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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도 중독인가요? 쓸데없는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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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저에게 생긴 새로운 고민거리입니다.

조카 둘을 돌보게 됐는데,

둘째 조카만 걱정인 줄 알았더니

첫째 조카의 심리상태가 너무 고민되네요.

 

조카가 쓸데없는 거짓말을 합니다.

나쁜 의도가 있어서 그런 것 같지는 않구요.

말도 안되는 이상한 이야기를 하구요.

금방 들통날 말을 하더라구요.

 

몇가지 일화가 있습니다.

첫째조카랑 둘째조카가 같은 학원을 다녀요.

둘째 조카 학원 마치는 시간에 데리러 갔습니다.

원래는 학원에 제가 잘 가지도 않는데,

마침 그날따라 지나는 길이었고 데리고 집에 와야겠다 싶더라구요.

그런데 선생님이 경비아저씨가 찾아서 줬다며

딸기샌드를 하나 주시지 않겠어요?

첫째 조카가 엘리베이터 안에 딸기샌드 새거를 걸어두고

잊어버리고 그냥 간 것 같다며

그걸 CCTV를 보고 찾아서 가져다 주셨대요.

참 고맙지요.

그래서 그걸 받아서 사진을 찍어서 첫째조카에게 보냈더니

아무런 반응이 없는 거예요.

보통은 아! 맞다! 이거 찾고 있었는데 어디서 찾았어요?

이런 식으로 반응하잖아요.

조금 의아해서 전화를 했죠.

이게 왜 엘리베이터에 버려졌냐고 장난으로 물었는데

대답을 못하는 거예요.

진짜로 버렸던 거죠.

새건데 말이죠.

평소 갖고 있는 용돈으로도 못살텐데 그걸 사서 버리다니..

그랬더니 그냥 그렇게 두면 어떻게 되나 궁금해서 실험을 했대요.

이게 말이 되나요?

제가 너라면 그렇게 말하는데 믿을 수 있겠어?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라고 물으니 말이 안된대요.

허허.. 진짜 헛웃음만 나오더라구요.

알고 봤더니 딸기샌드 가게는 친구네 엄마가 오픈한 가게였고,

친구한테 너네 가게 한번 가겠다고 늘 이야기했었고,

한번 들어가봤는데 딱히 살 건 없지만

그냥 나오기에는 체면도 있고 해서 아무거나 산 거였어요.

근데 그게 먹기 싫어서 그냥 버린 거였대요.

집에 들고 오면 무슨 돈으로 샀느냐 왜 산 거냐 물을테니

대답하기 귀찮고 싫어서 그냥 버린 거죠.

 

또 한번은 첫째조카의 친한 친구 엄마랑 통화를 하게 됐는데,

그 엄마가 하시는 말이

"OO이 서울로 이사간다면서요? 2월에?"

이러더라구요.

제가 무슨 얘기냐 물으니

친구한테 조카가 서울로 가고 이제 전학간다고 했대요.

그런 일 없다고 말씀드리고 조카에게 물으니

관심 받고 싶어서 그런 거짓말을 했다고 하더라구요.

 

그전에는 친구랑 O월 O일에 놀기로 했대요.

그래서 용돈도 쥐어주고 잘 놀다 오라고 했죠.

다녀온 날 어땠는지 물으니까 잘 놀고 왔대요.

그런데 며칠 지나서 보니까 인생네컷 사진이 있는데

혼자서 찍은 거더라구요.

날짜를 보니 친구랑 놀기로 했던 바로 그날이더라구요.

그날 친구랑 논 거 아니냐고 확인하니

사실은 약속이 직전에 취소되었고 혼자 놀고 왔대요.

사실대로 취소되었다고 하면 추운데 나가지 말라고 할까봐

친구랑 놀았다고 거짓말을 했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진짜 안해도 되는 거짓말을 하는 것 같아요.

그냥 솔직하게 용돈 받은 걸로 샀다.

약속이 취소되었지만 나는 놀러 나가고 싶다.

와 같이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될텐데

왜 자꾸 거짓말을 하는지 이해가 안되더라구요.

제가 어떤 일이든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자신의 감정상태를 충분히 설명해준다면

절대로 못하게 하지 않을테니

사전에 설명만 잘 해달라고 10월부터 계속 이야기했거든요.

그런데 버릇같은 조카의 거짓말은 계속됩니다.

정말 사소한 것까지도 거짓말을 해서

점점 조카를 믿지 못하게 되는 것 같아서

그것도 너무 싫어요.

 

상담선생님이랑 이야기하고 심리검사도 받아봤는데요.

기질 자체가 도덕성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대요.

잘못을 하더라도 그 때 잠시 반성하면 끝이고,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할지에 관해서

크게 생각하지 않는 게 조카의 기본 기질이라고 하더라구요.

게다가 이전에 커오는 과정에서 억눌린 게 많대요.

그렇다보니 솔직하게 이야기해도 안들어줄 것 같고

해봐야 잘안될텐데 하는 생각이 있어서 그런 거라고 합니다.

 

짧은 시간 안에 고쳐질 수 있는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아이에게 믿음을 주어야 하고

조카가 어떤 이야기든 편하게 할 수 있는 대상이

제가 되는 게 중요하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너무 고민이 되고 속이 상해서

선생님께 이거 혹시 리플리증후군 같은 거냐고 물었더니

리플리증후군과는 조금 양상이 다르다고 하더라구요.

아직 어린 아이이기 때문에 그렇게 단정짓는 것도 아닌 것 같다 하시구요.

 

조카에게 어떻게 해야 제가 푸근한 둥지가 되어줄 수 있을지.

그리고 아이의 거짓말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정말 너무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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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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