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회사에서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팀에 들어가 열심히 일했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일한 보람도 없이 그 프로젝트는 잘 진행되지 못하였습니다.
결국 프로젝트는 무산되었습니다.
그때 저는 모든 게 꿈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잠들었다가 일어나면 거짓말처럼 모든 게 이전으로 돌아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자려고 애썼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눈을 감고 자리에 누워 잠들었다가 다시 눈을 뜨는 일이 되풀이되었습니다. 눈을 감았다가 뜨면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한참 잔 것일까, 얼마나 잔 것일까 하는 생각으로 시계를 보면 약 10분쯤 지나 있었습니다. 잠을 잔 것인지, 안 잔 것인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다시 눈을 붙였다가 다시 눈을 뜨면 또 10분쯤 지나 있었습니다.
그런 날들이 얼마나 지났을까요?
팀은 산산이 부서졌고 저는 다른 팀으로 옮겼지만 그마저도 얼마가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요즈음에는 그 반대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번 잠들기 시작하면 깨기가 힘듭니다.
일어나기가 싫습니다.
잠깐 바깥에 나갔다가 돌아오는 날은 피곤하다는 핑계로 특히나 일찍 자리로 쓰러집니다.
정말 피곤하기도 합니다. 쉬어야 한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리고 하염없이 잡니다. 새벽에 잠깐 깨더라도 다시 일어나지 않습니다. 아니, 일어나지 못합니다. 온몸은 젖은 솜뭉치처럼 무겁습니다. 자연스럽게 다시 잠 속으로 빠져듭니다.
몇 날 며칠이고 계속 이렇게 잘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결에 그런 생각을 하며 왠지 모를 묘한 편안함과 안도감을 느낍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영영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깨어나지 못하면 어쩌나 일어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가끔 듭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체력이 떨어져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 같지가 않습니다.
마음이 어둡고 무거워질수록 몸도 마음을 따라 점점 더 그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잠 속으로 도망치고 싶은 마음도 큰 것 같습니다.
깨어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넓게 자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에 겪었던 일련의 실패들로 인한 무기력함과 미래에의 암담함 등이 마구 뒤섞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희망이 있습니다.
한참 동안 잠에 빠져 있다가도 가끔씩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저를 부르는 소리가 저를 깨웁니다.
그 소리에 정신이 까무룩 듭니다.
네, 아직은 괜찮습니다.
앞으로 괜찮아질 것입니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생각하면서 다시 잠속으로 빠져듭니다.
작성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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