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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이 너무 많아요.

https://mindkey.moneple.com/diet/51823102

콤플렉스에 대해서는 정말 끝도 없이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너무 많아서 오히려 주제를 고르는게 어려울 정도로요.

 

저는 콤플렉스가 상당히 많습니다.

콤플렉스라고 하면 외적인 부분을 먼저 떠올릴 수도 있고

성격 같은 내적인 부분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요.

여기까지 쓰는데도 정말 많은 콤플렉스가 떠오르네요

저는 자존감이 꽤나 낮은 편인가봅니다....

수 많은 콤플렉스가 있지만 여름이 왔으니 "땀" 이야기로 하소연을 해볼까 합니다.

 

*

제가 땀이 많아진건 21살 겨울이었어요.

겨울이었고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이었어요.

날씨가 추워서 두꺼운 패딩을 입고 있었고, 

약속 시간이 간당간당해서 지하철 역까지 좀 뛰었던 것 같아요.

아슬아슬하게 지하철에 올라서 한숨 돌리고 있는데 머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더라구요.

뛰느라 몸에 열이 올랐는데 객차 안에 히터를 세게 틀어서 그런지 

덥고 땀이 나기 시작하더라구요.

머리에서 송글. 땀이 맺힌다는 느낌이 들더니

그때부터 통제할 수 없을 만큼 주르륵 땀이 흐르더라구요.

누군가가 머리 위로 물이라도 쏟아부은 것처럼요.

뒷목덜미는 패딩이 가리고 있으니 숨길 수라도 있지

이마에서 쏟아지는 땀은 수습이 안되더라구요.

장갑을 벗고, 목도리를 풀어도 쏟아지기 시작한 땀은 멈추질 않았어요.

한여름도 아니고, 한겨울에

두껍게 입긴 했지만 그렇다고 유별나게 두껍게 입은 것도 아닌데

20대 아가씨가 앞머리가 젖을 정도로 땀을 줄줄 흘리고 있는데 너무 부끄러웠죠.

의자에 앉아 있다가 조금이라도 땀을 식혀 볼 요량으로 

지하철 문 앞에 바짝 기대어 있다가 그 조차 도움이 되질 않아서 다음 역에서 내려버렸어요.

의자에 앉아서 패딩을 마구마구 벗어재끼고 나니 그제서야 땀이 좀 식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그날부터 제 땀순이 생활이 시작되었네요.

 

*

그렇다고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오는 사람처럼

열이 너무 많아서 한겨울에도 민소매티를 입고 다니고

매운 음식을 보기만 해도 땀이 나는, 그런 체질은 아닙니다.

가만히 있을 때는 땀이 나질 않지만 조금 습하거나 더운 날이면 어김없이 땀을 흘리고

운동을 해도 당연히 남들보다 '훨씬 많이" 땀을 흘려요.

어릴 때 방송댄스 배우는 것이 유행이라 배워본 적이 있었는데

다들 예쁜 옷 입고 보송보송하게 춤출 때

저는 땀이 줄줄 흘러서 이마에 수건 묶고 춤췄어요...... 무슨 농사짓는 사람마냥...

헬스장에서 러닝머신 뛰면, 한 10분 뛰었는데 트레이너가 그만 하라고 합니다.

땀이 너무 흘러서 머리는 다 젖어 있고 얼굴은 시뻘개져서 

대여섯시간은 뛴 것 같은 몰골이 되거든요.

이런 건 그래도 운동을 했으니 땀이 나는거다, 금방 씻을 수 있으니 괜찮다고 생각하며 견딜 수 있는데 

땀으로 인해 정말 최악인 때는 바로 요즘입니다.

여름, 그리고 장마철.

회사에 출근하는게 너무 민망해죽겠어요.

별로 덥지도 않고, 그냥 평범하게 출근했을 뿐인데 온 몸이 다 젖어 있어요. 

사무실 들어가기 전에 꼭 화장실을 들러서 1차 정돈을 하고 들어가는데

화장실 가는 길 쪽에 보안요원분들이 앉아 계시거든요.

처음에는 너무 깜짝 놀라시더라구요. 지금은 뭐 모른 척 해주시지만요.

 

*

화장실 칸에 들어가서 땀에 젖어 엉망이 된 옷을 정돈하고 앉아서 열을 좀 식힙니다.

열이 좀 식으면 땀에 젖은 머리를 1차로 정돈하고 번진 화장도 좀 매만지구요.

이렇게 해야 좀 사람다운 몰골로 보일 수 있어요.

정돈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보니 여름이 되면 평소보다 20분 정도는 더 일찍 출근해요.

이 시간 쯤에 나와야 동료들과도 마주치지 않더라구요.

어떨 때는 옷이랑 속옷까지 갈아입어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아무래도 땀이 나는거니까 냄새가 날까봐 신경이 쓰이더라구요.

가볍게 다니고 싶은 여름에 짐이 훨씬 많아지니 너무 괴롭습니다.

 

*

병원에 가서 갑상선검사, 자율신경검사도 받아보았는데 별다르게 나오는 것은 없더라구요.

과체중이긴 하지만 엄청 비만인 체중도 아니구요.

그런데도 이렇게 땀이 많으니 너무너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이니 물을 자주 마셔서 수분 보충을 해줘야 하는데

땀이 날까봐 물을 마시기 싫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아요(물을 안마신다고 땀이 안나진 않습니다).

 

가끔 땀을 정말 안흘리는 체질인 분들이 있잖아요.

여름에도 보송보송하고, 더위라곤 모를 것 같은 분들이요.

그런 분들이 정말 부럽습니다.

어떻게 해야 이 땀 지옥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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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그루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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