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라고 기억나지?]
핸드폰 너머에서 갑자기
누군가의 이름에 대해 묻습니다.
그의 물음에 갈곳을 잃은 동공이 흔들거리고,
미간은 좁혀지며, 등줄기에는 없던 식은땀이
한 줄 훑어내리며 흘러내려갑니다.
'아, 누구지?'
네, 그렇습니다.
전혀 기억이..........나지않습니다.
느낌적으로는 왠지 내가 잘 아는 사람 같은데...
열심히 머릿속을 굴려보며 기억을 헤집어도 봅니다.
하지만 도무지 누군지 알 수가 없습니다.
뭐라 대답을 해야 하나 싶던 그 순간...
머쓱해 하고 있던 입술이 갑자기 지 멋대로 움직여 버립니다.
"응, 기억나지."
순식간에 내뱉은 거짓말에
마른침이 절로 꿀꺽, 넘어갑니다.
그런 제 속을 알지 못하는 상대방이 반색하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나갑니다.
이어나가는 말에 적절하게 맞장구를 쳐주며
저는 또 머릿속으로 생각해 봅니다.
'누구지?'
.
.
.
위의 대화는 얼마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그리고 솔직하게 고백을 더 덧붙이자면...
여전히 저와 통화했던 이가 말한 OO이라는 이가
누군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는 거짓말을 잘 하지 못하는 편입니다.
거짓말을 하게 되면 일단 티가 많이 나요.
목소리가 떨린다랄지,
심장이 벌렁 거린다랄지...
손발이 얼어 붙는다랄지...
그럼에도 사람이기에...
어쩔 때 거짓말을 하게 되는 순간이 오게 되는데요.
대체로 제가 자주 하게 되는 거짓말은....
이번에 겪었던 상황처럼...
나지 않는 기억을 '난다'라고 얘기할 때에요.
가장 난감해 하는 순간이기도 한데...
그럼에도 이 거짓말을 자주 하게 되는 건...
기억이 난다고 하고서,
이 상황을 어서 넘어갔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커서 인 것 같아요.
아마도 INFP 특유의 회피 성향 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여튼, 거짓말은 제게 있어서
어렵고도 난해한 영역인 것 같아요.
작성자 민토
신고글 INFP#자주하는 거짓말#아, 기억나요. 근데....#누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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