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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유난히 폭력적이고 사회성이 부족했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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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상담소. 11회차. ADHD 고민...유난히 폭력적이고 사회성이 부족했던 K..】

  저는 초등학교 교사였습니다. 경력 31년째 되는 해...2018년 3월2일. 그 아이를 만났습니다. 

  30년의 교사 생활을 보내면서 수많은 아이들을 만났고...별의별 아이들을 겪었고...ADHD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도 만났지만(1학년 때는 부모들이 제 아이의 행동을 인정하지 않고 크면 나아지겠지 하면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K는 유난히 심했습니다. 폭력적이고+충동적이고+주의력 결핍+산만함+사회성 부족(인간관계 능력 0.제로...교사에게 존칭 전혀 안하고..반말로 함)+잔머리↑. 누가 5분만 K를 지켜본다면. 바로 ADHD 임을 알 수 있는......

  입학식 때는 경황이 없어서 몰랐지만 3월이 다 지나가도록 K는 달라지지 않았죠. 의자에 앉아있지 못하고 교실 안을 돌아다니면서 가만히 있는 친구들을 툭 치거나 꼬집거나 책상 위에 있는 학용품을 집어가가거나...

  반 아이들은 그럴 때마다 선생님에게 말하죠. "선생님. K가 괴롭혀요" ....한 두명이 아닌 대부분의 아이들이 울먹이며 호소합니다. 그때만 해도 저의 대책이라는 것은, 기껏해야 그러지 말라고 타이르면서 자리에 앉히는 것 뿐...

  1학기가 끝나갈 무렵. K는 교실과 복도, 화장실, 다른 교실(4학급이니. 나머지 교실 3곳)을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돌아다니면서 저 하고 싶은대로 행동하는 ★무법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다른 교실에서는 문을 다 걸어 잠그고 수업을 했죠.

  덩치가 작고 잽싸게 움직이기 때문에 언제 우리 교실을 빠져나가는지 모를 때가 많았고, 사라진 것을 눈치챘을 무렵엔 이미 사고를 치고 난 뒤였습니다. 

  1학년 교실과 3학년 교실이 이어져 있었는데, 어느날은 쉬는 시간에 3학년 특수학급 아이에게 물건을 던지고 때린 뒤 도망쳐온 적도 있었죠.

  그동안 저는 뭘 했느냐...궁금하시죠?당시만 해도 저의 핸드폰 번호는 당연히 학부모들에게 공개된 상태였고, 학부모들과의 단체카톡방에서 소소한 내용들을 주고 받고...이른바 소통의 장으로 활용을 하고 있었습니다. 

  "주간학습안내가 없네요". "아이가 아프니 병원에 갔다가 보낼게요" 등등

  물론 K의 행동으로 인한 다른 아이들의 아우성(?)으로 인한 문제도 언급되었죠. K의 엄마와 상담도 해보고, K와 1 : 1 상담도 수시로 했죠. 그때그때 내용을 다 저의 상담노트에 기록했구요.

  K의 행동은 누가 봐도 금방 알아챕니다. " 저 아이는 ADHD구나. 빨리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을 텐데"

  그러나. K의 엄마는 담임교사만 탓하고 원망하더라구요. 집에서는 전혀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여동생도 잘 돌보고 얌전하다는 겁니다. 학교에서의 폭력성과 사회성 부족으로 인한 부적절한 행동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겁니다. 4월 중순. 상담 중...엄마의 입으로 들은 바에 의하면 ㅡ어려서 K를 거의 돌보지 않았다. 엄하게 훈육했고, 동생이 생기면서부터는 방임하다시피 했다는 거예요. 

  여름방학이 시작될 때 쯤..  은근히 K의 상담...외부 상담기관에 가서 상담 및 인지 치료를 받아봤으면 좋겠다고... 엄마에게 언질을 주었는데,  방학이 끝나고 알아보니, 안했더라구요. 에휴...

  2학기가 되면 좀 나아지겠지...아니...나이진 게 아니라 이젠 머리를 쓰면서 못된 짓을 하더군요. 학예회 때에는 공연 중에 무대에서 마구 뛰어다니고...소리도 지르고...그게 동영상 찍는 동안에 다 찍혔습니다. 

  학예회에 부모 참관을 못하게 했기 때문에 엄마들이 동영상을 찍어서 단톡방에 올려달라고 요청을 해서 올렸죠. 그 일 때문에 K 엄마의 항의와 K아빠의 협박에 시달린 기억이 생생합니다. 

  학예회 때의 공연을 운동장 작은 무대에서 재공연을 하는 날이었어요. 학부모들이 못봤기 때문이죠. 

  그날...K는 엄청난 행동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그 전에...K 엄마와 약속을 했었어요. 당분간 더 조심을 하도록 K를 설득해달라고...그러기로 했고. 재공연 하는 날에도 교실에서 얌전히 있기로 직접 손가락 걸고 나갔었거든요.

  근데. 한창 공연 중에 K가 ㅡ ★X맨★에서 휴잭맨의 초능력인 손가락 사이에서 나오는 뽀족한 칼 ㅡ 을 재현한 겁니다. 

  새 연필을 저렇게 뽀좁하게 깎아서 양손 손가락 사이마다 다 끼우고... 공연장에 나타나선 실실 웃으면서 이리저리 공연 중인 아이들 가운데를 왔다갔다 하는 겁니다. 저는 물론 참관하던 학부모들도 놀라고...그 장면을 찍는 학부모도 있고...

  끔찍하죠? 저는 너무 놀라서 K를 데리러 가는데, 도망가면서 웃고...간신히 잡아서 교실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후 일은 말씀 안드려도 아시겠죠? ★전교에 소문난 문제아 K★ 이마에 써붙이지 않아도 학교 안에서 K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비극은 12월에 터졌습니다. 친구를 때리며 밀었는데. 하필이면 얼굴을 다치고...상처가 생겼고...맞은 아이의 부모가 K의 엄마에게 전화를 하고...K의 엄마는 "K의 잘못이 아니다. 양쪽 다 잘못한 것"이라고...맞은 아이의 부모는 K 엄마가 뻔뻔하게 나온다고 화가 났고.    3월부터 이제까지 K에게 폭력을 당한 아이들의 부모들이 담합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언제 그렇게 연락을 다 했는지...저는 모르고 있었고...우르르 교장실로 달려간 학부모들은 K를 학교폭력으로 신고하겠다고... 교장선생님은 잘 타일러서 보냈건만...기어이...학교폭력 담당 선생님께 정식으로 신고했고... 12월 말 회의는 열렸습니다. 겨울방학을 며칠 앞두고. 며칠 후 학부모들이 원한 "타학교로의 전학"은 통과되지 않고...★상담 치료 oo시간...★정도로 결과가 나왔습니다. 학교생활기록부에 저 내용이 간단하게 입력되었지만...6학년 졸업할 때 지워준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는 이 과정을 지켜보는 동안 이미 ★명예 퇴직★을 마음먹고 있었기에 아무 미련없이 이듬해 2019년 2월에 정식으로 교직을 떠났습니다. 

  정말 아쉬움이 1도 없었고, 정이 떨어질 대로 떨어져서 더 이상 교직에 머물기가 힘든 상태였거든요. 

교직 생활 10년차에 *천식*을 얻었고...

15년차에는 *공황장애*를 얻었고...

20년차에 *허리 디스크*를 얻었고(담당구역인 컴퓨터실 청소를 2시간 했더니..아이들이 청소 안하고 도망가버려서...) 

이어서 *당뇨병*도 얻었기에...

 

  병들대로 병들어서 하루 빨리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언제 어디에서 갑자기 쓰러질 것 같다는 불안감에 휩싸인 적이 많았습니다. 

  1학년 담임은 교사들이 가장 기피하는 학년이지요. 말도 많고 탈도 많거든요. 최근 일어난 서울 모초등학교 교사의 죽음...저는 100%...아니 200% 이해하고도 남아요. 

 

   K는 이제 2024년도에 중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되었네요. 제가 떠난 뒤로 들리는 소식도 없고...정상적으로 학교를 계속 다녔으면 중학교에 갈 텐데...제발 문제 없이 무탈한 학생이 되었기를 빌어봅니다. 

  긴 글을 읽으시느라고 애쓰셨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다 쓸 수가 없어중간에 생략한 게 많아요. 연필 사건 말고도, 운동장에서 큰 돌을 여러 번 주워와서 아이들에게 들이대기도 했고... 참.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으면서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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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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