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로 다시 돌아가고 싶냐고 물어보면
아무런 주저없이 아이들의 어린 시절
우리 아버지가 건강하신 시절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무슨 일에 대한 욕심이 그렇게 많았는지 휴직을 2년 신청하고 1년만에 복직해서 큰애를 시골로 보냈습니다.
어릴때부터 시골에서 자랐던 첫째 요즘 저장해 놓은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 제가 기억이 나지 않는 이쁜 모습들이 많더라구요.
그 이쁜 웃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 남편이랑 참 바쁘게 살았습니다.
우리 부부의 일주일 루틴은
수요일 일찍 마치면 기차 타고 시골 가서 얼굴 보고
목요일 새벽에 출근하고 금요일 퇴근해서 시골 가서 아이와 함께 보내고 월요일 새벽에 시골에서 출근
우리가 가는 날 새벽이면 귀신같이 일찍 일어나서 입구에서 눈물 뚝뚝 흘리던 큰애의 그 모습은 아직 너무 생생합니다.
5년을 매일 그런 루틴으로 살았던 우리 부부
중간에 둘째가 태어나면서 엄마가 우리집에 와서 애들을 키워주셨지만 그 시간이 부모님께는 아픔의 시작이네요.
제가 복직을 일주일 앞둔 2007년 7월10일 시골에 혼자 계시면서 소를 키우시던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지셨지요.
다행히 휴직을 한달 미루고 한달동안 아버지와 병원에서 살았습니다.
종합병원에서 한달만에 퇴원하셔서 6개월은 집근처 한방병원에 입원해서 재활을 받았네요.
다시 돌아가고 싶은 순간
제가 우리 애들을 키웠으면 부모님의 좋은 시절이 그렇게 힘들지 않으셨을텐데
두분이서 같이 시골에서 살았으면 그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그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한번씩 그런 이야기를 하면 아버지는 느그들 키울때는 몰랐는데 애들 키울 때 그리 행복했다고 하십니다.
엄마도 우리 아이들 너무 지극정성으로 키우셔서 글로 다 표현을 할 수 없지만 남편은 제가 키워도 절대 어머님 처럼 키울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좋아하시는 일일연속극도 안보시고 하루에 책 읽어주기는 기본 색칠공부 만들기 노래부르기
큰애 3살때는 영어 공부도 하셨습니다.
시골분이 열정이 얼마나 대단하셨지요.
다시 돌아가고 싶은 순간
제 아이들을 제가 키우고 싶은 욕심이 아니라 아이들 키운다고 너무 고생하신 우리 부모님 좋은 시절
애들 키운다고 친구들과 여행도 못 가시고 요즘 거동도 힘드시니 부모님의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해집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부모님의 잃어버린 시간만큼 좋았던 점도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병환으로 가족간의 사랑과 우애는 더 끈끈해졌고
아이들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너무 애뜻하고
저뿐만 아니라 오빠들도 부모님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 시간이 아니였으면 제가 아버지의 손을 잡고 팔짱을 끼고 다닐까?
내 살기가 바빠서 부모님을 그렇게 생각하는 여유가 있었을까?
가족과의 여행을 계획하고 실천을 했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기에 더 잘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립뮤님의 잃어버린 시간을 들으면 그때의 기억도 나면서 애틋함에 마음이 찡하네요.
할아버지 할머니의 껌딱지 손녀들
아버지가 편찮으시니 더 자주 모였던 우리 가족들
매년 모시고 여행을 다니는 우리 가족들
요즘 단짝인 둘째에게 다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을
물어봤더니 시골에서 살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하더라구요.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 순간들이 좋았고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립뮤님의 잃어버린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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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희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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