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요즘 맘이 약해지시더니 돌아가신 할머니 백수연이 다시 보고 싶다셔서 몇일전부터 찾아보았는데 보이질 않았다.
분명히 잘 둔거 같긴한데 일반 CD크기는 아니고 그 반토막 만한 CD가 어디로 갔는데 도통 보이지는 않고 급하게 제주도 계신 삼촌에게 연락을 해서 오늘 파일로 받아보았다.
우리 할머니는 101살로 장수하시고 돌아가셨고 벌써 7년이나 지났지만 사진으로 만난 할머니가 너무 젋고 정정해 보여서 아직도 살아계실 것 만 같은 생각에 나도 급 눈물이 났다.
파일을 보내주기 전 삼촌이 2시간 동안 영상을 보다가 많이 울컥하셨다고 하셔서 아 삼촌도 엄마 생각이 많이 나시겠지.....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영상을 보다보니....아!! 삼촌이..... 할머니 때문만은 아니고 영상을 보면서 많이 우셨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 이유가..........
영상 속에 있는 많은 사람들 중 지금 세상에 없는 이가 할머니 뿐이 아님을 깨달았기 때문
그 7년이라는 세월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인데 그 속에 건강했던 이들 중 벌써 4명이나 부재하다는...
그 중에도 삼촌은 건강했던 첫째아들이 급성백혈병으로 작년에 세상을 떠났으니....그 영상 속에서 만난 아들의 모습에 얼마나 슬픔이 밀려왔을까..
영상 속에선 저렇게 건강하게 웃고 있는데...... 노래도 부르고 할머니도 업어드리고 춤도 추고 있는데......
가족들의 오래된 사진 속에서 발견한 아이들의 어릴적 모습들 보며 얼마나 생각이 많이 나셨을까..
할머니는 오랫동안 서울에 떨어져 살았던 우리 형제들보다는 같이 살며 보살피던 그 첫 손주를 유독 이뻐라 하셨었는데..
젊어서 남편을 잃었고 큰아들인 우리 아버지를 먼저 보내고 둘째며느리도 먼저 보내셨던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거짓말처럼 갑자기 막내삼촌과 제일 예뻐했던 큰손주도 세상을 떠났는데 할머니가 몇 년 더 사셨다면 그 슬픈일을 또 겪으셔야만했겠지.
자식을 먼저 앞세우는 슬픔보다 큰 슬픔은 세상에 없다고 하는데 삼촌이 그 영상을 보며 어떤 생각이였을까 문득 생각이 깊어졌다.
언니를 잃고 평생을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엄마가 오래된 영상 속 스쳐지나가는 사진 속에 언니 얼굴을 보며 또 많이 울거 같아서 나는 갑자기 이 CD를 감추고 싶어진다.
언니가 세상을 떠난지 벌써 31년이나 되었는데 엄마 맘 속에서 언니는 아직도 23살의 생떼같은 못해준 것만 기억나는 마음 속 대못같은 존재.........
언니가 아팠던게 엄마 탓도 아닌데 잊을 수 없겠지만 이젠 맘편히 보내주면 좋으련만.....
80이 되버린 엄마는 아직도 언니 때문에 편히 주무시질 못한다.
언니가 저세상에서 엄마를 천천히 기다려주길~ 엄마를 좀만 더 지켜주길......
https://cashwalk.page.link/TS1ZWRExYPdnyxSG6?soundType=single&soundId=10268&service=mindkey
엄마의 잘못이 아니예요........ 죄책감을 떨어버리고 남은 인생을 사셨으면 좋겠어요.
언니가 엄마 우는거 싫을거예요............
사운드 제목이 너무 엄마에게 혹은 나에게 그 누군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라 와닿아서 듣고 있는데......
그냥 오늘은 모른척 엉엉 울고 싶네요..........
작성자 프카쟁이
신고글 핑크 에이드, 마음의 위로를 주는 곡,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엄마의 잘못이 아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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