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생활 때문에 집에서 떠나 있을 때는 집이 참 그립고 외롭기도 했어요.
아팠을 때는 더욱 절실했고요.
그런데 졸업 후 다시 본가로 들어와 있으니 너무 답답하네요.
내가 왜 혼자 살고 싶어 했더라?
다시 상기되면서 다시 나갈 궁리를 합니다.
성향적으로 혼자 있는 걸 좋아하기도 하지만,
같이 있으면 이른바 '잔소리' 때문에 답답해요.
원래 그런 성격의 부모님인데, 연세가 드시면서 더 심해지네요.
내 계획대로 뭘 하려 해도 옆에서 이래라 저래라 참견도 많고
뜻을 안 받아주면 어린애처럼 삐지기도 해요.
그거 달래주는 것도 때론 버겁구요.
이번에 오빠 건강검진을 같이 가기로 했어요.
대장내시경을 해야 해서 약을 가루냐, 알약이나 선택해야 했는데,
간호사 설명을 듣고 오빠가 가루약을 선택했거든요.
굳이 병원까지 따라와서 엄마도 설명을 같이 다 들었는데,
집에 돌아와서는 제가 '대충' 가루약으로 결정했다면서
알약이 편한데 왜 가루약으로 했느냐고 제 탓을 하네요.
이러저러해서 오빠가 가루약이 낫다고 했다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듣는 귀는 어디로 가 버린 건지, 같은 말만 반복하는 거죠.
약을 먹는 시간도 오전이라서 편하다 이렇게 다 얘기했는데
밤에 약 먹으려면 참 고생인데 니가 가루약으로 선택해서
오빠가 얼마나 힘들겠냐고 하십니다.
그게 끝이 아니고, 이모랑 통화를 하면서
제가 맘대로 가루약을 선택했다느니,
다시 알약으로 바꾸러 가라고 하면 얘가 안 갈 거라는 둥,
있지도 않은 말을 또 하네요.
다른 때 같으면
"엄마! 가짜뉴스 퍼트리지 마" 이렇게 장난치고 지나갈 수도 있지만
이번에는 조금 쌓인 게 있어서 웃으며 넘어가지지를 않네요.
그렇다고 싸우는 건 아니에요..
어릴 때는 막 대들고 화내고 그랬는데
지금은 그냥 제가 참고 입을 닫아버립니다.
그래야 빨리 상황이 마무리되니까요.
이렇게 참고 넘어갈 때면 내가 더 부모 같다 이럴 때도 있어요.
했던 말을 또 하고 또 하고 이런 게 어른들 특징이라지만
그걸 듣는 자식은 또 얼마나 답답한지요.
매일 이러는 건 아니니까 잘 지내다가도
이런 사건?들이 하나씩 터지면
몇십 년 그렇게 살아온 부모를 내가 바꿀 수도 없고
당신이 옳다고 여기는 걸 꺾지도 않고
정말 때로는 너무 답답하고 스트레스가 쌓입니다.
작성자 행복한 베니
신고글 멀리 떨어져 있으면 그립고...
- 욕설/비하 발언
- 음란성
- 홍보성 콘텐츠 및 도배글
- 개인정보 노출
- 특정인 비방
- 기타
허위 신고의 경우 서비스 이용제한과 같은
불이익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