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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서의 고립감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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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46세 가장이자 남편이자 중학생, 초등학생 남매의 아빠입니다. 벌써 직장에서 근무한지도 21년차가 되고 직급은 중간관리자가 되었습니다. 요새 직장에서 가정에서 혼자만 고립되고 따로 논다는 생각이 자주 들고 우울감이 많이 들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예전에는 이런 장면을 보면 아무런 감정이 안들었는데 요새는 참 가슴이 아프면서 쓰리는 느낌도 들고 이 여자는 얼마나 외로울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제 얘기를 하자면 저는 이제 올해나 내년쯤 고위관리자로 올라가는 승진을 앞두고 있는 시기이고 참 중요한 시기입니다. 소위 말하는 직장에서 동기나 선배들보다 일도 잘하고 승진을 빨랐죠... 빠르다보니 주변 시기 질투도 많았고 적도 많습니다... 그런데다가 제 성격이 쎄고 완벽주의자 성향이 강하고 많이 까칠한 편입니다. 물론 제 밑의 제 사람의 생각되는 사람들은 요직에도 앉혀주고 승진도 남들보다 빨리 시켜줄수 있게 많은 노력도 해줍니다. 그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이 되기도 하구요... 그래서 제 팀원들도 많이 챙겨주려고 하고 밥도 많이 사주고 일적인거 외에는 터치를 거의 안하려고 합니다. 제 기준으로 보면 많이 부족해보이는 점도 참고있구요... 그런데 제 팀원들이 대부분 여자직원들인데 점심식사 후에는 본인들끼리 편하게 커피마시며 쉬라고 항상 빠져서 전 자리로 돌아와서 쉬거나 일을 합니다....그렇게 벌써 1년이 지나 2년이 다되가는데 점점 같이 식사할때도 저를 어려워하고 말을 할때 일이외에는 공통주제가 없고 겉도는 느낌이 듭니다....그렇다고 저를 무시하는것도 아니고 오히려 무서워서 말을 아끼는거 같은데 계속 반복되다 보니 업무얘기를 할때도 저한테 조언을 구하기 보다는 고참급 팀원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제가 뭐냐고 얘기하면 별거 아니라고 하면서 말을 얼버무리네요.... 그리고 요새 승진에 중요한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서 더 예민한 시기라 더욱 더 실적이 중요한데 직원들과 소통이 힘드니 너무 힘드네요..... 어차피 승진해봤자 다른 사람들과 한두 직급 차이일 뿐이라고 애써 위로해 보기는 하지만 그게 제 성격상 잘 되지가 않아 더 힘들구요.... 다른 팀들은 다들 웃으며 얘기하고 허물없이 지내는것 같은데 왜 저만 왜 이렇게 됐는지 후회가 되네요... 

 

 

직장에서 가졌던 스트레스나 감정은 직장에 놔두고 와야하는데 제 성격이 그게 안되서 여운이 남아있다보니 집에서도 아내나 아이들에게도 알게 모르게 표출이 됐었나 봅니다.... 저는 몰랐는데 어느 순간 제가 모르는 일정들과 순간들이 많아지고 아빠는 어차피 바빠서 참석못하니깐 몰라도 돼라고 말하는 둘째를 보며 내가 이집안에 가장이 아니고 그냥 잠만 자고 가는 하숙생이구나 라는 느낌이 들어서 혼자 술을 먹으며 술김에 울기도 하였네요.... 지금도 글을 쓰면서 그때 생각이 나서 울적하네요... 저는 진짜 젊었을때는 가정이나 직장에서 최고의 아빠와 나이스한 직장상사가 되어 아이들과 후배들의 존경을 받고 싶었고 자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저는 직장에서는 승진이 빠르다는 이유로 시기의 대상이 되어 모두에게 멀어졌고 후배들에게 잘나가지만 가까이하기에는 무섭고 꺼려지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술도 먹고 오해도 풀고 싶지만 술 먹고 혹시나 실수라도 해서 그동안 제가 쌓았던 사회적지위가 무너질까 싶어서 집에서 혼자서 혼술을 한지도 5년은 넘었네요.... 그런데 감정의 위로가 되고 행복이 되어야 할 가정에서도 따로 떨어진것만 같아 너무 가슴이 아프고 외롭습니다.. 이제라도 노력은 하고 있는데 복구하기가 쉽지는 않네요... 가정에만 충실하기에는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투자해야 시간도 있어서 이렇게도 저렇게도 하기가 힘듭니다. 회사-운동-집-회사-운동-집 이런 사이클이 반복되니깐 인생의 낙은 샤워하고 제가 좋아하는 영화를 보며 혼술을 하는게 전부입니다. 지금 제 느낌은 광활한 바다위에 홀로 떠있는 돛단배같이 느껴지네요... 

 

제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더 힘내야 하겠죠~~ 약해보일까봐 친한 친구들한테도 얘기하지 못했던 얘기를 이렇게 익명으로라도 풀어내고 나니 기분이 한결 낫긴 합니다... 이런공간을 마련해주신 마인드키 관계자들께도 감사합니다... 직장에서는 소통을 위해 한걸음씩 더 다가가고 가정에서는 아이들과 격의 없이 아이들 관점에서 얘기를 들어주고 친구같은 아빠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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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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