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관계라고 할 만한 게 없고 연락을 안하는 나

 

 

 

저는 대인관계라고 할 만한 게 없습니다.

왜냐하면 주변에 연락을 잘 안하거든요.

 

지금 연락하는 사람?

가족은 일단 빼야겠죠.

제일 친한 친구 1명.

아이 친구 엄마들 서너명.

그게 전부입니다.

 

아이 친구 엄마들도 단톡방 만들어놓고

필요할 때 톡하는 그런 사이입니다.

그렇다고 내적 친밀도가 없는 건 아닙니다.

저는 내적 친밀도가 있어야

그런 단톡방도 만들어놓기 때문이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적으로는 그렇게 친밀하다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연락을 잘 안합니다.

저는 굳이 필요한 말도 없는데

연락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명절이나 연말이 되면 보내는 인사말.

저는 전혀 안해요.

원래는 했었는데요.

그 또한 친한 주변 몇몇들에게만요.

그런데 평소 연락도 잘 안하고

친하지도 않던 사람들이 그런 연락이 오니

저는 되게 이상하더라구요.

진짜 궁금하지도 않으면서 연락을 왜 하는 거지?

그냥 사람 관리차원에서 하는 건가?

그런 관리 안에 내가 왜 들어가야 하지?

그렇게 생각하게 되니

저는 그런 연락을 점차 안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특별한 날에

연락하고 받고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리고 제가 시간이 되어도

주변사람들에게 만나자는 이야기를 안해요.

오래 안만났는데 한번 만날까? 생각이 들다가도

일단 나가거나 준비하는 게 귀찮구요.

혹시 내가 연락을 했는데

상대방이 안된다고 하면 어떻게 하지?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지만 상대방이 먼저 연락을 해서 만나자고 하면

저는 시간만 허락이 된다면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그건 제 마음과 상대방의 마음이 통했다는 뜻이니까요.

이보다 기쁜 일이 어딨겠어요?

 

저는 이게 전혀 문제가 될 것도 없다 생각했는데요.

그래도 조금 걱정이 되는 건

나중에 나이가 더 들어서

진짜로 연락할 사람이 아무도 없을까봐서입니다.

 

남편도 사람 만나는 걸 엄청 좋아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저와 10년을 넘게 살면서 바뀌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가족끼리, 남편과 뭔가를 하는데..

나중에 정말로 단둘이 놀아야 된다거나 할 때

재미가 없으면 어떡하죠?

더 먼 훗날 남편이 없으면 어떡하죠?

남편이 풀어줄 수 있는 게 있고 아닌 게 있는데,

아닌 일이 생겼을 때 아무도 없다면?

제가 이런 식으로 대인관계를 하다가

나중에 진짜 연락할 데도 없이 혼자가 되면..

사람일은 모르는 거잖아요.

내가 진짜 주변에 아무도 없었던 적이 없으니

아직까지 느끼지 못하는 걸수도 있는 거구요.

 

 

 

 

사실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부러워할 때도 있습니다.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안돼서

늘 먼저 연락하고 외출을 하는 사람.

그리고 우연히 만나도 엄청나게 큰 리액션으로

반가움을 표현해서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사람.

저처럼 연락을 하진 않지만

늘 무리의 주축이 되어 인기 자체가 많은 사람.

온화하고 다정한 말투와 분위기로

주변인을 안정시키고 만나면 포근한 사람.

 

이런 지인들을 보니까

각자가 큰 매력과 장점을 갖고 있구나 싶어요.

사람 자체로 매력이 있기 때문에

대인관계 자체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경우도 있고.

대인관계에 신경을 쓰기 때문에

미리미리 관리하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저는 이 두가지 모두 해당하지 않아서 ㅎㅎ

그렇다면 노력이라도 해야 되는 게 맞는 건지.

마음에서 우러나지 않는데

노력을 한다고 되는 게 맞는 건지.

 

대인관계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집에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것이 좋아서

주변에 연락도 잘 안하는 저.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