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반려동식물 고민글을 올릴 때는
제목이 "동물을 사랑하는 약혼자"였는데
이번 시즌에는 "동물을 사랑하는 배우자"로 제목이 바뀌었습니다.
그 사이에 결혼을 했다는 것이지요.
이번 이야기도 저의 아는 동생 이야기입니다.
지난 시즌에도 설명드렸듯이 동생은 사춘기 시절에 방황을 많이 했어요.
성인이 되어서도 회사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했고
여러 가지 사업을 벌렸다가 말아먹기를 반복하며 부모님 속을 태우더니
지금의 부인이 된 여자친구를 만나면서 사람이 새로 태어난 수준이 되었습니다.
술도 끊고 직장도 착실하게 다니면서 열심히 돈도 모으고요.
동생에게 듣기로는 여자친구가 너무 괜찮은 사람이라
제가 농담반 진담반으로
그렇게 괜찮은 사람이 대체 너를 왜 만나는거냐고
혹시 다단계 아니냐고 물어볼 정도였지요.
너무도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가지 단점 아닌 단점이 있다면
그것은 동물을 지나치게 사랑한다는 것이었죠.
직업도 당연히 동물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고
쉬는 날은 동물 봉사, 동물 구조를 다닙니다.
임시로 보호하고 있는 동물들을 위해 주택을 구입했고
직장과 주택 거리가 제법 되는데 아침 저녁으로 들르고 있답니다.
개체수가 아주 많지는 않지만
방방마다 동물들의 컨디션에 맞춰서
온도, 습도, 빛까지 다르게 컨트롤해서 24시간 케어를 한다고 하더라구요.
덕분에 냉낭방비가 아주 후덜덜하다고....
그녀는 연애가 시작되기 전에 이 내용을 오픈했고
타협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합의가 되지 않으면 연애를 할 마음이 없다고 했었대요.
어찌어찌 연애를 시작하고 결혼 이야기가 나오게 되자
여자분은 자신이 버는 돈의 30%는 본인이 원하는 곳(동물단체 기부금)에 쓰고
나머지 월급은 모두 동생이 알아서 관리해도 상관없다고 했답니다.
결혼 전에도 이 문제로 꽤나 고민을 했었는데
결국 올해 초에 식을 올렸습니다.
결혼을 하고 나서 누군가가 마음을 바꿨다거나
누군가가 더 마음대로 해려고 한다는 내용의 고민은 아닙니다.
아내가 된 여자친구는 동물사랑과 가정일 사이에서 중심을 잡고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고
제 동생은 내뱉은 약속의 말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역시나 힘들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훨씬 힘이 드는건 사실이라고 하네요.
티는 내지 않으려고 하지만
문득문득, 기부금이나 사료값, 냉난방비로 나가는 돈이 아깝게 느껴지고
둘 사이에 아기가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결혼 전보다 훨씬 더 무겁게 다가온다고 합니다.
이미 식도 올린 마당에 이런 고민을 해봐야 아무런 소용도 없지만 말이죠..
두 사람이 현명하게 잘 대처해나가겠지요?
작성자 그루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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