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이슬아, 산문집이다.
이번에는 의도치 않은 만남이 아니라,
의도하여, 기필코 찾아내서 보게 된 책이다.
이 곳에서의 이슬아는 2018년에 책을 펴냈던 <일간 이슬아>보다
나이를 더 먹었고, 그녀가 말하는 미래의 '미슬'이다.
과연 미래이자, 현재인 미슬이가 써내린 산문집의 내용은 어떠할까.
이미 첫 도입부부터 설렌다.
책의 프롤로그에 그녀는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강연장에 서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슬아의 강의를 들으러 앉아있다.
그리고 그 청강생 중에 눈에 띄는 부채질 하는 할머니가 보인다.
그 할머니 청강생이 말한다.
"나는요. 작가님을 책으로 만났어요. 그러다가 하도 궁금해서 여기 찾아온 거예요.
오는 길에는 버스를 두 번 갈아탔어요. 내려서 걷는데 세상 꽃들이 활짝 피어 있어요.
그러면 나는 멈출 수 밖에 없지요.
멈춰가지고 꽃에 얼굴을 묻어요. 냄새를 들이마시려고요."
"그렇게 와가지고 여기 앉아서 작가님 얘기를 흠뻑 들었어요.
꽃구경만치 재밌어가지고요.
나는 정말로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 작가님이 결혼을 할까?
아이를 낳을까? 엄마가 될까? 그런 게 너무 궁금해요. 나는."
할머니의 말에 이슬아는 되묻는다.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그녀의 물음에 할머니가 대답한다.
"작가님이 꼭 결혼하면 좋겠어요. 애도 낳고요.
그럼 또 얼마나 삶이 달라지겠어요?
그럼 또 얼마나 이야기 생겨나겠어요?
나는요, 계속 달라지는 작가님의 이야기를 오래오래 듣고 싶어요."
할머니 청강생의 말에 이슬아는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절벽 같은 세상에서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된다는 게 얼마나 덜컹이는 일인지
곱씹으면서도, 누가 자기 얘기를 오래오래 듣고 싶어한다는 게 너무 고마워서.
(이슬아 산문집, <끝내주는 인생> 프롤로그 중 발췌, 재구성)
설렌다. 또 다시 재미나고도,
오래오래 읽고 싶은 책을 다시 보게 되어서.
작성자 민토
신고글 끝내주는 인생
- 욕설/비하 발언
- 음란성
- 홍보성 콘텐츠 및 도배글
- 개인정보 노출
- 특정인 비방
- 기타
허위 신고의 경우 서비스 이용제한과 같은
불이익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