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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부부의 고민좀 들어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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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부부에게 

          고민하나가 있습니다.

 

남편이 최근 호주에서 사업 권유를 받았습니다. 남편도 그 제안을 좋게 받아들이고 있고 그래서 저에게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어보네요. 남편은 저와함께 가기를 원하고 있거든요. 부부니깐 당연히 그래야하겠지만 남편과 호주로 같이 가서 살려면 적어도 저는 제 일을 그만두고 가야하는데 그건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부분이고 일뿐만 아니라 적어도 몇년은 거주해야하거나 아니면 이민까지 고려해야해서 제 주변환경과 가족들, 그리고 우리의 미래 등등 생각해야 할 부분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렇다고 남편과 떨어져 살수도 없는데 어떡하죠?

 

 

우리부부는 과거 호주에서 15년동안 잘지내왔었습니다.

남편은 20대부터 호주에서 15년정도 거주했었고 그곳에서 사업하다가 한국으로 귀국한지는 5년정도 됩니다. 저도 호주에서 공부하면서 일하다 남편을 만났구요. 호주가 우리부부에게는 제2의 고향인 셈입니다. 남편과 저는 호주생활을 무척이나 즐기며 살았습니다. 남편의 사업도 안정적이고 호주에서 오래거주한 탓에 한국의 지인들과는 소원해졌고 호주에서 오히려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많아 만족스러운 생활을 했었더랬습니다.

 

한국에 정착한 계기는 부모님의 건강 때문이었습니다.

호주에서 시민권을 받아 살 계획도 가지고 있었던 와중에 시아버님께서 위암 판정을 받으면서 저희 남편이 큰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집안에서 막내아들이지만 시부모님에 대한 사랑이 각별했었고 멀리떨어져 있지만 자주 한국으로 전화해서 안부인사 드리곤했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을때마다 호주로 시부모님과 저희부모님을 한번씩 초대해서 구경시켜드리곤 했었고 저희도 한번씩 한국으로 찾아뵙곤 했던 상황이였습니다. 하지만 연세가 드셔서 10시간이나 비행하시는 것도 힘드셔서 자주 오시지는 못하셨어요. 그런데 호주에 시민권을 얻고 살게되면 부모님을 몇번이나 뵐지도 모르고 한국에 와서 살면 좋을것 같다는 부모님의 말씀도 있었던 찰나에 이런 일이 생겨버려서 저희남편은 스스로 부모님을 돌보지못한 불효자식이라는 자책감으로 심하게 고통스러워했어요. 저도 남편도 부모님이 이제 연세가 드시니 평생따로 떨어져사는게 썩 내키지 않아서 서로 얘기끝에 조금이라도 일찍 한국에서 정착하자는 결론을 내렸고 그래서 5년전에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한국에서의 삶은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구요 서로 이제 자기 직업을 가지면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중입니다.지인이나 친구와의 관계가 거의 단절하다시피 해서 한국 와서도 아는사람이 거의 없었구요 문화차이때문에 불편한 점도 없지 않았습니다. 한국에 왔을때 나이가 젊은게 아니었기에 사실 우리부부의 나이면 이미 사회적으로 자리잡고 있어야하는데 우리는 처음부터 시작해야해서 그런부분에서 많이 불안했고 한국시스템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게 하나도 갖춰져있지 않아서 그 모든걸 차례차례준비해야 했구요. 예를들어 한국에 와서 처음해야했던게 보험가입이었습니다. 한국에 살면 무조건 보험이 있어야 한다고 그러더군요. 그리고 한국에 지인이 많이 없어 인간관계형성하는데도 애를 많이 먹었더랬습니다.

 

 

 

지금 우리부부에게는 미래에 대해 생각할것이 많은것 같습니다.

이렇게 간신히 한국에 발붙히며 살아오고 있었는데 다시 호주로 가게되는게 마냥 즐거울 순 없습니다. 젊고 자식이 없으면 우리 부부만 생각해서 마음가는데로 결정할수있지만 이제 중년이라는 나이에 생각할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네요.

 

호주로

   가고싶은 이유는 

      이런 점들 때문입니다.

 

첫번째남편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응원하고 싶어요.

 

부모님에 대한 걱정때문에 한국에 와서 새로운 일을 하고있지만 현재는 아버님께서 암 완치판정을 받으신 상태에서 항상 호주에서 했던 사업에 미련을 두고있었거든요. 남편이 젊은 날을 바쳐서 이뤄놓은 결과였는데 한순간 손을 놓고 오기는 굉장한 고민과 갈등이 있었습니다.

그런데다가 한국에서와 호주에서의 문화차이로 사람들간의 소통이 조금 매끄럽지못해서 힘들어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한국에 뿌리박힌 혈연지연우선주의, 논리적이지 못한 일방적인 갑을관계등등 이런부분들이 남편의 호주에 대한 향수를 키워왔었거든요.

 

두번째는 남편도 그렇지만 저도 호주생활이 그리워요. 

 

저희부부는 시간날때마다 여행을 가곤했는데 호주의 그 대자연경관이 너무 좋았습니다. 캠핑문화가 잘되있고 조금만 집밖을 나가도 공원이 즐비해있는 곳이에요. 나의 단골 커피집, 그리고 사이좋게 지냈던 이웃들과 친구들.. 지금도 가끔씩 연락하면서 추억을 곱씹어보고 합니다.

 

 

세번째는 우리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수있다는 장점때문입니다

 

호주는 세계에서 유명한대학이 몇군데 있거든요. 좀더 세상으로 나아갈수있는 기회를 제공하는것두 좋을것같애요.

 

네번째는 호주 이민 조건이 예전보다 완화되서 시민권을 쉽게 받을수있는 기회인것같애요

 

예전에는 시민권을 받는 직업도 한정적이고 조건도 까다로워서 신청하기 어려웠거든요.

 

 

 

하.지.만

 남편이 호주에서 사업을 하게되는것에 대한 걱정도 많습니다.

 

첫번째는 남편과 함께 당장 제가 일을 그만둘수 없는 상황이고 그만두고 간다하더라도 더 큰걱정은 호주에서의 제 커리어가 단절된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는게 두렵기만합니다. 남편이 벌고 나는 가정주부로써 충실하면 되지 않느냐라고 하실 수있지만 저는 제가 능력이 있는 한 제일을 가지고 사는것이 당연시 해왔고 그게 제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하기때문에 일을 하지 않는 삶은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두번째가족들과 헤어지는게 쉽지가 않습니다. 오랜 외국생활후에 한국에 돌아왔을때 좋은점은 가족들과 돈독한 정을 나누는 것이었어요. 부모님도 너무 좋아하셨구요. 빌딩하나 지어서 부모님과 형제들과 같이 살자는 미래계획도 세워보고 그런 나날들이었는데 다시 호주로 돌아가겠다는 말이 쉽게 나오지 않습니다.

 

세번째는 아무래도 애들 학비며 생활비며 집값등등 비용이 한국보다 비싸서 만만치 않습니다.

우리가 시민권자가 아니라 메디컬이랑 학비부분을 호주에서 혜택받지 못할것 같고 그러면 시민권을 받을때까지 또 파이낸셜부분에서 많은 어려움이 예상이 되네요. 집도 구해야 하고 차도 사야하고 등등. 지금 호주 집값이 예전보다는 내려갔다고해도 많은 부담이 될것같네요. 이것저것 알아보고있는데 한숨만 나오는 상황입니다.

한국에 있는 집도 어떻게 처분해야할지 그리고 보험이나 연금등  우리가 한국에 없는 상태에서 호주시민이 되었을때 처리가 되는 부분등등 한국에 있으면서 만들어놓은 시스템적인연결들을 하나씩 처리해야하니 고민이 되네요.

 

지금까지 우리부부의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떤 현명한 선택을 하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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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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