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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이 두려워 키우질 못합니다.
3년전 18살까지 키웠던 말티즈를 떠나 보냈어요.
이름은 마리였어요.
제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키웠고
그 아이들이 커서 분가한 이후에도 제 곁을 지켜준 또다른 소중한 자식이었죠.
다른 개들이 수명이 10년 전후라는걸 알고 깜짝 놀랐어요.
저희 강아지는 정말 15살때까지도 산책나가면 계속 뛰어다니려 해서
제가 지쳐 목줄을 잡아끌거나 안고 들어와야 할 정도록 다리에 힘이 넘쳤거든요.
두세시간은 거뜬하게 뛰어다니는 엄청난 체력을 가졌었어요.
3키로 안팍의 왜소한 몸매에 먹성도 별로 없어서 그리 오래 산 게 희한했지만
다리가 튼튼하고 소식하는게 사람이든 동물이든 장수의 비결이라는 걸 알게 해준 녀석이죠.
같이 자고 매일을 같이 지내며 그냥 제게 있어 분신같던 녀석이 17살이 되자
점차 기운이 빠지고 눈이 탁해지고 치매기가 생겼어요.
평생 엄마인 저한테는 절대 복종이던 녀석이 어느날부터인지 저에게 으르렁 거리고 엄청 까칠해졌죠.
밖에서 무슨 소리만 나면 아무리 말려도 소용없게 막 짖던 녀석이 짖지도 않기에 늙더니 철들었나 싶었는데
그때부터 귀가 먹어서 아무소리도 듣질 못했던 거였더라구요 ㅠㅠ
그렇게 사랑하는 마리는 눈에 띄게 쇠약해졌고 치매기까지 심해졌습니다.
구석에 고개를 처박고 돌아나오는 법을 까먹어 몇시간이고 서있기도 하고
그 튼튼하던 다리에 힘이 없어 좋아하던 쇼파위에도 올라올수 없고 하루종일 잠만 자는 날이 많아졌어요.
이가 많이 빠져서 사료도 닭처럼 쪼아먹는 모습은 정말 보기가 짠했죠.
그러던 중 이제 물도 스스로 먹기가 힘들고 서있기도 힘든 날이 왔어요.
안락사를 시켜야 하나 고민햇지만 생명이 다 하는 날까지는 함께 하고 싶은 욕심에
유동식 사료를 구매해 주사기로 입에 넣어주면서 보살폈어요.
그러던 중 턱오른쪽으로 욕창이 생겼어요.
주사기로 유동식사료를 넣어주면 그 구멍으로 새나올 정도였죠.
욕창이 고통이 크다고 들었는데 말도 못하는 녀석이 얼마나 아팠을까요.
결국 더 고생시킬 수 없어 안락사를 결정한 날 오후.
엄마마음이 아플까봐 마리는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18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을 저와 함께 해준 고마운 아이에게
정성껏 장례를 치뤄주었습니다.
생각보다 비싼 비용이었지만 온가족이 지갑을 털어 마련해주었답니다.
정말 1년은 넘게 울고 살았던 것 같아요.
잘때나 거실에서 쇼파에 앉아 TV를 볼 때면 항상 옆에 있어주던 그 존재의 부재.
너무 허전하고 보고 싶었죠.
사랑은 다른 사랑으로 잊혀진다는 하림의 노래가사처럼
다른 강아지를 키워 볼까 고민도 했지만
보낸 그 아픔이 너무 커서 쉽사리 결정할 수 없었어요.
지금도 운동하러 산책길로 나가면 수도없이 같이 뛰어다녔던
추억이 되살아나서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하늘나라에선 아프지 않고 잘 살고 있겠죠?
아이들도 다 분가해서 집안이 넘 적적하지만 쉽사리 입양을 맘먹지 못하고 있어요.
출근하느라 항상 외롭게 햇던 미안함도 커서 제가 종일 같이 있어줄 수 있을때
입양을 해야하지않을까 싶구요. 하늘나라에서 마리가 서운할까 싶기도 하답니다.
이제 겨우 이별의 상처가 좀 아물어졌는데 그 힘들었던 1년여 시간이 너무 무서워서
더 입양이 겁납니다.
빨리 아픔이 사라져서 편안해졌으면 싶습니다.
마리야 보고 싶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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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복롱인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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