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는 나의 사랑스런 조카 소금에게.
아직도 기억이 나.
한창 날이 덥던 7월이었지.
예정이었던 그 날이 성큼 다가왔고,
네가 이 세상에 갑자기 툭, 하고 나타나서는
그 서럽디 서러운 울음을 마구 터뜨리는데도...
너를 바라보는 모든 이의 입가에는 미소가 방긋방긋 지어졌지.
이토록 사랑스러운 너를 만났던 그 순간.
그 찰나의 순간에 함께 하였다는 사실이....
이모는 너무도 감사하단다.
그 생기다 만,
조그만 입술을 한 없이 오물오물 거리면서
도무지 알아 들을 수 없는
너의 언어는 정체되었던 우리 가족의 새로운 숨구멍이 되었단다.
그런 너를 품에 안을 때면....
이모는 정말이지 세상 때문에 거칠거칠 해진 표피가
너의 여린 속살에 녹여져 엄청난 위로를 받고는 해.
그런 네가 하루, 하루 무럭무럭 자라나면서....
이모는 말이야.
한 가지 목표가 생겼단다.
옛말에 이런 말이 있어.
아이 하나를 제대로 키워내려면 마을 공동체 전체가 도와야 하는 거라고.
구심이 되고, 아이의 길잡이 노릇을 하는 것은 분명 부모가 맞지만...
그에 걸맞게 아이에게 좋은 사람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옳게 살아가야하는 지를 가르쳐 주는 것은
주변의 사람들이라고.
그래서 너라는 존귀한 존재가 잘 자라나게...
이모는 좋은 어른이 되고 싶어졌어.
이렇게 써놓고 보니 되게 창대하고도, 막연한 꿈처럼 느껴지지만....
생각해 보면 막연한 것도, 창대한 것도 아니야.
소금아, 좋은 어른이 된다는 건 말이야.
사실 소소하고도, 아주 단순한 것일지도 몰라.
이모가 생각하기에 좋은 어른이 된다는 건...
누군가의 말을 잘 경청하는 사람이 아닐까해.
그래서 잘 들어보고 싶어.
그 사람이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그 진심이 무엇인지...
그 속을 잘 알아챌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그래서 지금도 네가 하고 있을...
의미조차 알 수 없는....
옹알옹알 거리는 그 수많은 너의 언어를 제대로 알아 듣고 싶어.
그리고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세상의 언어가 아니라
너의 언어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그렇게 우리가 너의 언어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나는 아마 널 더 많이 사랑할 수 있게 되겠지.
보다 너를 이해할 수 있을 테고.
보다 너의 마음을 알 수 있을 테니까.
그래서 이따금 바라기도 해.
네가 좀 느릇하게 자라주기를.
이 순간이 조금만 더 오래 가기를 바라기도 해.
하지만 이건 이모 욕심이겠지?
소금아.
네가 무럭무럭 자라나듯,
이모도 목표한 바대로 무럭무럭 좋은 어른이 되도록...
양 귀를 한껏 열고 경청하는 사람이 되도록 해볼게.
그래서 너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이들의 말 조차도
귀가 아닌 마음으로 들어보도록 노력해볼게.
그렇게 사랑하며 살아가도록 할게.
우리 소금이가 살아갈 세상이 보다 따스해지게..
보다 좋은 어른들이 많다는 걸 보여줄 수 있게.
사랑하는 소금아,
이 세상에...
우리 곁에서 태어나 줘서 고맙다.
-소금을 사랑하여,
좋은 어른이 되고자 하는 이모가.
202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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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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