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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으로 연결되는 나의 식이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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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폭식증과 거식증이 둘다 있는 심각한 식이장애를 겪고 있습니다 
 
 
폭식증이란? 
지나치게 많은 음식을 단기간에 먹어치우는 증상 
 
거식증이란? 
체중 감량을 위해 극단적으로 음식을 거부하거나 먹지 않는 증상 
 
 
저는 둘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몸이 아주 망가진 상태나 다름없네요 
이 문제 때문에 조울증도 같이 온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날씬한 몸매를 가지고 있었고 건강도 크게 나쁘지 않았어요 
그렇게 어린 시절엔 학급 또래 애들보다 날씬했고 
오히려 요구르트 하나도 다 못먹을 정도로 위가 작았습니다 
햄버거 한개를 다 먹는다는건 말도 안되는 일이였죠 
한개 가지고 하루 종일 먹었으니까요 
몇 입 먹으면 배가 금방 차서 음식 자체를 많이 먹는다는건 저한테 거리가 먼 이야기 였어요 
그래서 그런지 또래 애들보다 키도 작았고 
살이 찐다는 느낌? 그런거 받아본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중학교 올라가면서 초경을 시작했고 
초경 하다보니 체질이 바뀌었는지 식욕이 갑자기 많아졌습니다 
어릴적 저희 집은 다른 집보다 가난한 집안이었고 
다른 애들은 부모님이 친구들이랑 생일 파티 하라고 피자집 빌려서 피자도 먹이고 
집에 초대해서 치킨도 시켜주고 그러시던데 
저희집은 가난하기도 했고 외식 같은건 꿈도 꿀 수 없었죠 
 
 
제 친구들은 그 당시 유행했던 아이스크림 케이크 먹었다고 저한테 자랑을 하던데 
저도 먹어보고 싶어서 부모님께 사달라고 한번 말했다가 
엄청 혼났던 기억이 있네요 
너가 나중에 돈 벌어서 사먹으란 소리를 듣고 
저는 부모님께 뭘 사달라고 말을 못하고 지냈어요 
 
 
그렇게 저는 피자 치킨 과자 
이런걸 친구들 생일파티에서만 먹어보고 
심지어 삼겹살이랑 갈비는 성인 돼서 제가 알바해서 직접 사먹어봤네요...
아이스크림 케이크도 그토록 먹고 싶었었는데 
성인 되고나서 딱 한번 사먹어봤어요 
어릴적 집이 어려웠고 그 당시 위가 작았다가 커지면서 식욕이 늘어나면서 
먹는걸 제대로 풍족하게 못 먹었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성인 돼서 먹고싶은 욕구를 참지 못하고 폭식을 하게 되더라구요 
 
 
그 당시 대학교 CC 남자친구를 사귀게 되었고 
그 남자친구랑 저는 좋아하는 음식 취향이 거의 같았습니다 
그렇게 매일 같이 술을 먹고 먹고싶었던 음식을 참지 못해 매일 매일 배달과 외식을 반복했고 
그렇게 폭식을 하다보니 대학교 때 급 살이 18kg가 찐거예요 
저도 모르게 야금야금 살이 찌고 있더라고요 
대학교 방학 때 본가에 내려갔는데 
부모님과 동생이 제 모습을 보고 경악을 하며 
너 맞냐고 놀래시더라고요 
너 인생 포기 했냐는 소리 까지 들었을 정도니까요 
 
 
게다가 여기서 더 충격인건 남자친구랑 분명 같이 먹었는데 
남자친구는 기초 대사량이 높은건지 살이 안찌는데 
저만 18kg가 찐겁니다 
그래서 남자친구가 저더러 돼지라고 놀리면서 
너 처음에는 예뻐서 사귄건데 지금은 돼지라 싫어. 라고 하더라고요 
너가 살 빼면 다시 만날지 말지 생각해보겠다고 하던데 
참나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어서 눈물도 안나오더라고요 
차여서 기분 나쁘고 내가 돼지인게 한심하기도 하고 
 
 
그 뒤로 친구의 추천을 받아서 식욕억제제를 먹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식욕억제제는 단순 식욕억제제가 아니고 
마약류로 지정된 위험한 약입니다 
그래서 의사 처방 없이는 구할 수 없는 약인데 
어찌저찌 약을 구해서 먹게 되었고 
이 약이 부작용이 엄청나거든요 
 
 
처음에 약을 먹으면 하늘을 나는 붕 뜨는 기분이 들고 
이 약을 먹으면 뭐든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고 
그렇게 내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고 구름을 나는 기분 
마치 정말 마약이라도 한듯 기분이 날아갈듯 좋은데 
오후가 되고 약발이 떨어져갈 쯤 
내가 왜 살고 있나 자살도 하고 싶어지면서 
한없이 우울해지고 무기력해지는 그런 무서운 약입니다 
하지만 식욕 억제 하나는 끝내주게 잘 되더라고요 
 
 
저는 처음에 그것도 모르고 당장 살을 빼야한다는 생각에 
식욕을 억제하는게 힘드니까 약에 힘을 좀 빌려보자 했는데
이게 먹으면 먹을수록 제 스스로 통제가 안되고 
정신 질환같은게 오는 기분이더라고요 
기분이 확 좋아졌다가 롤러코스터 타듯 훅 하고 떨어지고 
감정 조절이 잘 되지 않아서 순간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욱하게 되고 
점점 심해져서 약을 중단 하였습니다 
그 약을 먹으며 운동을 병행해서 15kg인가 감량에 성공을 했었고 
 
 
약을 중단하면 스스로 또 살이 찔까봐 
강제로 굶고 그랬습니다 
강제로 굶다보니 탈모도 생기고 피부도 안좋아지고 
손톱에 힘도 없어지고 뭐랄까 튼튼하고 건강한 몸이 아니라 
정말 볼품없는 그런 일자 몸이 되어있더라고요 
그런데도 뚱뚱한 돼지보단 이게 낫겠지 싶어서 
먹으면 요요가 올까봐 살이 또 찔까봐 무서워서 강제로 식사를 하지 않았고 
결국 저는 거식증 증상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거식증이었다가 또 기분이 오락가락 하는 날은 폭식을 반복하고 
제 스스로 몸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다보니
위가 늘어났다 줄여졌다 하면서 위염도 걸리고 
밥 먹는 양을 줄였더니 위액이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밥 양을 조금 늘리면 또 속이 안좋아져서 토를 하게 되고 
자꾸 이런식으로 반복 하게 되면서 
지금은 건강이 최악인 상태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몸이 안좋아져서 그냥 다이어트 자체를 포기 하며 살았고 
그냥 저냥 몸무게는 밥 양을 줄여가며 유지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운동을 하지 않고 이것저것 스트레스 받는다는 이유로 폭식을 하다보니 
현재 20kg 이상 넘게 찐 상태고요 
 
 
폭식을 하지 않으면 숨이 조여오는 것 같아요 
막 이성 잃고 손에 잡히는대로 닥치는 대로 배달을 시키고 
밖에서 술을 먹고 그렇게 토하기 직전 까지 먹어요 
 
 
그렇게 먹고나서 그 다음 날은 스스로 자괴감에 빠져요 
내가 어제 왜 먹었지? 미쳤나?? 
나 정말 미친건가? 거울을 보며 욕을 해요 
너 왜먹었냐고 
너 정말 미쳐서 이렇게 먹는거니?
 
혼자 스스로 질문을 던져요 
그래 내가 어제 먹었으니까 오늘은 굶자
어제 먹었으니 오늘은 나에게 벌을 주자 
 
 
결국 하루는 폭식 하루는 굶는걸 반복해요 
그렇게 몸무게를 유지 해가고 있는데
거식증보다 폭식증이 더 심해서 
살이 점점 불어나네요 
감당 할 수가 없을 정도예요 
게다가 건강은 건강대로 망가지고 있고요 
 
 
요번에 꼭 살을 빼야한다는 목표가 생겨서 
사실 3개월 전부터.. 식욕 억제제가 안좋은 걸 알면서 다시 손을 댔네요 
그래서 3개월 정도 복용 했는데
생리불순이 시작되네요... 
이런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생리를 한달에 3번 하고..
또 감정기복이 심해지네요 
 
 
이러다 진짜 죽을 것 같아서 약을 중단한 상태인데 
약을 중단하니 식욕이 심해져서 폭식을 반복하게 되고 
너무 우울하고 내가 왜이렇게까지 망가진건가 
거울 보면 눈물도 나고 정말 죽고 싶다는 생각도 드네요 
폭식증만 사라져도.. 내 스스로 식욕을 다스릴 수만 있다면 
이런 약이나 우울감같은거 그만 느낄 수 있을 텐데 
 
 
폭식 하고 싶다는 그 충동이 제 뇌를 지배하는 게 너무 힘들어요 
제 몸을 다 갉아먹고 있는 이 충동을 어쩌면 좋을까요?
저 어디서부터 잘못 된건지 모르겠네요 
 
 
다른 사람들은 다이어트 성공도 하고 
건강한 몸매에 건강한 정신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같은데 
저만 이렇게 감정기복에 시달리고 
몸은 몸대로 망가져서 고장난 아무 볼품없는 인간이라고 느껴지고 
노력 하고 싶은데 감정 조절이 되지 않으니 스스로 무너질 것 같습니다 
저 어떡해야될까요 이겨내고 싶은데 너무힘듭니다 
정말 힘드네요 이 글을 적으면서도 눈물이 고이네요 
진심으로 너무 힘들어요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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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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