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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P는 혼자 여행을 떠날 때가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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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느라 바빠서 

짧은 당일코스 여행도 다니질 못하고 

살아오느라 심히 퍽퍽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나이가 들고 아이들이 크면서 

제 삶도 변화가 생겼죠.

두녀석 다 대학졸업후 취업해서 일찍 독립을 했거든요. 

혼자 떠날 수 있는 꿈같은 시간이 주어지면서

오랫동안 꿈꿔왔던 여행이란 걸 저도 떠나게 되었습니다.

물론 가족. 친구와 함께 떠나는 여행은 더할나위없이 좋지만

작년 여름 만50이란 나이에 난생첨 혼자 여행이란걸 도전해봤어요.

누구의 의견도 묻지 않고 나만을 위한 여행. 

결혼후 항상 가족에게 맞춰주는 삶을 살았기에 

정말 내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어 

짧지만 1박2일의 부산여행을 떠났던 지난 해 여름을 추억해 봅니다.

 

 

부산행 ITX새마을호

유독 기차여행을 좋아하는지라

일부러 오래오래 타고가는 새마을열차를 예약했어요. 
5시간동안 음악 실컷듣고 영화도 보고 잠도 자고.

지겨워서 어떻게 가냐며 신랑은 펄쩍 뛰었지만

노노~~~부산도착해서도 내리기 아쉬웠던 기차여행 ㅎㅎㅎ

 

 

부산역에 도착해서 인증샷 한장 찍고

경로를 검색해서 바로 시내버스를 타고 숙소가 있는 광안리 해수욕장으로 향했죠.

정말 스마트폰이 있어 가능해진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기차를 5시간을 타고 내려 또 한시간을 달렸지만 정말 피로감 제로.

버스에서 내려 저 멀리 바다가 보이는 긴 골목길에 접어들자 

정말 10대처럼 가슴이 콩닥거리기 시작했어요.

 

 

그 유명한 광안리 해수욕장에 도착했습니다.

왜 광안리냐. 야경이 멋지기도 하지만 특히 좋았던 건

여자 혼자 묵기 좋은 숙소가 있다고 딸이 추천해주었거든요.

딸은 저랑 성향이 좀 달라서 절대 혼자 여행을 갈 생각조차 안합니다.

한층만 1인숙소이고 위로는 다 룸으로 이뤄진 숙소인데 

대학동기들과 여행가서 자기 혼자만 여자라 1인숙소에 묵었다더군요. 

공대생이라 동기가 다 남자 ;;;;;

광안리해변 바로앞에 호텔 1 이라는 좀 독특한 이름의 숙소였어요.

 

 

창이 더 크다하기에 일부러 더 높은 2층룸을 잡아 
낑낑거리며 기어올라가야했던 1인 숙소.

새하얀 미니 숙소가 너무 사랑스러웠던 곳입니다.

예쁜 체크무늬 잠옷도 빌려 주기에 너무 좋았습니다. 

 

 

혼자 튜브빌려 타고 놀기. 혼자 배달음식 시켜서 갤탭으로 영화보기. 

항상 가족들이 먹고싶은걸 주문했기에 제가 먹을걸 고르려니 결정장애가 와서

저녁 배달주문이 늦어져 배가 엄청 고팠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혼자 야경즐기며 운동하기. 혼자 조식 먹기.

모두 젊은 여행객이었지만 다들 한쪽 구석에 조용히 있는 아줌마를 신경쓰는듯 하지않아

저도 맘이 편했습니다.  저처럼 혼자 온 여자분들도 서너분 계셨구요. 

 

누구의 간섭도 의향도 신경쓸 필요없이 누렸던 나만의 여행.

나를 행복하게 하는 최고의 순간이었습니다.

심심할 틈도 없었어요. 가져간 책도 절반도 읽을 시간이 없이

너무 즐겁고 행복했던 1박2일의 부산여행.

제 인생에 있어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던거 같습니다. 

물론 아이를 낳고 키웠던 엄마의 삶도 너무 감사하고 행복했지만

기나긴 결혼생활을 지나오며 처음으로 가졌던 나만의 시간.

나라는 사람만을 염두에 두고 떠났던 이틀의 시간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네요.

서울로 돌아오는 것도 일부러 이동시간이 오래 걸리는 고속버스를 택했었어요.

편안한 프리미엄 고속버스 안에서

제가 사랑하는(^^) 젤리한봉과 책 한권을 읽으며 바라본 창밖의 아름다운 석양은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던 제 삶을 스스로 칭찬해주며 다독여준 

잊지못할 순간이었습니다.

 

 

또 떠나야지요.

올해는 다른 일정으로 인해 포기했던 혼자만의 여행. 

내 다리힘 닿는 한. 

저를 위한 행복한 최고의 순간을 오래오래 누려보렵니다. 

혼자 절대 여행을 못가는 분들도 많죠. 

다 자신의 성향에 맞게 나만을 위한 시간 꼭 누려보시길 바랍니다.

퍽퍽했던 젊은 날들을 열심히 달려 온 덕에 

이제 젊지는 않지만 제게 주어진 이 여유란 친구와 잘 지내보려구요.

마키 글 주제덕에 1년만에 다시 펼쳐본 여행의 추억으로

오늘 일요일 오후가 참으로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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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복롱인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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