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입니다.
높은지도 몰랐는데,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알겠더라구요.
그리고 결혼을 하고나서 자아존중감이 낮은 남편을 보니
더더욱 확실하게 알겠구요.
저희 친정 식구들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합니다.
저는 사랑을 받으며 자라왔기 때문에 그게 당연한 거였고,
늘 잘한다 바르다 착하다 라는 말만 해주신 부모님 덕에
나를 가치있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래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어떤지도 몰랐어요.
반면 남편은 어려서부터 부모님이 바빠서
케어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외톨이처럼 지냈고 학교에서 괴롭힘도 당했었대요.
그러다보니 고등학교 때 자기를 챙겨주는 친구를 만나게 되니
친구 밖에 몰랐고 그 친구한테 충성을 다한 것 같더라구요.
그리곤 결국 그 친구한테 사기까지 당하구요.
늘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며 살았기 때문에
자기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못했다고 합니다.
저희 남편 손이 엄청 곱고 예뻐요.
저는 남자 손이 고운 게 이상형인데요.
그런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하니까 놀랐다고 하더라구요.
자기 손이 너무 못생겨서 밖으로 잘 꺼내지도 못했대요.
그냥 자기 자신이 못난 사람 같으니까
모든 것이 못생겨보였던 거라더군요.
그런데 저를 만나고는 달라졌다고 합니다.
저를 만나고 저희 가족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가족들을 만나보고 나서 저랑 꼭 결혼하겠다고 맘 먹었대요.
저 화목한 가정 안에 자기도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확실히 지금 행동하는 것을 보면
신혼때에 비해 자존감이 높아졌어요.
자기 손이 이제는 이뻐보인다고 합니다.
스스로도 놀랐다고 해요.
예전에 비해 자존감이 높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자존감이 낮은 건 사실입니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실수를 하면 뭐 그럴 수도 있지. 라고 생각하는 저.
남편은 일부러 그러는 건가? 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이 비꼬는 말을 하는 듯 하면
설마 나쁜 뜻으로 그런 걸까? 그럼 말고~ 안보면 그만이지. 라고 생각하는 저.
남편은 내가 우스워보여서 저런 말도 쉽게 하는구나. 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상황을 두고도 완전 반대로 생각하는 걸 보고
어떤 환경에서 자라왔고 어떤 대접을 받아왔는지가 중요하다는 걸 알았어요.
결국 그런 작은 상황과 마음들이 모여서 자존감이 형성되는 거더군요.
그래서 저는 가족 구성원들의 생각과 집안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결혼은 집안끼리 하는 거야. 라는 말의 의미를 알겠더라구요.
잘살고 못살고를 떠나서 집안 분위기가 좋고 사랑할 줄 알아야
내면이 따뜻하고 강한 사람으로 자란다는 거죠.
힘든 일이 있어도 돌아갈 집이 있고
나를 뒷받침해주는 부모님이 있다는 사실이
나를 무너지지 않게 하는 거였더라구요.
남편의 아직은 낮은 자존감이 육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
저는 이게 고민입니다.
남편의 그런 태도가 아이에게 전해질까봐서요.
저희 아이는 자존감이 엄청 높은 아이였거든요.
그런데 자랄수록 자존감이 낮아지고 있어요.
물론 오롯이 남편의 탓이라고는 말할 수 없겠죠.
그러면 그럴수록 더더욱 남편의 자존감이 높았으면 좋겠어요.
다른 데서 깎이는 아이의 자존감이
남편의 태도로 인해서 더 낮아지는 건 싫거든요.
아이의 사소한 언행에 대해서도 남편 혼자 곡해하는 것도 싫구요.
남편 혼자 고민이 많아서 우울감에 사로잡히는 일도 잦은 걸 보니
그런 우울감이 아들에게까지 옮을까봐도 걱정입니다.
한없이 따뜻하고 우리 가족을 위해 희생하며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인 사람인데,
한번씩 계기가 있어서 다운이 되면 그 태도가 너무 힘이 듭니다.
집안 분위기까지 안좋게 하니까요.
저로 인해 많이 높아진 자존감.
하지만 여전히 기대치 이하인데,
남편의 자아존중감을 어떻게 높여줄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작성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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