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키 사운드 중 '세로'님의 "새벽의 고요함"을 듣다 보면 아주 오래전 추억이 생각납니다.
새벽의 고요함은 세상의 모든 소음을 잊게 해 주고, 새벽 공기의 차가움은 정신을 맑게 깨워주고 몸이 살아나게 합니다. 그러나, 새벽의 고요함은 아픈 추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녀와 헤어진 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녀의 얼굴과 목소리가 마음에 잔상처럼 남아있습니다.
그녀와 나는 교회에서 만났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무렵 기독교 계열 학교라 의무적으로 교회에 가야 하는 과제가 있었습니다.
그녀를 처음 본 순간 뛰었던 심장 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말도 제대로 걸지 못하고 그저 같은 고등부 소속 사이임에 감사하며 교회를 열심히(?) 다녔습니다. (덕분에 성가대에 주일학교 교사까지 했었네요.)
교회 목사님의 장녀였던 그녀가 매일 새벽기도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도 새벽기도에 참석하였습니다.
그녀도 새벽기도에 참석하는 제게 관심을 보였고 새벽기도를 마치고 그녀를 집에까지 데려다주는 시간은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사귀게 되었고 함께 공부하고, 함께 놀고, 함께 사랑했습니다.
그녀는 내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었고, 그녀와 함께라면 언제나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집에서 50분 거리를 걸어 새벽기도에 참석하고 집으로 가는 그 시간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그러나 3학년 겨울 방학 무렵 목사님 가족이 호주로 이민 가게 되면서 우리의 사랑은 그렇게 끝났네요.
그녀와 헤어진 후, 오랫동안 힘들었던 기억입니다. 못 피우던 담배도 배웠고, 술도 자주 마셨던 시기였었네요.
이제는 새벽기도도, 교회도 다니지 않지만, 새벽 운동을 위해 집을 나서다 가끔 그녀가 생각납니다.
새벽 공기의 차가움과 고요 속에는 그녀의 따뜻한 숨결이, 그녀의 맑고 깨끗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새벽의 고요함"은 그녀와의 추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벌써 40년도 넘은 어릴 적 추억이지만 첫사랑이라 더 생각 나는 것일까요?
※ 사진은 새벽 운동 중 촬영한 것입니다.
작성자 몸로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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