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숨기게 되는 적응장애. 괜찮은척 하는 마음의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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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숨기게 되는 적응장애. 괜찮은척 하는 마음의 병.

 

' 낯선것에 대한 두려움과 극심힌 긴장감. 마음의 병'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새학기에 낯선 교실과 선생님, 친구들을 만나며 너무도 낯설어 힘들었어요
내 이름을 입밖으로 꺼내기 힘들고, 유독 무섭고 크게만 보이셨던 선생님..
장난꾸러기 친구들의 장난도 너무 싫었던 그때의 경험이 또렷히 기억이 납니다.
아무에게도 말도 못하고 학교 가는게 두려웠던 그때..

엄마는 새로운 직장으로 출근하게 되셨어요
엄마가 출근하시고 저는 그날이후 3일 내내 끙끙 앓아 누웠어요
영문을 모르는 엄마는 병원에 데려가셨고 할아버지 의사선생님은 말씀하셨어요.

 

"너는 마음이 아픈거야~ 마음의 병이니 잘 낫도록 푹 자고 잘 먹고 해야한다!"

 

마음의 병??? 

어린 저는 그것이 잘 몰랐어요.
병원을 나와서 엄마는 저를 시장에 있던 빵집에 데리고 가셨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소세지빵을 골라서 엄마와 마주보고 앉아 맛있게 먹었어요
맞은편에서 저를 가만히 지켜보시던 엄마가 말씀하셨어요

 

" 힘들었어? 힘들면 마음껏 소리 내도 되~ 너의 감정을 말해봐"

 

아직도 그때의 엄마의 표정과 말투가 기억이 납니다.

빵을 먹는 내내 목이 막혀오고 눈물이 차오르는데 저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 다음날 저는 누구보다 씩씩하게 학교에 갔고 그렇게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나의 이런 나약함이 엄마의 시작을 힘들게 할까봐 정말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어요

엄마가 힘들까봐.. 엄마에게 내 마음을 들킨것 같아서.. 너무 괴로웠어요


돌이켜보면 저는 제 감정에 솔직하지 못했어요

친구들이 보는 저는 <조용한, 내성적인, 내향적인> 아이였어요
처음을 두려워하고 낯선 환경을 힘들어하고 새로운것에 대한 막연함 두려움들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잠을 설치게 되고 잦은 두통이 찿아왔어요. 가슴이 답답해서 숨이 잘 쉬어지질 않았습니다

 

'나는 예민한가? 나는 까칠한가?  나는 소극적인가?'

 
스스로에 대한 질문에 답을 못하고.. 저는 제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어요

여중, 여고를 졸업했던 저는 대학교에 들어가며 남자동기, 남선배, 남후배를 만나며 
더 큰 어려움을 겪었어요
여자들과 이야기할때는 편했지만 남자와 이야기 하게 될땐 가슴이 심하게 뛰었어요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심과 두려움이 저를 너무 힘들게 했어요
남자 동기들과 함께 과제를 하기 싫고 함께 밥을 먹기 싫고, 눈을 마주치는게 힘들어 식은땀이 나기도 했어요
타인들은 이런 제가 다소 소극적이고 아주 조용한 성격이라서 그런줄 알았다고 합니다.

내색하지 않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간신히 대학생활을 견디고 취업을 하게 되었는데

직장생활을 하며 저의 예민함과 소심함은 극도로 저를 힘들게 만들었어요
<적응을 못한다, 소극적이고 적극적이지 못하다>라는 평가로 입사동기보다 평가를 못받을까봐 전전긍긍했어요

조직에서 인정받지 못하는건 저에게는 너무도 큰 슬픔이였으니까요!
낯선 환경, 상사들의 눈치, 동기들과의 경쟁이 저를 너무 힘들게 했고 지치게 했습니다.

모든게 적응하는게 너무 힘들고 눈치가 보이고 가슴이 심하게 곤두박질 치고 식은땀이 잘 났어요
그럴수록 저는 더 많이 활동하고 움직였어요
봉사활동, 사내 동호회, 독서모임등도 다니고 여러부류의 사람들과도 관계를 맺게 되었죠.
내성적인 성격도 외향적으로 사회화 되어졌고..
지금은 누가 봐도 참 밝고 외향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건.. 어릴때보다 직장인이 되어서 저의 부적응은 더 컸어요.

 

어느날 저희 회사에 팀장님이 저와 둘이 차 한잔 하실때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OO씨 요즘 힘들죠? 힘들다고 왜 내색을 안해? "

 

저는 어디에 맞은것처럼 정말 아무말도 나오지가 않았어요
예전에 빵집에서 걱정스럽게 저를 봐라보시며 "힘들어?"라고 물으셨던 저의 엄마가 떠올랐어요.
전 어릴적 아무말도 하지 못했고 강한척, 아무렇지 않게 지금까지 생활했어요

지금도 원하지 않는 업무 또는 전혀 경험이 없는 업무를 맡게 되면서 저도 모르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주변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고 하기도 하고, 

혹은 넌 고작 그런 걸로 힘들어하냐고 핀잔을 주기도 합니다. 

그런 말에 더욱 의기소침해지고 소심해집니다.

적응이 어려워 생기는 일로 우울, 불안을 많이 느끼고 있고..
이런 감정들이 저의 삶의 실패자가 되는것 같아서 많이 두려운게 사실이예요

돌이켜보면 저는 힘들지 않은 척을 하거나, 할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혹독하게 몰아붙였어요. 
더 잘하고 싶어서 더 많이 불안하고 초조해요.
빨리 적응하고 싶고 타인보다 더  잘 해내고 싶은데 못할까봐, 

혹은 실수할까봐 전전긍긍하며 걱정하고 우울해했어요.

그동안은 제 스스로가 참 나약하고 바보같다고 생각했어요.

 

팀장님 권유로 회사 심료치료 프로그램이 있어서 상담선생님을 뵌지 6개월이 넘었어요

그로 인해 저는 저의 이런 마음들을  돌아보고 있어요.

스스로를 사랑하고 스스로를 인정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낮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나락으로 떨어지잖아요.
그걸 숨기고 또 숨기면 저의 진짜 모습은 어디에 있을까요?

저는 제 마음을 이해하고 내면을 들여다보고 표현하는게 아직은 서툰것 같아요
저도 모르게 자꾸 숨기고, 괜찮은척, 밝은척, 명량한척 했어요

자꾸만 숨기게 되는 적응장애. 괜찮은척 하는 마음의 병.

사회적인 통념상 이런 적응장애들이 <인생의 실패자>라는 각인이 찍힐까봐 너무 두려워요

 

아직도 누군가는..

"너는 참 나약하구나.  그런 정신상태로 뭘 하겠어?" 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제 그런거 신경 안쓸려고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어요
스스로의 마음을 알아주고 인정해주는 자세를 가져보니 그게 참 좋더라구요.
<내가 잘하고 싶어하는구나.. 나는 지금 힘들구나.. 나는 지금 쉬고 싶구나..>
나 스스로 알아주는 것이 가장 마음을 안정시키기 좋더라구요. 

그리고 솔직하게 털어놓고 "안괜찮다. 나 아프다. 나 힘들다"라고 털어놓으세요
제가 또 다른 정신적인 고민이 있어서 익명으로 제 마음을 털어놓았을때..
요기 커뮤에 계신 코치님의 따뜻한 답글에 큰힘을 얻고 답답함과 슬픔이 가셨던적이 있었어요
감정에 솔직해지니 한결 편해집니다.

힘이 들면 그냥 힘든대로.. 슬프면 슬픈대로.. 아프면 아픈데로..
일부러 일어나지 마세요. 나 아프다~ 나 지금 힘들거든!! 크게 말해보세요!!


사람마다 다양한 약점이 있듯이 저마다 유독 특별히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지금 심리상담을 진행하며 많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 삶의 크고 작은 변화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답니다.
모든 문제가 하루아침에 사라지지는 않아요. 세계 최고 부자가 걱정이 없을까요? 
잘 못할 수 있는데 그 잘 못했다는 사실 자체가 잘 못된 게 아니예요. 누구나 그럴수있어요.
모든 실패와 어려움들은 나쁜게 아니예요!" 

 


상담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신 부분을 저는 메모하며 매일 보고 있어요.

 


아프면 아프다고, 힘들면 힘들다고 꼭 말하세요!
표현하고 도움 받고 치료도 받는게 정말 좋은것 같습니다. 
적응 못한다고 자책하지마세요
전 저를 너무 몰아붙였어요
조금만 허술해지고 부족한 면을 남들에게 스스럼없이 보이려고 노력해보세요

저는 아직도 괴롭고 우울해질때가 종종 있어요
'괜찮다.괜찮다' 스스로 생각하지만 눈물이 날때도 많아요


새로운것에 대한 두려움, 나이가 들어도 적응해야할것이 너무도 많다는것에 대한 무서움..
사람에 대한 거부감과 일에 대한 강박..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지만 적응해야한다는 초조함...

마음 언저리 가슴 무겁게 저의 내면에 있어요

 

하지만 조금씩 좋아지고 있습니다.

상담치료를 통해 조금씩 저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어요
적응장애로 힘든 누군가에게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고 싶어요

 

다 과정이다.. 괜찮다... 우리는 변화하고 있고 그것은 나쁜것이 아니다라고.. 

남 말고, 나를 위해 살아도 돼, 예쁜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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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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