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해 환갑이다. 짧지 않은 세월을 살아왔고 이제 남은 생은 살아온 세월의 절반도 되지 않을 것이다. 살아온 시간 보다 살아갈 시간이 짧은 이는 과거에 대한 회상이 잦은 편이다.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보다 슬프고 후회되는 기억이 더 많이 생각난다. 그중에는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순간과 할 수 있다면 그때로 돌아가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하고 싶은 순간이 있다.
마인드키 'Lila'님의 "가을 발걸음"을 듣다 30년 전 어머니의 환갑날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아버님이 일찍 돌아가시고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공장에 다니며 홀로 우리 형제를 키우셨던 어머니. 동네 아주머니들이 봄나들이니, 단풍 구경이니, 철 따라 여행을 가도 "나는 돌아다니는 게 싫다"고 하시며 마다하셨던 어머니. 그런 어머니에게 매년 생신날이면 "취직하면 팔도유람 시켜 드리겠다"고 큰소리쳤던 나였다. 그러나 취직하고도 여행은 보내드리지 못했다. "네가 고생해서 번 돈인데 허투루 쓸 수 없다"며 마다하시는 어머니 고집에 그러면 환갑 때 가족여행 가자고 못 이기는 척 넘겼었다.
시간이 흘러 어머니의 환갑이 되었을 때, 신혼에 첫아이를 가진 상태라 여행은 힘들다고 애 낳고 서너 살 되면 가자는 어머니의 말씀에 또 여행은 가지 못했었다. 그러나 정작 여행을 갈 수 있는 시간은 오지 않았고 2년 뒤 어머니는 암으로 돌아가셨다. 나는 그때가 너무 후회된다. 내가 좀 더 고집을 부렸었다면, 내가 모시고 여행을 다녔더라면, 내가 좀 더 다정한 사람이었으면……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이 후회는 지워지지 않는다.
만일 그때로 돌아간다면 어머니를 모시고 전국을 다니고 싶다. 세상에는 아름다운 곳, 좋은 것, 맛있는 것이 많다고, 보시고, 느끼시고, 맛보라고 하고 싶다.
엄마가 너무 보고 싶다. 나! 다시 돌아갈래ㅠㅠ
작성자 몸로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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