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로고

나란히나란히 가지런하게 강박증

https://mindkey.moneple.com/obsessivecompulsivedisorder/25469846

저는 별로 깨끗한 편이 아닙니다. 아침 기상 후 침대 이부자리 정리 따위는 하지 않구요, 집도 엉망일때가 많습니다. 거실 바닥에 카페트를 깔아 두어 머리카락이나 먼지가 많이 붙어 있겠지만 그냥 무시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보이는 머리카락은 못 참습니다. 주워서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는데, 눈에 잘 보이지 않으면 그냥 방치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내가 꼭 신경쓰는 것들은 있습니다. 수건걸이의 수건은 반 접어 앞 뒤 길이를 맞춰 평평하게 걸어 놓아야 한다든지, 두루마리 휴지도 6칸을 꼭 떼어 세번 접어 사용한다든지, 그릇이나 냄비 벽으로 음식물이 묻어 있는 걸 못 참아서 숟가락으로 벽을 정리한다든지 하는 것들입니다. 머리모양도 내가 원하는 모양으로 잡혀있지 않으면 하루종일 신경이 쓰입니다. 아무도 내 머리카락이 이상한지 눈치 못 채는데 저 혼자만 겁나 신경 쓰이는거죠.

어렸을때부터 그랬던 것 같습니다. 교실 청소때도 분단 책상 열을 딱딱 맞춰 놓았고, 색연필도 모든색이 다같이 줄어들도록 신경써서 색칠했어요. 립스틱도 뾰족하게 모양이 잡히지 않고 평평하게 만들어집니다. 입술각질이 일어난 걸 못 참아서 항상 피가 나도록 뜯어서 상처를 냅니다. 1년 내내 입술에 상처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자신이 못 참아하는 건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하고 싶지 않아서 조용히 스스로 치우거나 바로 잡아놓게 되네요. 가족들에게는 잔소리로 강요하긴 합니다. 신랑에게 수건 가지런히, 치약 가장자리 부터, 양말은 양말 바구니에. 이 세 가지는 스스로 하도록 강요해요. 이게 강요인가 싶지만,,, 신랑에겐 강요인 것 같더라구요.

아직은 이 강박을 해결하는 게 힘들거나 귀찮지 않아 제 스스로 합니다.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지 않도록 하면 이것 또한 제 만족이 아닐까 싶어요.

0
0
신고하기
close-icon

작성자 익명

신고글 나란히나란히 가지런하게 강박증

사유 선택
  • 욕설/비하 발언
  • 음란성
  • 홍보성 콘텐츠 및 도배글
  • 개인정보 노출
  • 특정인 비방
  • 기타

허위 신고의 경우 서비스 이용제한과 같은
불이익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