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fj_최대한 솔직하고 거짓없이 사과해요.

기본적으로 거짓말을 잘 못해요.

감정 상태가 얼굴에 다 드러나기도 하고, 거짓말이 또다른 거짓말을 부를까 걱정되기도 해서 아예 거짓말을 차단하면서 살아왔어요.

그래서 사과해야 할 일이 생기면, 구차하게 변명을 한다거나, 거짓말로 대충 둘러대고 그 상황을 모면하려 한다거나 하는 일 없이 최대한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사과하는 편이에요.

 

언젠가 친구와 다툰 적이 있었어요.

친구가 집 근처에 왔다고 얼굴 한번 보자고 했는데, 그때 제가 힘든 일이 있던 상태라 그냥 다음에 보자고 했거든요.

아, 그 당시 친구에게는 힘든 일 있어서 혼자있고 싶다는 얘기를 솔직히 털어놓지는 못했어요.

괜히 걱정할까봐요.

일부러 저를 보려고 집 근처까지 왔다는데 얼굴 보면 더 걱정할 것 같아서 그냥 돌려보내려고 했던 건데, 친구는 오해를 했는지 화를 내더라구요.

그럴려고 했던 건 아닌데 친구의 버럭하는 소리에 저도 괜히 감정이 격해져서 살짝 말싸움을 하게 되었죠.

 

집 근처인데 잠깐 보는 것도 안되냐.

지금 좀 곤란한 상황이니 그냥 돌아가주면 안되겠냐.

그 곤란한 상황이란 게 뭐냐, 얼굴 보고 얘기하자.

정리되면 연락할테니 오늘은 그냥 돌아가달라.

어쩜 그렇게 이기적이냐, 힘들게 왔는데 어쩜 그러냐.

약속잡고 만나자고 한 것도 아닌데 왜 그러냐.

친구사이에 꼭 약속 잡아야 볼 수 있는거냐.

 

이하 생략

 

그러다 토라진 친구는 전화끊고 가버렸고, 며칠동안 연락이 전혀 없었어요.

미안하더라구요.

친구 말대로 집 근처까지 일부러 찾아온건데, 저는 저 힘들다고 나가지도 않고 그냥 돌려보내다니 좀 이기적이었다는 반성을 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친구에게 먼저 미안하다고 사과했어요.

힘든 일이 있었는데, 괜히 얼굴 보면 더 걱정을 끼칠 것 같아서 일부러 피한거라고 그때의 상황과 그때의 감정들을 가감없이 솔직하게 얘기한거죠.

 

변명을 한다거나 없던 사실을 꾸며내는 걸 잘 못해서,

그냥 타임라인 정리해서 브리핑하듯 솔직하게 얘기하는게 제일 편하더라구요.

그래야 또다른 오해를 낳지 않기도 하구요.

 

사과는 최대한 빠르게, 

그리고 최대한 솔직하게.

이 방법이 저한테는 제일 잘 맞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