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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존중감] 기죽어 지내는 동료가 신경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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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이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한다.

스스로를 가치있는 존재로 여기고, 자신의 존재를 믿으며

자신의 노력에 따라 원하는 성과를 이루어 낼 수 있다는 자기 확신을 말하는 것이다.

 

건강한 자존감을 가진 사람은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어려운 일이 생기더라도 잘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믿고 있기 떄문에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고난에도 큰 흔들림 없이 잘 대처할 수 있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긍정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한다.

 

이에 반해 필요 이상으로 높거나 낮은 자존감을 가진 경우에는

왜곡된 자기 평가를 하게 되기 때문에

타인과의 건강한 관계를 맺는 것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이다.

우리 회사는 보통 점심 식사를 구내식당에서 하는데

사야 할 물건이 생겨서 점심 시간에 잠시 외출을 하겠다고 했다.

다른 동료가 자기도 사야 할 물건이 있으니 같이 나가자고 하길래

물건을 사고 밖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들어오기로 했다.

같이 식사를 하는 동료들에게 밖에서 점심을 먹자고 권해볼까 생각도 했지만

요즘 한 낮에는 날씨가 너무 더우니 그냥 둘이서만 후딱 다녀오기로 했다.

 

각자 필요한 물건을 사고 

까페에 앉아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먹으며 수다를 떨고 있는데

동료의 핸드폰으로 메시지가 왔다.

동료는 문자를 읽고 몇 번 메시지가 오고 가는 듯 하더니

묘한 표정으로 문자를 나에게 보여주었다.

팀원인 A였다.

 

⋆ 사무실에 나 혼자 있어. 

⋆ 응? 다들 어디 갔어?

⋆ 몰라. 밥 먹고 화장실에 갔다왔는데 아무도 없어.

⋆ 다들 볼일이 있어서 나갔나본데?

⋆ 그렇구나....

 

문자를 보내던 동료는 얕게 한숨을 내쉬고 나에게 어쩔까? 하는 눈빛을 보냈다.

나 : 금방 올라간다고 해

동료 : 이거 A가 여기로 오고 싶단 뜻인거 같은데?

나 : 점심시간도 끝나가는데 이 더위에 굳이 밖으로 나온다고?

동료 : 일단 부르자.

 

동료는 A에게 [우리 까페에 있는데 올래?] 하고 문자를 보냈다.

기다렸다는듯이 A가 달려왔다.

기왕 온거 편하게 있었으면 좋겠는데 

이번에는 A가 내 눈치를 보는게 느껴진다.

"무슨 이야기 하고 있었어?"

"나 요즘 정주행하는 드라마 얘기하고 있었지. 얼른 커피 사가지고 올라가자"

솔직히 말하면 나는 

내 눈치를 보는 A가 이해도 되지 않았고 불편하게 느껴졌지만 

어차피 금방 올라가야하니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며 대답을 했다.

 

*

A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인 것 같다.

나 또한 잘난 혈육과 함께 성장하며 많은 비교를 당하며 살았기 때문에

결코 건강한 자존감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A는 나보다 훨씬 정도가 심한 것처럼 보인다.

A는 사실 업무적으로는 꽤나 유능한 사람으로 평가받는데 

이상하리만치 늘 기가 죽어서 지낸다.

우리 팀은 회사에 고인물들만 모여 있어서

서로의 성격과 취향, 집안 사정까지 모르는게 없을 정도로 

오랜 시간을 같이 한 사이인데도

A가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는 모습은 도무지 달라질 기미가 없다.

아니, 오히려 갈수록 더 심해지는 것 같다.

 

적당히 눈치를 살피는 것은 오히려 사회생활에 덕목이라 할 수 있겠지만

A가 눈치를 보는 것은 정도가 지나치다는 느낌이 든다.

어느 정도냐면 탕비실에서 과자 하나 꺼내 먹는 것도 눈치가 보이는지 

옆에서 일하는 동료를 끌고 갈 정도이다.

다른 팀 사람들이 사용하는 곳도 아니고 딱 우리 팀만 사용하는 탕비실인데도...

 

그런데도 자존심은 강한 편이라 

혹시나 누군가에게 지적을 받거나 좋지 않은 소리를 듣게 되면

며칠, 길게는 몇 주 동안 다른 팀원들이 A의 눈치를 봐야 한다.

워낙 얌전한 성격이라 결코 큰 소리를 내는 일은 없지만

며칠 동안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져 있고

가끔은 화장실에서 울고 오기 한다................ㅠㅠ

그리고 서운한 일이 생기면 당장 말을 하지 않고

몇 년을 묵혔다가 상대방은 기억조차 나지 않을만큼 시간이 흐른 뒤에 이야기를 꺼내서 

상대방을 벙찌게 만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팀원들은 최대한 A에게 싫은 소리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아마 나와 점심시간에 외출을 했던 동료도 A의 이런 성격을 알고 있기 때문에 

A가 서운해할 일이 없도록 대처한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A가 안쓰러운 마음도 있었겠지만..

 

*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아래와 같은 특징을 가졌다고 한다.

 

  1. 나의 행동이나 생각에 대한 지적을 받을 경우 마음에 상처를 받는다.
  2. 주변 사람들은 나보다 행복한 삶을 사는 것 같아서 괴롭다.
  3.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실패한 것 같아서 자책하게 된다.
  4.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5.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솔직한 감정이나 생각을 남에게 전달하는 것이 어렵다.
  6. 다른 사람 앞에 나서서 행동하는 것이 두렵다.
  7. 사소한 문제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8. 무언가를 결정해야 할 일이 생기면 망설인다.
  9. 어떤 일에 실패하면 '역시 나는 안돼, 못해' 라며 포기한다.
  10. 일 처리를 할 때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서 자신감이 떨어진다.
  11. 소극적인 마음으로 인해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어렵다.
  12. 주변 사람의 말에 신경을 많이 쓰고 비난 받을 것을 두려워한다.

 

*

A는 자기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얼굴 표정이나 행동까지 완벽하게 숨기지는 못한다.

그리고 잘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도 늘 "어려워. 못하겠어"라는 말을 달고 산다.

주변에서 아무리 "잘했네, 역시 A네"라고 칭찬을 해도

자기 자신은 스스로를 인정하기가 어려운지

"괜찮은거야? 잘 된 거 맞아?" 하며 끊임없이 확인하려 든다.

앞서도 말했듯이 우리는 워낙 오랜 시간을 함께 한 사람들이라 

그 동안 그의 비위도 맞춰보려고 노력했고 조언도 해주었고 

심지어 화를 낸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돌아오는 반응은 늘 "나 너무 별로지...내가 너무 못나서.."라는 반응이라

이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기한 것 같다.

말을 건낸 사람이 죄책감을 느끼게 되는 반응이기 때문이다.

일이 힘든건 참을 수 있어도 사람이 힘든건 참기 어렵다는데

옆에서 보고 있는 나는 A가 너무 신경이 쓰이면서도

이젠 나도 지친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과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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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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