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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가고 싶은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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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하는 타임슬립물을 볼때마다 나도 내 인생의 언젠가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리고 나도향의 "시간" 이라는 노래를 잊을만 하면 흥얼 거리며 그때를 생각하곤했다.

 

집사람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나의 풋풋했던 이십대에 서로가 난초를 다루듯이 조심스러워하는 사이였던 사람이 있었다. 그녀는 국문학을 전공했고 국어 선생님이 꿈이였다. 나는 별볼일 없는 백수의 길 초입에 서 있었다. 그녀는 시험공부를 해야한다는 핑계로 나를 도서관에 끌고가서 같이 공부를 하자고 했다.

 

나도 별반쓸모는 없지만 그래도 수도권 4년제 대학 졸업생 이였지만 도서관의 의지는, 공기는, 온도는 내방 침대보다 아늑했다. 한참을 자고있는데 그녀가 잠좀깨리며 Mp3플레이어의 이어폰 한쪽을 내귀에 꼽았고  거기서는 나를 더욱 졸립게 만들 클레식 음악이 흘러나왔다. 

 

그때는 뭔지 모르게 졸렸기도 했지만 기분이 이상했다. 그녀는 자신이 착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고 나는 그녀가 날 더 사랑해주는 느낌이였다. 그래서 나는 공부와는 상관없이 클레식을 듣시시작했다. 혼자있어도 그녀 냄새가 났고 같이있는 기분이 들었다.

 

결국 그녀는 임용시험에 붙지 못했고 나는 이러저러하여 운좋게 지방에 있는 중견 기업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녀의 임용공부는 동네 보습학원 강사를 하는것 말고는 어디에도 쓸 일이 없었고 매우 허망하듣 반년을 보냈다. 그녀는 더 이상 착해지는 음악을 듣지 않았고 나는 더 이상 주말 마다 올라올 필요가 없어졌다.

 

 

지금은 다른 사람과 결혼해서 잘 살고 있지만 가끔

그때의 생각이 나곤한다. 그녀가 시험에 붙었다면 어땠을까....우리는 평생 착해지는 음악을 같이 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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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뽀얀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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