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로고

조카를 제가 키웠어요

https://mindkey.moneple.com/birth/3659284

결혼 11년차인데 우리 부부사이에 아이는 없어요.

결혼 전 사정이 있어서 친오빠 아들 2명을 잠깐 제가 키워야 하는 기간이 있었어요. 한 2년 정도?

첫째는 4살, 둘째는 젖먹이 였지요. 새언니 젖을 받아와서 냉동실에 얼려 놓았다가 먹이고 재우고 돌보고,, 첫째는 어려서부터 부모랑 떨어져서 그런지 눈치껏 행동하더군요. 그 어린나이에 참 착하고 말 잘듣고 어떨 땐 안쓰럽기까지 한 작은 어른이었어요.

그래도 힘에 부치고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였어서 아이들 붙잡고 울기도 하고,, 우는 둘째 내버려두고 혼자 놀이터에 나가 멍하니 앉아있다 들어오고,, 돌아오니 아이는 울다 지쳐 꺽꺽 거리는 모습을 보고 너무너무 미안하고 내 자신이 한심스러워 많이 울었던 일은 지금도 안잊혀져요. 즐겁고 행복한 일도 많았는데 못 해주고 미안한 일은 이렇게나 오래 남네요,,

지금은 고1, 중1이 된 아이들입니다.

결혼 후 아무래도 만나는 횟수도 줄고 아이들이 커가면서 할머니와 고모랑은 사이도 멀어지는 중이네요. 청소년이니 고모랑 뭔 할 말이 있겠으며 웃을일이 있겠어요. 이해하고 알고 있는데,,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고 알고는 있는데,, 최근엔 좀 섭섭해지려 합니다.

지난 어버이날에 오랜만에 만났는데 어색햐 안녕하세요 말고는 거의 대화가 없었거든요. 제가 다가가려 해도 대답도 하는둥 마는둥 하니 그게 그렇게 섭섭할수가 없더라구요. 내가 니네를 어떻게 키웠는데,, 완전 할머니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구요. 점점 뒷방 늙은이가 되어가는 기분이요,, 정말 할머니에게도 데면데면, 제게도 데면데면 딱 거기까지입니다.

힝,, 섭섭해요.

육아일기를 쓰는 언니였기에 나도 이어서 육아일기를 매일 써주었습니다. 아직도 놀러가면 그 일기장을 읽을 수 있어요. 그 때를 떠올리며 추억에 잠기다 울기도 한답니다.

내 아이도 아닌데,, 이렇게 섭섭할수가 있을까요;;

청소년 시기가 좀 지나면 오히려 더 가까워질 수 있을거라고 위안해봅니다.

0
0
신고하기
close-icon

작성자 김강쥐

신고글 조카를 제가 키웠어요

사유 선택
  • 욕설/비하 발언
  • 음란성
  • 홍보성 콘텐츠 및 도배글
  • 개인정보 노출
  • 특정인 비방
  • 기타

허위 신고의 경우 서비스 이용제한과 같은
불이익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댓글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