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한푼 들이지 않고도 행복하기

 

저희 엄마는 네잎클로버 찾기 달인이세요.

제가 어릴 때부터 풀밭만 있으면 네잎클로버를 찾느라 여념이 없으셨던 기억이 나요.

몇 분 지나지도 않아서 두 손 가득 네잎클로버를 따오셔서 저한테 선물해주셨어요.

예전에는 같이 산책하다가 엄마가 네잎클로버를 찾기 시작하시면 조금 짜증을 낸 적도 있어요. 산책 흐름이 끊긴다구요ㅋㅋ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어느 순간부터 저도 같이 네잎클로버를 찾고 있더라구요.

선선한 바람이 부는 휴일날 풀밭 근처를 어슬렁거리면서 클로버를 살펴보고 있자면

어느 순간 네잎클로버가 안녕? 하고 고개를 내밀어요.

그럼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몰라요.

 

네잎클로버를 찾는 순간도 행복하지만

한동안 펼쳐보지 않았던 책 한귀퉁이에서

예전에 꽂아둔 네잎클로버를 발견할때는

꼭꼭 숨겨둔 행복을 다시 찾은 것 같아서

살며시 웃게 되더라구요.

 

 

최근 들어서 엄마가 눈이 많이 나빠지셨는지 클로버도 찾으려고 오래 들여다보고 있기 힘들다고 하시는데

어릴 때 엄마가 저에게 행운을 선물해주셨듯이

이제는 제가 대신 찾아서 엄마에게 행운을 선물해드리고 있네요.

 

PINO님의 가을의 공기를 들으면서 

아침 산책을 다녀왔는데 

짜잔하고 클로버가 고개를 내밀어줬네요.

 

 

제가 찾은 네잎클로버 보시고 여러분께도 행운이 찾아오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