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제 조카가 ADHD인 것 같다고 걱정하는 고민글을 썼어요.
그후로 조카는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았고,
지금 약물치료과 함께 상담치료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원래 8월부터 아이 엄마가
조카를 데리고 다니며 치료를 했었는데요.
사정상 10월부터 조카를 제가 맡아서 보게 되었고,
ADHD 치료 역시 제가 데리고 다니며 하고 있습니다.
사실 처음에 조카가 ADHD 진단을 받았다고 할 때
정말 기가 막혔어요.
제 앞에서 보이는 행동은 전혀 문제가 없었거든요.
얼마나 별나게 굴길래 병원엘 데려가나 했었는데요.
직접 맡아서 길러보니 진짜 힘들긴 합니다.
그냥 아이를 맡아서 돌보는 것도 사실 힘들텐데,
조카가 ADHD 진단을 받은 아이다보니 더 힘드네요.
그래도 맡아서 기르기로 한 결정을 했으니까
끝까지 책임지고 잘 돌보고 키워야겠죠.
처음엔 몰랐는데,
조카의 행동을 보니 약물치료 효과가 정말 놀랍더군요.
아침에 학교수업에 방해되지 않도록 집중할 수 있는 약.
(학교에서 조카 때문에 수업이 진행 안될 때가 많다고
담임선생님이 하소연 하는 전화를 몇번이나 했다더라구요.)
저녁에는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는 약.
이렇게 두가지로 가장 약한 단계의 약을 쓴대요.
가만보니 아침에 일어났을 때는
기분이 상당히 다운돼서 짜증을 낸다던가
반대로 엄청 업돼서 가만 있지를 못하더라구요.
학교 가기 전 약을 먹고 학교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약효 때문에 아주 얌전해지나보더라구요.
실제로 주말에 같이 있어보니 정말 말도 없고 조용하고
부끄러움도 많고 움직임도 거의 없는 아이가 되더라구요.
그리고 약효가 떨어지는 오후 늦게나 저녁쯤이 되면
조증인가 싶을 정도로 말이 많아지고 과잉 행동을 하고
자기 고집이 엄청 세지더라구요.
별 것 아닌 걸로 화내기도 하고 반항기도 좀 있구요.
그렇게 저녁을 먹고 저녁약을 먹은 뒤에는
또 조용해지면서 잠이 온다고 금방 잠들어요.
처음에는 이런 패턴이 있는지 파악을 못했는데,
일주일 정도를 가만히 지켜보니
약의 효과로 이런 패턴이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너무 걱정됐어요.
사실 아이의 행동이라는 게 상담치료를 받는다고해도
금방 나아지고 눈에 띄게 바뀌는 게 아니잖아요.
정말 아이의 행동교정을 위해서 온가족이 온힘을 다한다면
좀더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생활을 하면서 빠르고 큰 효과가 나타나는 건 힘들더라구요.
물론 행동이나 심리상태가 좋아지고는 있습니다.
그렇다면 약을 대체 언제까지 얼마나 먹어야 되는거지? 라는 걱정이
저는 제일 먼저 들더군요.
행동교정이 제대로 안된다면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건가? 하구요.
선생님께 여쭤봤더니
약물치료와 상담치료의 역할이 각각 있고,
거의 반반의 기대효과를 생각하는 게 맞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상담치료는 일주일에 한번 정도 밖에 오지 않으니
집에서 가족들이 잘 뭉쳐서 아이에게 온힘을 기울여야 된다고 했구요.
당연히 그렇겠죠. 가족들이 노력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요.
그러면 약은 어떻게 해야 되는거냐고 했더니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약이 주는 좋은 효과를 생각하래요.
약을 먹지 않으면 학교나 사회에서 일상생활이 안되고
친구들과 부딪히면서 문제아로 낙인찍히고
그러면 더더욱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긴다고 합니다.
사춘기가 되면 폭력적이거나 내면의 분노가 더 높아지게 되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미연에 그런 걸 방지하기 위해 먹는 거라 생각하라구요.
언제까지 약을 먹어야 하냐는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약물치료의 긍정적인 면을 생각해서
긍정의 에너지로 조카를 대하고 나아지리라 생각하면
더 좋은 결과가 빨리 올 수 있을 거라 했습니다.
사실.. 아직까지도 저는 약물치료에 대해 걱정이 앞서긴 합니다만,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아이도 바뀔 수 있다고 하니
그렇게 마음 먹어야겠죠.
후우.. 아이 한명 더 키우는 거 힘들 거라 생각은 했지만,
내맘같지 않고 정말 힘들긴 하네요.
게다가 ADHD 진단까지 받은 아이라 더 조심스럽습니다.
정말 내 아이처럼.. 잘 키울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작성자 익명
신고글 ADHD 진단 받은 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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