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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치료, 끝은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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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조카가 ADHD 진단을 받았고

지금 제가 데리고 다니면서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사정이 생겨서 제가 조카를 돌보고 있거든요.

치료를 시작한 시기는 작년 8월이구요.

저는 10월부터 돌봤어요.

약물치료와 함께 상담치료를 하고 있는데

효과는 좋습니다.

여기서 고민부터 이야기하자면

약효가 너무 잘 들어서 걱정입니다.

 

일단 약물치료의 경우

아침에 학교수업에 방해되지 않도록 집중할 수 있는 약.
저녁에는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는 약.
이렇게 두가지로 가장 약한 단계의 약을 쓴대요.

 

지금 조카가 2학년인데

1학년 때 학교에서 조카 때문에 수업 진행이 안된다는 전화를

엄청나게 많이 받았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학년이 바뀐 지금은 약을 복용하고 등교하고 있고

그러다보니 약효가 받는 시간에 학교 생활을 하는 거죠.

처음 2학년이 되고 선생님이 전화가 와서

조카가 학교 생활을 너무 잘하고 있다고

칭찬을 많이 하시더라구요.

1학년 선생님의 권유로 조카가 치료를 시작했고

그러니까 당연히 약을 복용한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2학년 선생님께는 말씀을 안드려서 모르셨거든요.

그냥 상담 정도만 받고 있다고 생각하셨대요.

위클래스 선생님을 통해 자료를 넘겨 받다가 아시게 된 거죠.

그래서 상담을 통해서도 아이가 정말 많이 좋아진 거라 생각하셨대요.

 

사실 그런 얘기를 미리 해서

조카에게 프레임이 씌워질까봐 걱정돼서 말씀을 못드렸다고 했어요.

그런데 선생님 말씀으로는 약 복용하는 학생들이 꽤 있다더라구요.

그래서 특별히 다른 눈으로 아이를 본다거나 하는 건 없대요.

제가 약 복용을 하고 좋아진 것이며

복용을 안하고 가는 날은 아이의 기분이나 행동이 많이 다를 수 있으니

약은 꼭 챙기겠다, 혹시 약 복용을 한 날에도

좀 다른 모습이 보이면 말씀해달라고 했어요.

약은 잊지 않고 잘 챙기고 있는 중이고

효과를 보고 있으며 상담을 통해 행동 개선이 되어서인지

학년이 바뀌고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평판이 좋고

선생님이 보기에도 생활을 너무 잘하고 있대요.

 

 

 

 

하지만 저는 걱정입니다.

언제까지 약을 통해서 행동 교정을 해야 한단 말인가 해서요.

처음에도 말씀드렸지만

약발이 너무 잘 받아서 걱정이요.

그럼 약을 안먹으면 어떻게 되는거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카의 행동 패턴을 살펴보니

아침에 일어났을 때는
기분이 상당히 다운돼서 짜증을 낸다던가
반대로 엄청 업돼서 가만 있지를 못하더라구요.
학교 가기 전 약을 먹고 학교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약효 때문에 아주 얌전해지나보더라구요.
실제로 주말에 같이 있어보니 정말 말도 없고 조용하고
부끄러움도 많고 움직임도 거의 없는 아이가 되었구요.

무서움도 많아져서 주위 온갖 것에도 다 겁을 먹어요.

 

그리고 약효가 떨어지는 오후 늦게나 저녁쯤이 되면
조증인가 싶을 정도로 말이 많아지고 과잉 행동을 하고
자기 고집이 엄청 세지더라구요.
별 것 아닌 걸로 화내기도 하고 반항기도 좀 있구요.
그렇게 저녁을 먹고 저녁약을 먹은 뒤에는
또 조용해지면서 잠이 온다고 금방 잠들어요.

 

사실 아이의 행동이라는 게 상담치료를 받는다고해도
금방 나아지고 눈에 띄게 바뀌는 게 아니잖아요.
정말 아이의 행동교정을 위해서 온가족이 온힘을 다한다면
좀더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생활을 하면서 빠르고 큰 효과가 나타나는 건 힘들더라구요.

앞서도 말했듯이 물론 행동이나 심리상태가 좋아지고는 있습니다.


그런데 행동교정이 제대로 안된다면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걸까요?

 

의사 선생님께 여쭤봤더니
약물치료와 상담치료의 역할이 각각 있고,
거의 반반의 기대효과를 생각하는 게 맞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상담치료는 일주일에 한번 정도 밖에 오지 않으니
집에서 가족들이 잘 뭉쳐서 아이에게 온힘을 기울여야 된다고 했구요.
당연히 그렇겠죠. 가족들이 노력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요.


그러면 약은 어떻게 해야 되는거냐고 했더니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약이 주는 좋은 효과를 생각하래요.

 

약을 먹지 않으면 학교나 사회에서 일상생활이 안되고
친구들과 부딪히면서 문제아로 낙인찍히고
그러면 더더욱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긴다고 합니다.
사춘기가 되면 폭력적이거나 내면의 분노가 더 높아지게 되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미연에 그런 걸 방지하기 위해 먹는 거라 생각하라구요.

 

 

 

 

하지만 그런 긍정적인 영향에도 불구하고

저는 아이가 약을 챙겨먹어야 좋아진다는 사실이

너무 걱정되고 불안합니다.

성인이 되었을 때, 누가 챙겨주지 않고 스스로 체크해야 할 때.

그럴 때까지 안좋아지고 약을 먹어야 하면 어떻게 하지?

상담 치료는 대체 언제까지 해야 하는 거지?

 

차라리 내 아이라면 걱정이 덜 될텐데,

조카를 맡아 키우다보니 치료가 잘 진행되는 것 같으면서도 걱정이네요.

왠지 내 손을 떠나기 전까지 모든 것을 마쳐야 한다는 책임감과 함께

이 치료의 끝은 어디인가.. 하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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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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