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어나고 자란 시대는 형제자매가 여럿이었던 세대였지만 우리 집은 형과 저뿐이었습니다.
아버지를 일찍 여윈 아픔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다른 형제자매보다 더 돈독하고 서로를 위하는 형제였습니다.
겨우 세 살 터울이었지만 형이 하는 모든 것이 좋았고, 시키는 것은 따랐고, 존경했습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며 조금씩 변해가더군요.
성실하게 조금씩 나아가는 것 보다 한방에 뭔가를 이루려고 이것저것을 시도 했으나 잘되지 않았고,
그런 스트레스를 도박으로 푸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일이 잦다 보니 형수님이 너무나 힘들어하셨습니다.
결국 IMF 시기에 부도가 났고, 그때 우리 집도 약 1억이 넘는 채무를 떠안게 되면서 이혼 위기까지 갔습니다.
내가 사랑하고 존경했던 형이었기에 비록 경제적으로는 큰 피해를 보았지만, 미워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도박 버릇은 고쳐지지 않았고, 결국 형님은 이혼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친척의 고기잡이배를 타러 간다고 하였고, 저와도 인연이 끊겼습니다.
미움과 원망의 마음이 생기기 시작하더군요. 저도 제 살길을 찾아야 했기에 인연 끊고 모른척하고 살았습니다.
가끔 소문으로는 힘들게 번 돈을 도박으로 탕진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왔습니다.
그러다 10여 년 전부터 아주 가끔 안부와 돈 좀 빌려달라는 부탁의 전화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돈이 도박에 쓰일 것을 알기에 딱 잘라 거절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뿐인 형이다 보니 요구하는 금액은 아니지만 며칠 밥값 정도의 돈만 보내주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힘들고 필요한 돈인데 제가 도와주지 않아 곤란을 겪게 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입니다.
이런 제가 잘못했을까요?
작성자 몸로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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