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조절장애'
<Impulse Control Disorders>라고 하며
사전적 의미로는
'스스로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정신장애'입니다.
오늘도 제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집에서 가장 가까운 카페에 가서 에스프레소를
포장해오는 일입니다.
나가기 전에 먼저 냉장고에 연유와 우유가
충분히 있나 재고를 확인하죠.
부족하거나 없으면 연유와 우유도 사 와야 하니까요.
저울을 세팅하고 컵에 연유 50g을 담아놓습니다.
나가서 포장해온 에스프레소 2샷을 넣고 잘 녹인 후
우유 165g + 얼음을 넣은 텀블러에 부어줍니다.
하루를 시작하며 10년째 하고 있는 저의 루트입니다.
네, 저는 커피 중독,
자세히 말하면 연유라떼 중독인데요.
하루라도 연유라떼를 마시지 않으면
기분이 우울하고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기분이랄까요.
냉장고에 연유와 우유가 떨어져가기 시작하면
언제 미리 사놔야 할지 마음이 불안해집니다.
유제품 가격은 갈수록 오르는데
연유라떼를 끊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수도 없이 고민하다가도
결국은 마시게 되는 거예요.
전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커피를 즐겨마시지 않았어요.
커피 종류가 그렇게나 다양한지도 몰랐고
카페에 가도 그냥 제일 무난한 카라멜 마키아토나
시켜서 먹는 수준이었죠.
그러다가 카페에서 첫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을 때
같이 일하는 친구가 이렇게 먹으면 정말 맛있다면서
연유라떼를 만들어 준 적이 있었어요.
원래 달달한 커피를 좋아하긴 했었는데
연유라떼를 처음 맛보고 정말 놀랐어요.
일반 시럽에서 느낄 수 없는 깊은 풍미와
고소하고 묵직한 달달한 커피의 맛이 정말 좋았죠.
연유라떼를 마시면 너무 기분이 좋고
일할 때도 활기차게 할 수 있는 거 같았어요.
그때부터 하루에 한 잔씩 마시게 되면서
이제는 제 일상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하루의 시작이 되어버렸어요.
사실 카페에서 연유라떼의 가격은 거의 4천 원 이상
으로 저렴하지는 않은 편이에요.
언제부턴가 매일 사 먹기에는 부담이 돼서
연유와 우유는 따로 마트에서 사놓고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만 포장해서 직접 만들어
먹고 있어요.
한 번씩 이렇게까지 해서 연유라떼를 먹어야 하나,,
자괴감이 들 때도 있어요.
사실 우유 사놓고 연유 사놓고
샷 포장해오고 저울에 양 맞추고
굉장히 귀찮은 일이거든요.
거기다 물가가 너무 올라서 지금 연유는 6천 원대,
우유는 1L가 3천 원대라서
커피만 안 먹으면 아끼는 돈이 확 늘어날 텐데
하지만 안 마시면 하루가 너무 길고 우울하고,,
어쩌다 못 먹는 날엔 성격이 굉장히 예민해지고
잘하던 일도 잘 안되고 의욕이 하나도 없는 거예요.
커피를 마시면 안 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충동적으로 나가서 사 먹을 때도 많았답니다.
그럴 때마다 아 이거 중독인가..
나 자신을 조절하지 못하는 저를 볼 때면
한 번씩 당혹감이 들 때가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중에도
연유라떼를 마시고 있는 저..
이런 것도 충동조절장애일까요?
작성자 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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