데요 특히 야간엔 시야도 어둡고 강아지들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아 피한다고 피해지지 않는 상황도 많은데(엘베도 도망 가기 힘들어요ㅠ ) 아들이 떠는 모습이 외려 자신의 소중한 반려 견을 놀라게했다고 생각해서 그러시는건지, 뭐가 그리 기분이 나쁘셔서 굳이 자기에게 다가오시기까지하며 한말씀들을 하시는지 정말 힘들데요 늘어나는 목줄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네요ㅠ
작성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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