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것'을 좋아합니다. 참 좋아합니다.
자꾸 마시고 싶습니다. 그래서 자주 마십니다.
이런 것도 중독이라고 말한다면, 맞습니다. 저는 중독일 것입니다.
그것은 '술'입니다.
저는 처음에는 술을 멀리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저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조심스럽게 말할 정도였지요.
그런데 사람들과 어울려야 하는 상황에 점점 더 처하게 되자 술을 멀리하기 힘들어졌습니다.
사실 저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거나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술은 힘을 가지고 있더군요.
네, 이렇게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서'라는 큰 대의명분이 세워졌습니다.
술을 통하여 사람들과 같이 잘 어울릴 수 있게 되고 술의 힘을 빌려 말도 할 수 있었지요.
사람들과 분위기도 좋아지고 잘 어울리게 되었습니다.
'그것'의 힘을 톡톡히 누렸고 고맙게 받아들였습니다.
처음에는 홀짝홀짝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적당히 나누게 되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그 양과 그 횟수가 점점 많아졌습니다.
더욱이 지금은 상황이 달라지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었는데요.
그래도 '그것'과 자주 함께합니다.
사람들과 어울리기 힘들었다는, 말을 잘 못해서였다는 대의명분도 깨지게 되었는데
저는 '그것'을 놓지 못하였습니다.
어쩔 때는 힘들다는 핑계로 아침부터 '그것'과 함께하기도 했고,
밥을 먹을 때마다 '그것'을 항상 옆에 놓았으며,
저녁때는 당연하게 '그것'과 시간을 보냈습니다.
처음에는 기분도 좋아지고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 이후에는 더 우울해지고 후회하면서 제 자신이 견딜 수 없어졌습니다.
'그것'은 좋다가도 싫어지고 제 마음을 당당히 세웠다가도 우르르 무너지게 하는 기묘한 것이었습니다.
이 별 이야기 아닌, 이야기의 끝이 궁금하신가요?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예전보다 많이 마시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변명 아닌 변명을 하자면 참고 또 참으면서 매일매일 마시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마 점점 더 나아지겠지요...?
솔직히 '그것'과 절연하지는 못하겠습니다.
더 솔직히 아직은 단절하지는 못하겠습니다. 못 끊을 것 같습니다.
더욱더 솔직히 '그것'이 지금도 좋을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그것'을 줄이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그래도 부정적인 중독 상태가 되어서는 안 되겠지요.
이미 그랬을 테지만, 지금은 나아졌다고 믿고 싶습니다.
알맞은 상태가 되도록-알맞은 지점이 있다면-부정적인 중독 상태가 되지 않기 위하여 긍정적인 마음으로 더욱더 애를 써 볼 생각이랍니다.
작성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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