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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통장애]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이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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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겐 말 하는 것이 무섭고 어려운 의사소통장애가 있어요.

지금도 여전히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이 두렵습니다.

 

유치원 때까지는 이런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어요.

아니 이런 두려운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었어요. 

기억나는대로 적어볼게요. 

유치원 때 학예회? 같은걸 하죠 

친구들 앞에 서서 춤을 추고, 노래도 하고, 발표도 해요.

이 때는 어려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두려운 감정이 없었던 듯 합니다.

그런데 초등학교 입학하고 나서 남자애들한테 괴롭힘을 당한적이 있어요. 

저한테 직접적인 폭력을 가한건 아니었지만 말하는 걸로, 목소리 톤 때문에, 생김새로.

낄낄낄 거리는 웃음소리, 손가락질 하는 그 손 짓, 수군대는 그 작은 목소리들이 합쳐져서 저를 괴롭혀왔어요

 

여러번 겪다보니 저에게 알게모르게 스며들었던건지 영향을 받게 되었어요.

사람들 앞에서면 두려워져요.. 손 발이 벌벌 떨리고 목소리까지 떨리게 되고요.

얼굴이 새빨개져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더라고요....

당당하게 말할 수 없었어요.. 다 저만 쳐다보는 것 같고 말이 나오질 않아요.. 

 

초등학교 때 선생님께서 ㅇㅇ아~ 너가 한번 이 문장 읽어볼까? 라고 하면..

순간 머리가 하얘지고 손에서 땀이나기 시작해요.

어찌저찌 간신히 읽고나면 심장이 터질듯 합니다...

장기자랑? 그런건 절대 꿈도 꾸지 못해요... 

사람들 앞에 서기만 하면, 조용한 적막 속에서 제 목소리만 딱 들리는 그 상황이 되면 저는 무너져내릴 것 같은 기분이거든요. 

그 상황이 되는 순간 구역질이 나올 정도로 힘들어요..

 

중학교에 올라가고 그 때는 남녀공학이 아닌 여자들만 있는 학교였는데..

남자애들이 없어서 괜찮겠지. 싶었는데 전혀 아니었어요.

여전히 발표 시간이 되면 제발 내가 발표 안걸렸음 좋겠다... 제발 내 이름 불리지 마라.. 

혼자 속으로 빌고 또 빌었어요.

어쩌다 발표 하는 시간이 되고 제가 발표를 하게되면... 

진짜 눈물 나올 정도로 머리가 아프고 순서가 되기전에 심장이 쿵쾅거려요. 

발표 시간 되고 선생님께 그냥 저 안할게요 죄송합니다 저 못하겠어요 그냥 0점 주셔도 돼요 하고 밖으로 뛰쳐나간적도 있어요....

결국 교무실로 끌려가서 혼나고 점수는 점수대로 0점 받고.... 

주위 친구들은 쟤 왜저래? 별나다.. 다른애들 다 하는데 왜 쟤만 안해? 수군댔고요.

결국 저는 소심한 사람이라고 낙인 찍히게 됐고 그 뒤로 더 말하는게 더 힘들어지더라구요...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도 전혀 고쳐지지않았고 

남녀공학으로 진학을 했는데 초등학교 때 당했던 수군거림,공포가 다시 떠오르더라고요..

반장,부반장 이런건 생각 조차 할 수 없을정도로 의사소통이 어려웠고 

친구들도 진짜 친한 친구들 아니면 말하는게 어려울 정도로 고통을 겪었어요

다른 애들은 다 두루두루 말도 잘하고 앞에서 발표도 잘하는데

저는 진짜 버틸 수 없을정도로 숨이 차고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당장이라도 눈물 터질정도로 얼굴이 빨개지고 발표라는 시간은 왜있는건가 스스로 힘들었어요 

 

그러다 사회생활을 하게되었죠....

이렇게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다보니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애초에 면접을 볼 수나 있을까? 

면접 볼 때 면접관 앞에서면 또 말 못할거 뻔한데.. 

난 평생 집에서 살아야되는 걸까.. 성인이 되었는데 제대로 된 직장 하나 못 가져보는걸까 싶었어요..

그러다가 면접 없이 단순작업만 하는 일을 알아봐야겠다 싶어서 이곳 저곳 알아봤어요 

단순 노동이나 문서보는 일은 면접을 보지 않더라구요. 

 

그런데.....

 

문제가 없을줄 알았는데 또 문제가 생기더라구요 

 

어쨋든 단순 노동 직업이나 문서보는 일도 윗 사람이 존재하고, 동료들이 존재하죠..

회사 생활을 원만하게 하려면 의사소통이 매끄럽게 잘 되어야하는데 

전혀 안되더라구요.... 또 동료랑 상사 앞에 서면 아무 말도 못하는 벙어리가 되더라고요

결국 회사에서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했어요..

 

그렇게 집에서 폐인같은 생활을 하다가 이렇게 살면 진짜 잘못될거같고 부모님한테도 죄송스럽고 환장하겠더라구요..

그러다 엄마께서는 저에게 한번 서비스직을 해보는게 어떨까? 

너가 말을 잘 못하는데... 니가 못하는 분야에서 하다보면 그래도 지금보단 호전되지 않겠냐고..

부딪혀보고 아니다 싶으면 과감하게 그만둬라.. 하시더라구요 

 

큰 맘 먹고 서비스 직을 알아보게 되었어요..

서비스 직에서도 벌벌 떨면서 면접을 보고 여러군데 봤지만 예상대로 불합격이더라구요..

그러다 딱 한 곳.. 운 좋게 사람이 안구해졌는지 일할 수 있겠냐고 연락이 오더라구요

솔직히 무서웠지만 그래 언제까지 이렇게 있을 순 없으니까 하면서 출근 날짜를 잡았죠

첫 출근하고 고객님 응대시 정말 세상이 핑핑 도는 것 같았어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불특정 다수 앞에서 서비스를 해야한다는게 정말 저에겐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어요..

친구들 앞에서 말하는 것도 어려운데 고객들을 응대한다는 건.. 정말 차원이 다른 어려움이더라구요.

 

목소리가 떨리고 몸이 굳고 손 발이 차가워지고 식은 땀이 나고.. 

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에 다리에 힘이 풀려 그만 길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네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말을 원활하게 하는 건 발전이 없고 일도 적응이 되지 않고..

고객분들께 욕이란 욕은 다 먹고 사장님에겐 된통 혼나고 결국 해고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나이 먹고도 퇴직금이라는 걸 받아본적이 없어요 

 

끝내 백수생활이 길어져 사회와 점점 단절이 되어가고 있어요. 

제 말투는 점점 더 어눌해지고 친구들도 만날수 없을정도로 어두워졌습니다. 

 

노력도 해보고 부딪혀도 봤지만... 결과가 이러니 너무 속상합니다.

노력을 덜 해서 그런걸까요? 여기서 더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하네요..

 

이런 의사소통 문제는 해결이 정말 안되는걸까요?  

사람들 앞에 서서 말한다는 행위가.. 언제부턴가 저에게 큰 매가 되었습니다. 

 

원활하게 매끄럽게 말하고 싶은데 그조차 어려운게 너무 화가 나기도 하고 부모님께도 정말 죄송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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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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