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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겐 쇼핑과 음식 앞에서 무너져버리는 주체할 수 없는 충동조절장애가 있습니다
다른 쪽에서는 잘 참아지던데
항상 물질적인 것이나 음식 앞에서는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네요
저는 어릴적 집안형편이 좋지 않았습니다
친구들은 하나쯤은 다 갖고있었던 인형도, 핸드폰도 저는 없었어요
엄마 나도 바비인형 사주면 안돼 ?
내 친구는 신상 인형 가져와서 나한테 자랑하던데 나도 자랑하고싶어 나도 가지고 놀고 싶어
돌아오는 엄마의 대답은 이랬습니다
안돼 그런데에 돈 못써 우리 당장 저녁에 뭐 먹을지 장봐야되는데
그렇게 쓸데없는데에 돈 못써 인형 어차피 나중에 다 쓸모없어서 버리게 될거야 참아
그렇게 저는 상실감이 큰 채로 친구한테 인형 한번만 만져봐도 돼? 나 하루만 빌려주면 안돼? 하면서 구걸했죠
어느 날 친구가 나 폰 샀다~~ 어때? 대박이지? 완전 이쁘지? 이거 인터넷도 된다? 신기하지? 라고 하더라구요
인터넷은 컴퓨터로만 되는줄 알았던 저였는데 그 작은 화면에 인터넷 창이 뜨는걸 보고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엄마한테 집에가서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어요
엄마.. 나 인형도 참고 과자도 참고 그동안 엄마가 시키는대로 다 참았는데
이번에 핸드폰은 정말 가지고 싶어.. 나 핸드폰은 사주면 안돼?
이렇게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어요
엄마께서는 저에게 딜을 하셨습니다
그래 너가 그동안 많이 참긴 했지 엄마가 못해줘서 미안해
근데 핸드폰은 너가 시험성적 전교 1등을 하면 사주는거 생각해볼게
무조건 전교1등이어야 한다 그거 아님 난 너한테 그 비싼 물건 못 사준다 라고 하셨습니다
처음으로 가슴이 두근거림을 느낀 저는 그 때부터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를 했어요
항상 낙제점수나 받던 제가 처음으로 느꼈던 의욕이었죠
그렇게 의욕적으로 공부를 하고 제가 원하던 결과 즉 전교1등을 하게 되었습니다
엄마께 당당하게 성적표를 들고 갔어요
엄마~~ 나 전교1등 했어 나 엄마가 원하는대로 전교1등 했어 잘했지??
그러니까 나 핸드폰 사주는 약속 지켜야돼~~ 핸드폰 오늘 사러가도돼? 라고 했죠
엄마는 표정이 굳어지시더니..
제가 설마 전교1등을 정말 할거라고 생각도 못하셨다는듯이...
다음을 제안하셨죠
다음 기말고사에도 전교1등 받아오면 그 땐 진짜 사주겠다 각서까지 쓰겠다고 하셨죠..
솔직히 저는 엄청 실망했고....
이 날만 기다리며 열심히 의욕가지고 공부했는데 엄마는 약속을 지키지 않으셨죠..
그땐 엄마가 돈이 없어서 그런걸 생각하기보다 그냥 왜 나랑 약속한거 어기나 원망만 했었네요
결국 저는 다시 한번 엄마를 믿어보고 다음 시험에서도 전교1등을 거두었고
그렇게 핸드폰을 드디어 손에 넣게 되었습니다
다른 애들은 조건 없이 부모님께서 과자도, 인형도, 핸드폰도 가지고싶은 물건도 사주시는데
저희집은 이렇게 형편이 어려워서 조건 없이 뭘 누려보질 못하며 자랐네요
결국 성인이 되어 제가 스스로 돈을 벌고 알바를 뛰며 용돈도 마련하고
첫 월급을 받고 사먹었던건 바로...
어릴적부터 항상 먹고싶었던 티비 광고로만 보던 아이스크림 케이크였어요
빵집에서 그렇게나 원하던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고르고 집으로 돌아가는 그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하네요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며 집에서 혼자 먹을 생각에 볼까지 빨개지더라구요
그렇게 저는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시작으로 음식 앞에서 조절을 하지 못하고 먹어대는 충동조절장애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어릴적 가난하게 살면서 아무것도 자유롭게 먹을 수 없었던 그 시절
그렇게 갈망하며 원했던 피자 치킨 아이스크림 케이크 삼겹살 등등
제가 어릴적 먹지 못했던 그 흔한 인스턴트를 닥치는 대로 먹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살이 찌는줄도 모르고 멈출 수 없었습니다
지금은 살이 많이 쪄서 건강이 악화될 수준이 되었는데
이건 아닌것같아서 정신차리고 식이요법 다이어트를 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피자 치킨 과자 삼겹살을 보면 다이어트 한다는 생각도, 외식으로 카드값이 많이 나와서 마이너스인데도,
먹어야 돼 난 저걸 무조건 입에 넣어야 돼 하며 고삐풀린 채로 먹어버립니다
결국 이렇게 먹고 위가 많이 안좋아져서 병원치료까지 받고 있는 신세가 되었네요
또 쇼핑 앞에서도 무너져버립니다
어릴 적 다들 가지고 있던 바비인형 하나 가지고 놀지 못했던 저는..
인형에 집착이 생겨버렸고, 성인이 된 지금도 인형에 집착이 심해서
다이소 가면 인형 코너부터 가거든요.. 애정결핍인지 집착인지 모르겠지만
인형 앞에 한참 서있다가 남편이 인형 못사게 말려서 결국 돌아옵니다
그리고 제가 몰래 다시 가서 인형을 사온적도 많구요
같은 인형인데 색만 다르게 여러가지를 사와서 남편한테 한소리 들은적도 많네요
집에 놓을데도 없는데 왜자꾸 이렇게 사오는거냐, 너만 사는 집 아니지않냐 너 한번만 더 사오면 알아서해라.
또 어릴적 저는 거의 같은 옷만 입고 학교를 다녔거든요
옷에 대한 충동조절이 되지 않습니다
집에 입을 옷이 있는데 일주일에 옷을 2~3번씩 삽니다
비슷한 디자인이든 같은 색이든 어? 이거 이쁘다 나 이거 살래 하면서 바로 결제하네요
그러곤 집에 쌓아둬요 다 입지도 못해요
그걸 알면서도 자꾸 사요
어릴적 못 입고 자랐던 그 시절이 생각나서 난 이제 자유롭다 표출하는 듯 충동을 조절하지 못합니다
여기서 제일 심각한건 핸드폰에 대한 집착이 심하다는겁니다
핸드폰을 보통 오래쓰면 2~5년까지도 쓰죠?
저는 핸드폰을 1년에 한번씩 어쩔땐 6개월에 한번씩 돈이 생길때마다 신형으로 바꾸곤 해요
아직 쓸만하고 폰 한번 사면 그 폰에 맞는 케이스도 여러개 구비해두고
집에 전시를 해놓습니다
뭔가 풍족해진 기분이 들거든요
그런데 그 케이스 다 껴보지도 못하고 폰을 자꾸 바꿔버리니까....
돈은 돈대로 날리고 그러네요
알면서도 고쳐지지 않네요
어릴적 너무 가지고 싶었던 갈망했던 핸드폰이라 더 그런걸까요?
내가 가져보지 못했던 것, 자유롭게 뭔가를 사보질 못했던 것, 내가 그토록 원하던 그 무엇들...
저같이 돈 이렇게 충동적으로 쓰는 사람 또 없을듯 합니다
이렇게 카드값이 항상 오버되고 저는 아침도 점심도 굶어가며 그 카드값을 메꾸네요
결국 속은 속대로 망가지고 돈은 돈대로 쓰고 제 인생에 남는건 없더라고요
그런데 더 속상한건 제 이런 충동조절장애를 어머니도 알고 계시고
꾸지람이 아닌 어머니는 울면서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이렇게 된 건 다 엄마 탓이다..
엄마가 어릴적 너에게 풍족하게 못해줘서 너가 이렇게 망가져버린 것 같다
엄마가 정말 미안하다 너에게 할말이 없다
그래도 너가 이젠 그렇게 사들이고 사먹고 싶은 충동을 너의 미래를 생각해서 줄이도록 노력해보면 어떻겠니?
저는 이 말을 듣고 부정할 수도 엄마께 내가 잘한 짓이라 말할수도 없더라구요
그 시절 엄마가 핸드폰 사주신다는 약속을 어기시고
엄마를 원망했었고
지금은 엄마가 왜 그럴수밖에 없었는지
다 이해가 가지만 그럼과 동시에 알면서도 이 충동을 누르지 못하는 제 자신이 너무 한심했거든요
쇼핑과 음식 앞에서 심해지는 이 충동조절장애를 어떻게하면 벗어날 수 있을까요?
정말 이러다 저 카드값 오버로 파산나고 다신 못 일어설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저 같은 경험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조언 부탁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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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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