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구성된 가족이라고 하니
재혼가정인가? 라고 생각하시겠지만,
그건 아닙니다.
제 동생이 조카둘을 혼자 돌볼 수 없어서
2학년 작은조카는 저희집에서 키우고
제 동생이랑 중학생 큰조카는
친정부모님이랑 합쳤어요.
10년도 전에 결혼으로 독립하면서
각각 새가정을 꾸린 우리 남매와
친정부모님이 다시 가족 구성을 하게 된 거죠.
집도 이사해서 옆옆동으로 거의 붙어있구요.
원래도 친정식구들이랑은 자주 봤는데
이제는 공동육아를 하다시피하니까
거의 매일 보게 됩니다.
저는 엄마의 말씀은 엥간하면 네~하고 다 들어드리는 타입이예요.
그래서 엄마랑 저랑은 서로가 의지도 많이 하고 일이 생기면 꼭 의논하죠.
그런데 동생은 안그렇거든요.
게다가 10년 넘게 따로 살았으니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이 얼마나 다르겠어요~
그 세월을 넘어 다시 같이 산다?
같이 안사는 제가 상상만해도 불편할 것 같아요.
이렇게 생활한지 이제 6개월인데요.
저도 처음에 조카를 데려와서 키우기 시작했을 때는 엄청 힘들었어요.
물론 지금도 힘듭니다.
하지만 첨엔 더 힘들었죠.
제 아들이랑 스타일이 전혀 맞지 않는 조카.
게다가 형을 형처럼 생각 안하고
살짝 무시하는 경향도 보였던지라
아들이 엄청 힘들어했고,
사랑이 줄어드는 것 같다며 서운해하기도 많이 서운해했어요.
이제는 어느 정도 서로에게 익숙해졌고
형아우 사이에 잡혀야할 서열도 잡혔으며
조카가 가장 친밀하게 생각하는 대상이
제 아들이라고해서 정리가 좀 됐어요.
앞으로 풀어가야할 많은 일들과 문제가 또 생기겠지만요.
제 생각에 저희 가족은 이렇게 나름의 정리가 된 것 같아요.
그런데 문제는 저희 친정엄마와 제 동생과의 관계입니다.
엄마는 저만 보면 동생 때문에 힘들다.
동생은 자주는 아니지만 엄마의 어떤 면이 힘들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데요.
물론 힘들다 이야기 할 수 있죠.
그렇지만 중간에서 제 마음이 너무 불편합니다.
솔직히 저라면 친정엄마가 큰조카를 돌봐주는데,
엄마가 어떤 말을 하건 그냥 네~ 하고 다 들을 것 같거든요.
하지만 동생의 입장에선 그게 아닌가봐요.
아닌 건 아닌거다 이거죠.
저는 대부분 엄마가 나 잘 돼라고 하는 소리지
괜히 하는 말이겠어 생각하고,
그래도 나중에 돌아가시고 그때 말 잘들을 걸 후회하는 것보다
엥간한 일은 다 들어드리는 게 낫다 라고 생각합니다.
동생은 다 늙어서 엄마가 고집 부리는 게 싫대요.
그리고 가끔 논리에 맞지 않게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는 것도 싫대요.
독립해서 10년 넘게 자기가 생활하던 걸
한번에 바꿀 수도 없다고 하더라구요.
엄마 역시 동생의 마음에 안드는 면이 있어도
그래. 다 큰 자식인데 내 맘대로 되나.. 하는 맘으로
그냥 아예 신경도 안쓰고 두면 좋을 것 같은데,
같이 생활하면서 하나하나 다 신경이 쓰이나보더라구요.
게다가 사춘기가 된 큰조카.
가족의 변화와 자신의 변화.
오히려 더 자유로워진 자기의 생활.
많은 것들이 혼란스러운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큰조카를 같이 살면서 직접 돌보는 저희 엄마.
일하면서 큰 가이드라인 안에서 돌보는 동생.
학습, 심리 등등 나머지 세세한 면들을 챙기는 저.
이렇게 양육하는 사람이 셋이나 되다보니
조카를 체크하고 잔소리를 하게 되는 사람도 셋이나 되죠.
얼마나 싫을까요~
작은 조카와 우리 가족간의 관계.
엄마와 동생의 관계.
큰조카와 양육하는 어른들의 관계.
이 모든 것들이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들이라 고민이 되네요.
이제 겨우 6개월이라 아마도 더 그런 것 같긴 합니다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이 될까요?
골이 더 깊어질까봐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작성자 또이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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