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표현의 방식이 다른 그와 나.
저는 감정의 표현이 적은 사람입니다.
속에서는 온갖 감정이 소용돌이 치지만,
겉으로 드러내지를 않죠.
안좋은 일이 있어도 혼자 고민하고
남편과 의논을 하긴 하지만
그래도 좋은 방향으로 결론을 내고자
안좋은 기분을 많이 표현하진 않아요.
어제만 해도 기분이 안좋고 다운이 됐지만
아이들이 돌아오고 남편이 퇴근을 한 뒤에는
여느 때처럼 아이들을 돌보고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나의 사소로운 감정은 그냥 묻어버립니다.
남편은 감정을 조금도 숨기지 않습니다.
숨기는 것 같아도 다 티가 나죠.
조금만 안좋은 일이 있어도
세상 온갖 시름을
다 짊어진 사람처럼 다운됩니다.
어제 남편도 기분이 좋지 않았는지
안좋은 표정으로 퇴근을 했더라구요.
신혼 때는 그러면 너무 신경이 쓰여서
무슨 일이냐 묻고
기분을 풀어주려고 노력했는데요.
이제는 제가 원인이 아닌 일에는
그냥 혼자서 풀리도록 두고 있어요.
일일이 그 사람의 감정에 동조하자니
너무 피곤하더라구요.
물론 마냥 그냥 두면 안됩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묻고
살짝 기분을 풀어주려는 노력은 보여줘야 돼요.
안그러면 삐쳐요 ㅋㅋㅋㅋ
아이에게 안좋은 일이 있으면
저는 말로 풀어주고 거기서 끝내길 바라지만,
남편은 안좋은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뭔가를 사주고 일을 벌여야 합니다.
치킨 먹고 기분 풀어~ 라던지
힘낼 수 있게 장난감 사줄까? 라구요.
어후.. 따라가기 너무 힘드네요.
기분 좋을 때나 사랑의 표현도 차이가 납니다.
저는 기분이 좋아도 와아! 한번에 끝내버려요.
이또한 저는 엄청나게 기쁨을 표현할 때이구요.
적정 수준에서 기쁘다. 좋다. 라고 하면 끝입니다.
그런데 남편은 조금만 기쁜 일이 있어도
조금만 좋은 일이 있어도
파티를 해야 된다고 합니다 ㅋㅋㅋㅋ
앞서 아이가 안좋은 일 있을 때
남편이 일을 벌인다고 했잖아요.
아이에게 좋은 일이 있어도
파티를 해야 된다고 합니다.
아들도 아빠를 꼭 닮아서
작은 일에도 파티! 파티! 파티!
어후.. 그놈의 파티!!
눈만 마주치면 사랑해~ 이쁘다~ 고마워~
해야 하는 남편.
사실 그 마음을
꼭 표현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물론 말로 해주면 좋죠.
하지만 일일이 어떻게 다 표현하나요?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이런 CM송처럼
그냥 서로를 믿는
그런 마음으로만 지내면 안되는지..
일일이 다 고맙고 이쁘고 사랑한다는
표현을 하기엔
제가 너무 부담스러워요.
남편의 온갖 부정적, 긍적적 표현에
가끔은 정말 어지간히 해라! 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올 것 같기도 한데
겨우겨우 참고 있습니다.
남편은 저보고 감정 표현이 너무 적어서
어떨 때는 정말 의무적으로 대답하는 것 같다고 하는데요.
저는 정말 진심을 담아서 대답하고 표현하거든요?
때로는 속을 뒤집어서 보여주고 싶은 저.
그정도로는 부족하다고 하는 남편.
중간에서 적당히 타협하는 건 힘든 걸까요?
작성자 또이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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