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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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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중독] 이라는 말이 적절한 표현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그 사람을 [갈등 중독자] 라고 부릅니다.

 

 

*

저희 회사에는 끊임 없이 갈등 상황을 불러 일으켜서

팀내 긴장감을 조성하고 동료들 간의 불화와 다툼을 유발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제가 볼 때 그 [갈등 중독자]는 사람들이 평화롭고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을 보는 것이

견딜 수 없이 괴로운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 사람은 나이가 적은 것도 아니고 직급이 낮은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회사 사람들은 그 사람의 말을 쉽게 무시하기가 어렵지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가만히 있어도 그룹이 형성되고

그 안에서도 더 친한 사람, 덜 친한 사람이 생기고 갈등도 생기게 마련인데

[갈등 중독자]가 끊임없이 긴장감을 조성하고 분위기를 몰아가서

회사 분위기를 어지럽히는 것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

저도 처음에는 그 사람의 교묘한 말장난에 넘어가서 동료와 갈등이 생긴 적이 있었어요.

대놓고 따지기에는 저의 위치나 입장이 애매한데 마음은 너무 불편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속만 끓이고 있었죠.

그러다가 우연히 동료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어요.

그나마 다행이었던건, 

며칠 간 골머리를 썩히며 이 일에 대해서 끊임없이 생각하다보니

어떤 식으로 말을 꺼내는게 좋을지 나름대로 정리가 된 상황이었거든요.

망설이다가 정리된 제 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는데

동료 입에서 나온 말은 정말 뜻밖이었습니다.

자기가 알고 있는 내용과 제가 말하는 내용이 너무 다른 이야기라면서요.

이야기를 조합해보니 

결론은 그 [갈등 중독자]가 우리 두 사람을 교묘하게 이간질한 상황이더라구요.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죠.

자신보다 한참 직급도 낮은 우리 두 사람을 이간질한다고 해서

본인에게 득될 것이 전혀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처음에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판단도 되지 않고

무슨 오해가 있었을 수도 있으니 저도 가만히 있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몇 번의 사건을 더 겪으면서

이상하게 그 사람 주변에는 크고 작은 다툼이 끊임없이 벌어진다는 것을 알았죠.

별 것도 아닌 일에 이상하리만큼 크게 반응하고

아무 때나 논쟁을 하려고 준비 태세를 갖추는 모습을 보고 깨달았습니다.

그 사람은 [갈등 중독자] 라는 것을요.

 

 

*

지켜보니 그 사람은 자신은 갈등 상황에서 쏙 빠진 채 먼 발치에서 지켜볼 때도 있고

자신이 갈등의 중심에 설 때도 있었어요.

어떤 상황이 되었든 제 눈에는 그 사람이 마치 갈등을 즐기는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회사에서만 이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정에서도 끊임없이 불화를 만들어 냈거든요.

제 눈에는 그 사람이 직장 동료, 자신의 가족들을 통제하고 조종하면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 희열을 느끼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다가 책임 소재가 본인에게 쏠릴 것 같으면

교묘한 말로 자신은 그 상황에서 벗어나곤 하더라구요.

제가 듣기엔 궤변과 책임 전가로 점철된 발언들인데

논리적인 척, 그럴싸해보이는 말들로 상대방을 회유하거나

때로는 윽박지르기도 하며 감정적으로 압박을 하니

제가 아는 선에서 많은 사람들은 그냥 포기하거나 좋게좋게 넘어가더라구요.

이게 말로만 듣던 가스라이팅인가 싶기도 하고

소시오패스들이 지능이 높다던데 저런 걸 두고 하는 말인가 싶을 때도 있습니다.

  

 

*

개인적으로 다행인 것은

몇 번의 사건 이후로 [갈등 중독자]는 저는 잘 건드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유를 생각해봤는데 제가 감정을 잘 드러내는 편이 아니라서 그런게 아닐까 싶어요.

저에게도 몇 차례 윽박을 지르거나 회유를 하며 저를 흔들려는 시도를 한 적이 있는데

제가 꿈쩍도 하지 않으니 저를 가지고 노는건 재미가 없다고 느껴진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회사에서 대놓고 티를 내지는 않지만 

저는 그 사람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지냅니다.

그래서 저는 그 사람이 쳐놓은 덫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지만

솔직히 마음 한 켠은 늘 불편합니다.

[갈등 중독자]의 덫에 걸려 힘들어하는 동료나 어린 친구들을 보고 제가 해줄 수 있는 말은 

"그 분 말에 너무 신경쓰지마" 라든가

"실제는 좀 다를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 생각해보면 어때?"

정도의 두루뭉수리한 말들 뿐이거든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건지, 

지금 이 정도로 좋은건지 아직 잘 판단이 서질 않아서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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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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