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났을 때 서로 호감이 있어 얘기도 많이 나누고 함께 오래 있었어요.
차 마시고, 점심 먹고, 영화 보고, 또 저녁 먹고 차 마시고.
그렇게 첫날 잘 만나고 헤어질 때,
마침 근처에 서점이 있는 걸 보더니 책 한 권을 사달라고 하더라구요?
장난으로 그러는 건가 싶었지만
멀리서 저를 보러 온 거라 내려가는 길에 보면 되겠다 싶어 사줬지요.
그게 화근이었을까요, 아니면 원래 그런 스타일이었을까요.
만날 때마다 뭘 사달라고 하는 게 너무 자연스러웠어요.
예컨대,
"아이스크림 사줘"부터 시작해서 어떨 땐 "삼겹살 사줘~"
"콜라 사줘" 등등 주로 먹을 걸 사달라고 하네요.
데이트 비용을 혼자 내기 싫어서 돌려 말하는 건가?
자기한테 다 내게 할까봐 미리부터 선수치는 건가?
그렇다고 전적으로 비용 부담을 시키지는 않았거든요.
첫 만남에서 점심, 저녁 식사는 제가 냈으니까요.
이후에도 만날 때마다 멀리서 오니까 제가 더 낼 때가 많았는데,
자꾸 습관적으로 사달라고 하더라구요.
별다른 걸 사달라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다 받아주는 건 별로인 것 같아요.
처음에는 적당히 말을 돌렸는데 자꾸 사달라고 하니까 좋아 보이지 않아서
대놓고 뭘 자꾸 사달라고 하는 거 보기 좋지 않다고 잘 말했어요.
자기가 한 살 어리니까 사달라고 장난을 치기에
"그럼 넌 누나 심부름도 좀 할래?" 이렇게 받아쳤어요.
그랬더니 그 버릇?이 조금 줄어들더라구요.
근데 정말 습관, 성향이라는 건 바뀌기 쉽지 않잖아요.
말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사달라고 하는 말이 자꾸 튀어나와요.
진지하게 얘기를 해 보니, 집에서 막내라 그렇다고 하는데,
나도 막내다 요놈아!
막내라고 다 그런 건 아니니까요.
한번은 어쩌다 결혼 얘기를 하게 되었어요.
"집은 자기가 해 올 거지?" 이러는데,
농담처럼 말했지만 평소 성정으로 보았을 때 진심이 담겨있더군요.
"응 너랑 결혼 안 해" 이렇게 받아치고 말았는데,
아마도 그 버릇 못 고칠 것 같아요.
무슨 고릿적 혼수품 요구하듯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할 것 같은 그림이 그려집니다.
작성자 행복한 베니
신고글 자꾸 뭘 사달라고 하는 남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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