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웬만해서는 화를 내려고 하지 않아요.
(10번(이상)참다가 화를 낸다는 유형인 INFP이거든요.
변명인 듯 합니다만...
10번을 참아내기까지 제 나름으로는,
많은 것들을 고려고하고 또 고려하려고 한답니다.)
화를 낸다는 것 자체가,
거기까지 도달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관계의 헝클어짐이...
묘한 상대방과의 감정싸움들이...
모두가 하나같이 제 성정에는 너무 피곤한 일이거든요.
(그런 것들을 신경 쓰고 살기에는 이미 충분히 삶 자체가 버겁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화를 내고 난 이후,
겪게 되는 감정들이 너무 처참해요.
서글픔, 분노, 열받음, 아까 그때 이런 이야기로 조졌어야 했는데...
등등의 후회...같은 거가 밀려올 때면...
나란 인간의 밑바닥은 도대체 어디까지인가,
라는 다소 절망적인 스스로에 대한 실망까지 얻게 되지요.
때문에 화를 내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이 화가 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올 때가 있지요.
이럴 경우,
슬프고도 애석하지만....
결국 저는 참아왔던 것을 폭발시켜버리고는 합니다.
그 동안 쌓이고 쌓였던 것을 상대방에서 버럭버럭 따져가며 이야기하지요.
(네, 맞아요.
참 좋지 않은.....화 내는 방법입니다.
그 누구라도, 이런 식으로 화내는 것을 당하게 되면
어마무시하게 상처를 받게 될 거예요.)
근데요.
되게 아이러니하게도....
이 화내는 순간....
저는 동시에 치밀었던 화가 스르륵, 다시 가라앉는 것을 느낍니다.
(아마, 이때가 제가 화를 가라앉게 되는 순간 같군요.)
휘몰아쳤던 감정들이 서서히 가라앉게 되고...
평상시에는 활동성이 아예 미미하던
이성이라는 놈이 갑자기 고개를 치켜들더니...
화를 내는 제게 이렇게 속삭이지요.
[이게 그렇게 화낼 일이야?]
그 녀석의 물음 한 방에,
제 속에서 난리 블루스를 치며 뛰놀던 감정이란 놈이 그대로 나가 떨어집니다.
엎어져 쓰러진 감정을 재치며 또 다른 녀석이 끼어듭니다.
그 녀석의 이름은 [현타]입니다.
현타가 직시되고, 치솟던 감정의 흐름이 끊겨진 순간...
민망함과 수치심이 느껴지면서...
활화산 같던 화가 파사사삭...사그라집니다.
갑자기 재로 돌변한 화에...
돌연 화를 더 내고자 하는 의지도 사라져버리지요.
참으로 통쾌하지 뭣도 아닌 엔딩이지요?
이러하니 웬만해서는 화를 내지 않으려는 거죠.
해봤자 나한테 이득이라고는 전혀 없는...
지나고나면 흑역사에 불과하게 되니까.
작성자 민토
신고글 INFP#10번참다 화냄#화내다 현타#화가 풀리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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