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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고 싶은 순간, 너와 처음 만난 날....

https://mindkey.moneple.com/radio/15420463

 

 

그때가 8월 15일이었어. 

 

8월 15일은 여러모로 의미있는 날이야. 

그 날은 역사적으로 대한민국이 광복을 하게 된 날이고, 

그런 날 치고는 날이 더운 8월의 중순이었고.....

덕분에 그 세월을 지나쳐 태어난 우리들은 광복절이라는 이름으로 그 날을 기념하며, 

달력 속에서 빨간색이 칠해진 것을 보게 되었지. 

 

그리고, 

 

그 날은 K, 너와 처음 만났던 날이기도 해. 

 

 

 

 

너와 만났던 날, 

나는 새하얀 와이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있었어. 

인내심을 갖고, 겨우 겨우 길러내어 어깨 위에 겨우 닿았던 머리카락은

위로 끌어 올려 둥글게 말아 찡긋, 묶어놓았지.

그래서 내 목덜미가 드러나게끔 말이야. 

 

 

우리가 보기로 한 곳은 인사동 부근의 칼국수 집이었어.

우리의 약속 시간은 7시였지만, 

너는 예상치 못한 변수로 길을 잘못 들어서는 바람에 아직 당도를 못하고 있었어. 

 

나는 이 자리를 주선해 준 친구와 함께

내키지도 않은 물을 계속 마셔대며 자동적으로 열려대는 문 쪽을 흘끔흘끔 쳐다봤어. 

 

사람들이 왔다갔다 할 때마다, 

자동적으로 문이 열릴 때마다, 

얼마나 설레고, 떨렸는지 몰라. 

 

지금와서 하는 말이지만...

그 날, 칼국수를 먹자고 한 것은....

인연을 길게 이어나가려면 국수를 먹어야 된다는 신빙성은 떨어지지만,

묘하게 그래야만 할 것 같은 말을 들어서야. 

 

왠지 그래야 너를 길게, 오래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어쨌든, 이윽고 사람들이 왔다갔다가 거리는 사이에 가게 자동문이 또 열렸어.

이번에도 나는 보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흘끔, 거리며 보게 되었지.

그리고 열린 문 사이로 나타난 너와 눈이 마주쳤어. 

 

처음 만난 날이었는데도, 눈이 마주친 순간, 너라는 걸 바로 알았어. 

 

눈이 큰 너는 웃을 때 반달 모양이 되어 지며 눈꼬리 끝이 휘어져. 

그게 너무 예쁘지. 그래서 나는 네가 웃을 때가 좋았어. 

 

그리고 그 날도 너는, 내가 좋아했던 그 웃음을 지으며 다가와 말했어.

 

"안녕하세요?"

 

그냥 인사였을 뿐이잖아.

근데 그것 뿐인데도 왠지 참 많이 따스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참 많이 다정하고, 참 많이 설렜어.

 

너와의 그 만남이, 그 시작이었던 그 순간이...

때때로 기억이 날 때면 나는 작은 숨구멍 하나를 발견하는 듯 해.

 

그래서 말이야. 

 

K, 만약에 다시 돌아가고 싶은 순간으로...

누군가 데려다 준다고 한다면...

그럴 기회를 주겠다고 한다면....

 

나는 너와 처음 만났던 그 날, 그 시간, 그 장소 속으로 돌아갔으면 해. 

 

다시 그 날로 돌아가 나를 따스한 눈길로 바라보며 

그 설레는 미소를 짓던 너를 처음 마주할 수 있었던 그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어. 

 

비록 그 순간이 아주 짧을 지라도. 

 

 

 

링크 : https://cashwalk.page.link/zW97PZRwWKhvVL8HA?soundType=single&soundId=10803&service=mindk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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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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